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강행했던 박형준 박영준 낙선 서영교 전해철 입성
4.11총선 결과를 계파별로 분석하면, 새누리당은 ‘친박(박근혜)’계의 약진, ‘친이(이명박)’계의 몰락으로 정리된다. 표심에 무릎 꿇은 민주통합당에선 ‘친노(노무현)’계의 정계복귀가 눈에 띈다.
우선, 친박 후보들이 표심의 선택을 받은 데에는 보수성향 유권자들의 미래권력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12월 대선을 앞둔 ‘전망투표’가 친박계 후보들의 손을 들어줬다는 것.
고성국 정치평론가는 “유권자들은 이번 선거에서 대선을 치르듯이 투표를 했다”며 “대선 전초전의 성격”이라고 평가했다. 한귀영 한겨레 사회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은 “박근혜 선거대책위원장에 대한 전망투표, 이번 선거의 성격을 ‘미래를 위해 누가 대한민국을 이끌어 갈 것인가’라는 것이 설득력을 얻었다”고 말했다.
친박 원외 인사였던 강창희 후보(대전 중구)와 김재원 후보(경북 군위 의성 청송)가 여의도 재입성을 앞두고 있고, 최경환, 유정복, 유승민, 서병수, 이한구 후보도 또 한번 금배지를 달게 됐다.
친이 후보들에겐 매서운 민심의 바람이 불었다. 전국적인 정권심판의 돌풍이 불어 닥치진 않았지만, 친이 후보들의 출마 지역에만 ‘국지성 호우’가 쏟아진 형세다.
특히 청와대 참모 출신 후보들은 줄줄이 고배를 마셨다. 정무수석을 지낸 ‘MB책사’ 박형준 후보(부산 수영)는 무소속 출마를 강행했지만 낙선이 확정됐고, ‘왕차관’ 박영준 후보도 대구 중-남구에서 패했다.
김연광 후보(인천 부평을)를 비롯한 청와대 참모를 지낸 후보들의 낙마 도미노는 정권핵심 주변의 권력형 비리에 대한 민심의 체감온도를 보여주는 대목이라는 평가다.
최측근인 이재오 후보(서울 은평을)를 비롯해 홍준표, 정두언, 전재희, 차명진 등 친이계 핵심 후보 역시 낙선하거나 고전을 면치 못했다.
경고장 받은 민주당, 이젠 '친노당'으로 부활
반면 유권자들에게 ‘경고장’를 받은 민주당에선 친노 후보들의 선전이 그나마 위로가 됐다. 스스로 폐족을 선언하며 여의도를 등진 친노 후보들은 이젠 민주당의 주류 자리를 꿰차며 올해 12월 대선까지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친노계 좌장인 문재인 후보(부산 사상)가 새누리당의 텃밭인 부산에서 의석을 확보하며 야권 대권주자로 입지를 다졌고, 참여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지낸 이해찬 후보(세종시) 역시 원내 진입에 성공했다.
참여정부에서 청와대 춘추관장을 지낸 서영교 후보(중랑갑)와 민정수석을 지낸 전해철 후보(안산 상록갑)도 금배지를 달게 됐다.
민주당은 18대 총선에서 거둔 81석보다는 훨씬 많은 의석을 얻었지만, 올해 초까지 압승을 예상했던 기대감에 비하면 실력발휘를 제대로 못한 측면이 크다.
이와관련, 박명호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민주당 등 야당에선 확실한 대선주자, 대표 선수가 없었던 것이 고전을 하게 된 결정적인 원인”이라고 분석했다.[데일리안 = 이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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