스페인, 메이저 대회 3연패…최초 아닌 2번째?

박상현 객원기자

입력 2012.07.02 11:42  수정

1940년대 남미선수권 제패한 아르헨 이어 두 번째

강력한 미드필드진-제로톱 전술로 이탈리아 격침

스페인이 유럽 최초로 메이저대회 3연패를 일궈냈다.

[데일리안 스포츠 = 박상현 객원기자]'아르마다(무적함대)' 스페인이 메이저 대회 3연패라는 신기원을 썼다.

스페인은 2일(한국시간) 우크라이나 키예프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2 유럽축구선수권(유로 2012) 결승전에서 전반 14분 다비드 실바, 전반 41분 호르디 알바, 후반 39분 페르난도 토레스, 후반 43분 후안 마타의 연속골로 난적 이탈리아를 4-0으로 완파했다.

스페인이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이나 유로 대회 등 메이저 대회에서 이탈리아를 꺾은 것은 이번이 처음. 이전까지 이탈리아를 상대로 7승 11무 8패로 약간 밀렸던 스페인은 FIFA 월드컵에서 1무 2패, 유로 대회에서 3무 1패로 단 한 차례도 시원스러운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지난 2008년 유로 대회 8강전에서 이탈리아를 꺾긴 했지만 이는 승부차기로 인한 것이었기에 무승부로 기록됐다. 또 4-0으로 이긴 것은 역대 이탈리아전 최다 득점, 최다골 승리이기도 하다.

무엇보다도 세계 축구사에서 아르헨티나에 이어 두 번째로 메이저 대회 3연패를 이뤄냄과 동시에 유로 대회에서 처음으로 2회 연속 우승을 차지한 것 모두 '아르마다'의 강력함을 시사한다.

그동안 스페인이 세계 최초로 메이저 대회 3연패를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르헨티나가 지난 1945년부터 1947년까지 코파 아메리카 대회 우승을 차지한 전력이 있어 세계 두 번째이자 유럽 최초로 기록됐다.

그러나 스페인의 기록이 더욱 위대하고 빛나 보이는 것은 정상 전력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골잡이 다비드 실바가 부상으로 빠졌고 토레스는 폼을 많이 잃어버려 골잡이로서의 강력함이 사라진 상황이었다. 이 때문에 사실상 스트라이커가 없는 '제로톱' 전술로 유로 대회에 임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 대신 잇몸이라고 했던가. 골잡이라는 치아는 없었지만 강력한 미드필드진이라는 잇몸이 있었기에 스페인은 더욱 강력한 모습을 보여줬다. 아니 잇몸이라기보다는 임플란트 치아에 더욱 가까웠다.

실바는 2골 3어시스트로 5개의 공격 포인트를 올렸고 사비 알론소와 세스크 파브레가스 역시 2골로 뒤를 받쳤다. 또 결승전에서 골을 넣은 토레스도 3골 1어시스트로 공격력에 힘을 더했다. 이밖에도 헤수스 나바스, 알바, 마타 등이 한 골씩 더해 득점을 올린 선수만 6명이나 됐다. 사비는 골을 넣진 못했지만 3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또한 스페인은 이탈리아와 조별리그 첫 경기를 제외하고는 단 한골도 내주지 않는 강력한 수비력도 함께 선보였다. 여기에 골키퍼 이케르 카시야스는 탁월한 선방 능력으로 스페인을 철옹성으로 만들었다.

이제 스페인의 눈은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을 향해 있다. 브라질 월드컵마저 제패한다면 전무후무한 메이저 대회 4연패라는 대위업을 달성할 수 있다. 2년 뒤 몇몇 선수들의 기량이 나이나 다른 이유로 떨어질 수 있겠지만 레알 마드리드나 FC 바르셀로나에서 키워내고 있는 유스 선수들이 무럭무럭 자라주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강력한 전력을 유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스페인의 금융 위기로 지원이 이전보다 못할 것이라는 예상도 있긴 하지만 그들의 축구 사랑은 이를 넘어서기 때문에 메이저 대회 4연패는 충분히 실현 가능한 목표다. 그만큼 스페인은 강력하고 무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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