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성훈 앙숙’ 미꾸라지 미사키 찬사받는 이유

김종수 객원기자 (asda@dailian.co.kr)

입력 2012.03.08 09:03  수정

30대 중후반에도 케이지서 무한체력

요리조리 빠져나가며 상대 리듬 흐트러뜨려

미사키는 자신의 격투 인생 종착역으로 UFC를 원하고 있다.

‘추성훈 앙숙’ '미꾸라지'라는 별칭으로도 유명한 미사키 카즈오(36·일본)는 일본의 대표적인 베테랑 파이터다.

2001년 판크라스를 통해 데뷔한 뒤 프라이드·딥·센고쿠 등 다양한 무대에서 활약했던 미사키는 현재 미국 스트라이크 포스에서 뛰고 있다.

한때 연패에 빠져 “노쇠한 것이 아니냐”는 혹평에 시달리기도 했지만 이후 3경기를 쓸어 담으며 여전한 경쟁력을 과시하고 있다. 물론 테이크다운 방어가 다소 약해 레슬러 스타일의 상대들을 만나면 정신 못 차리고 구르기도 하지만, 스탠딩에서만큼은 예나 지금이나 경쟁력이 있다.

지난 4일 '스트라이크포스 39' 폴 데일리(29·영국)전은 미사키의 건재를 확인할 수 있는 한판이었다. 미사키의 이른바 '부지런한 타격'은 세계 정상급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하지만 국내 팬들 입장에서 미사키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2007년 연말 야렌노카 추성훈전에서의 '비매너'다. 추성훈과 얽힌 악연은 정서를 건드린 부분도 있어 현재까지도 ‘밉상 파이터’로 단단히 찍혀있다.

아웃파이팅을 구사한다고는 하지만 료토 마치다처럼 세련된 스타일도 아닌 데다 마이클 비스핑류의 이른바 '짤짤이 타격' 형태다. 따라서 ‘추성훈 사건’이 아니었다 해도 국내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기엔 어려웠을 것이라는 평가다.

어쨌든 미사키는 스탠딩 타격가로서 필요한 여러 조건을 고루 갖췄다. 빼어난 동체시력과 빠른 몸놀림이 돋보이고 경기운영 역시 노련하다. 다만, 파괴력이 부족해 실속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하지만 그런 약점마저도 특유의 부지런한 움직임으로 상당부분 커버하고 있다.

데일리와의 게임에서도 미사키는 여전히 부지런했다. 묵직한 한 방을 지닌 데일리는 난타전과 카운터에 능한 파이터다. 이에 미사키는 쉬지 않고 끊임 없이 스텝을 밟으며 데일리의 카운터를 지능적으로 피했다.

미사키는 치고 빠지기에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포인트를 쌓았고, 위험하다싶으면 미련 없이 뒤로 물러났다. 그의 부지런한 타격 이면에는 무리수를 두지 않고 회피 동선까지 그려져 있어 데일리 입장에서는 반격의 타이밍을 잡기가 너무 어려웠다는 분석이다.

답답해진 데일리는 한 번씩 태클을 섞으며 미사키를 붙들려 했지만, 그래플링 기량이 뛰어나지 못한 그로서는 효율적인 그라운드 압박이 어려웠다. 접근 상황을 요리조리 잘 빠져나간 미사키는 안면공격은 물론 바디를 함께 치는 콤비네이션 공격으로 리듬을 잃지 않았다.

클린치 상황에서의 니킥 구사도 좋았다. 3라운드에서 엘보우 파운딩을 맞고 관자놀이 쪽이 찢어지는 위기에 직면하기도 했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압박을 거듭했다. 이쯤 되니, 데일리도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국내 팬들 입장에서 미사키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2007년 연말 야렌노카 추성훈전에서의 '비매너'다.

미사키가 찬사를 받는 이유 가운데 하나가 30대 후반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체력이 상당히 빼어나다는 점이다. 이는 비슷한 나이대 추성훈과 비교해도 확연히 차이가 나는 부분이다.

부지런한 움직임 속에도 체력적으로 큰 약점을 드러내지 않는 미사키는 맷집과 내구력도 좋다. 아웃파이팅을 펼치다가 의외의 한 방을 얻어맞기도 하지만, 웬만한 충격은 금세 털어내고 페이스를 되찾는다.

미사키는 자신의 격투 인생 종착역으로 UFC를 원하고 있다. 미사키는 "UFC는 매우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단체다. 최근 일본에서 개최된 것도 서로의 성장을 위한 긍정적인 움직임이었다“면서 ”언젠가 UFC 옥타곤 무대에서 싸워보고 싶다“고 말했다.

과연 미사키는 언제까지 MMA 무대에서 지금과 같은 경쟁력을 지킬 수 있을까. 지치지 않는 일본산 중견 파이터 행보를 주목할 만하다.[데일리안 스포츠 = 김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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