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의 키’ 기성용…감췄던 반전카드

박상현 객원기자

입력 2012.03.01 00:02  수정

미드필드서 점유율 회복, 경기력 되살아나

전반 부진했던 공격진에도 활력 불어 넣어

쿠웨이트전 기성용이 들어간 뒤 14분 만에 이동국의 선제 결승골이 터진 것도 여기서 기인한다.

'기(Ki)' 기성용이 승리의 키(Key)였다.

기성용은 2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서 열린 쿠웨이트와의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후반 6분 김두현과 교체 출전, 전반 내내 밀리기만 했던 분위기를 한순간에 바꿔놓으며 2-0 승리를 이끌었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이날 2-0으로 이기긴 했지만 전반 경기 내용은 실망 그 자체였다. 이동국과 박주영의 콤비 플레이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았고 수비와 허리는 계속 삐걱거리기만 했다. 미드필드에서 제몫을 해주지 못하니 수비와 공격까지 총체적인 난국이었다.

어떻게 보면 김두현이 제 몫을 해주지 못했다고도 볼 수 있다. 물론 모든 선수의 문제겠지만 수비와 공격을 이어주는 허리의 역할을 김두현이 제대로 해주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김두현이 교체되어 물러나고 기성용이 들어가자마자 분위기가 순식간에 달라졌다. 미드필드에서 패스 플레이가 되살아났고 박주영과 이동국의 공격력도 활력을 되찾았다.

기성용이 들어간 뒤 14분 만에 이동국의 선제 결승골이 터진 것도 여기서 기인한다.

쿠웨이트 쪽으로 일방적으로 흐르던 경기 흐름을 바꿔놓는데 성공한 대표팀은 결국 이근호의 낮은 크로스를 받은 이동국의 왼발 슈팅으로 골문을 열었고 후반 26분에는 최효진의 패스에 이은 이근호의 오른발 슈팅으로 다시 골망을 흔들었다.

65분 동안 쿠웨이트가 일방적으로 경기를 주도했던 분위기는 이동국과 이근호의 연속골로 한국 쪽으로 급격하게 기울었다. 세 골을 넣고 3-2로 이겨야만 최종예선에 나갈 수 있는 쿠웨이트는 이후 움직임이 급격히 둔화됐고, 골 결정력도 날카롭지 못했다.

득점은 이동국과 이근호가 넣었지만 분수령은 기성용의 투입이었다. 어떻게 보면 기성용은 최강희 감독이 숨겨놨던 '반전 카드'였다.

한편, 오는 6월부터 열리는 최종예선은 3차 예선을 통과한 10개국이 2개조로 나뉘어 열린다. 각 조 1, 2위는 월드컵 본선 직행 티켓을 차지한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은 내달 9일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에서 최종예선 조 추첨을 열기로 했다.[[데일리안 스포츠 = 박상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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