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수출·내수 동반 개선" 성장 청신호
해외 투자은행도 '장밋빛' 전망 내놓아
한은도 상향 조정 유력 "부담 덜었다"
올해 우리 경제가 1%대 성장률을 달성할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수출이 호조를 보임과 동시에 최근 타결된 무역협상으로 관세 관련 불확실성이 완화되면서다.
다만 변수는 협상 타결로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에 한국은행이 '8월 수정 경제전망'에서 우리 경제 성장률을 상향 조정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개발연구원(KDI)은 '8월 경제동향'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 관세 불확실성이 완화됐고 내수 환경 또한 개선됐다고 진단했다.
KDI는 특히 금리 하락과 소비부양책 등으로 소비 여건이 개선됐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소매판매가 0%내외의 낮은 증가세에 머무르며 미약한 흐름을 보이지만, 소비자심리 회복 등 소비 여건은 개선되고 있다"고 짚었다.
실제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는 110.8을 기록하면서 기준치인 100을 크게 상회했다.
지난달부터 지급되기 시작한 민생회복 소비쿠폰 역시 소비 회복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소비에 더해 수출 역시 호재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한국의 총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5.9% 증가한 608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역대 7월 중 최고 실적이다.
특히 AI 관련 투자 수요가 증가하면서 반도체 등 주력 품목의 수출이 회복세를 보인 영향이 컸다.
이러한 낙관적인 전망은 해외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골드만삭스, JP모건 등 주요 8개 해외 투자은행은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보다 0.1~0.3%포인트(p)씩 일제히 상향 조정했다.
이들 기관의 평균 성장률 전망치는 1.0%로, 전월보다 0.1%p 상승했다.
JP모건은 "2분기 GDP 성장률이 시장 예상을 소폭 웃돌았는데, 이는 수출 호조와 제조업 성장 영향"이라며 "3분기에는 이로 인한 반작용이 나타나겠지만, 재정 부양책 효과가 완충 작용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한국은행은 올해 2분기 실질 GDP 성장률(속보치·전분기 대비)이 0.6%로 집계됐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는 시장 전망치(0.5%)보다 높은 수준이다.
씨티도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0.6%에서 0.9%로 0.3%p높였고, 골드만삭스는 기존 1.1%에서 1.2%로 0.1%p 상향 조정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업계에서는 한은 역시 오는 8월 수정 경제전망에서 성장률을 올려 잡을지 주목하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최근 구윤철 부총리와의 면담 자리에서 "관세 협상이 잘 돼서 8월 통화정책방향회의에서 큰 부담을 덜었다"고 언급했다.
최대 외부 리스크였던 관세 협상이 타결되면서 저성장을 방어해야 한다는 압박이 상대적으로 줄자, 굳이 금리 인하를 통해 경기를 부양할 시급성이 줄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다만 일각에서는수출이 반도체 단일 품목에 의해 견인됐다는 점에서 안심하기 이르다는 분석도 있다.
지난달 반도체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31.6% 급증하면서 전체 수출액의 약 24%를 차지했다.
KDI 역시 8월 경제동향 보고서에서 "향후 반도체를 중심으로 선제적 수출효과가 축소되고 관세인상의 영향이 본격화되면서 수출이 둔화될 위험이 높다"고 분석했다.
향후 수출 하방 압력이 완전히 해소된 것이 아니라는 점도 변수로 남아있다. 협상 타결로 인해 관세 관련 불확실성만 완화되었을 뿐, 결과적으로 기존보다 높은 15%의 관세율이 적용되기 떄문이다.
금융권 전문가는 "관세 협상 타결이라는 단기 호재에도 불구하고, 경제의 구조적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는 이상 저성장을 벗어나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관세와 관련해 앞으로도 꾸준히 예측 불가능한 상황을 지속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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