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석유시장의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하며 유가(油價)가 초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분위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국제유가는 지난 달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봉쇄 위협으로 요동치기 시작해, 유럽의 이란산 원유 금수 발표와 글로벌 한파까지 겹치면서 급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에 더해 미국 경제지표 호조 및 그리스 재정 위기 해결 기대감으로 수요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겹치면서 추가로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17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16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Nymex)의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유가는 전일대비 배럴당 0.51달러 상승한 102.31달러에, 런던석유거래소(ICE)의 북해산 브렌트(Brent) 선물유가는 전일대비 1.18달러 상승한 120.11달러에 거래됐다.
우리나라 원유 수입량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중동산 두바이(Dubai) 현물유가는 배럴당 116.23달러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고급 휘발유값 사상 최고치 국제유가의 고공행진 속에 국내 주유소에서 파는 고급 휘발유값이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한국석유공사 가격 정보 사이트(오피넷)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고급 휘발유 평균 가격은 리터(L)당 2천219.2원을 기록했다. 역대 최고치인 작년 10월 23일(2천213.55원)보다 5.65원 높은 것.
고급 휘발유 가격은 지난 14일 2천216.15원으로 최고가를 기록한 데 이어 이틀 연속 최고가를 경신했다. 스포츠카 등에 사용되는 고급 휘발유값은 지난 1월 중순 2천200원대에 진입한 뒤 등락을 거듭하다 최근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보통 휘발유 평균 가격도 15일 기준 1천984.44원으로, 역대 최고 가격인 작년 10월 31일의 1천993.17원에 8.73원 차이로 육박했다. 보통 휘발유값은 지난달 6일 상승세로 돌아선 후 41일 연속 오름세를 보이공 있다.
▲이란發 오일 쇼크 우려, 국내 증시 영향은? 이란이 유럽에 원유 수출을 제한하겠다고 엄포를 놓은 지난 15일 국제 원유시장이 들썩였다. 그러나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것이 증권업계의 시각이다.
고유가 기조는 이미 진행돼 왔고 이란이 아직 대대적인 수출 제한 실행에 나선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과도한 우려는 자제해야 한다는 진단이다.
손재현 대우증권 연구원은 "이란의 유럽연합(EU) 6개국 원유수출 금지조치는 당장 수출을 중단하는 것이 아니라 장기 원유수출계약에 따른 금액 지불 보증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중단하겠다는 조건부 통보"라고 설명했다.
이영원 HMC투자전략팀장은 "유가가 오르면 상품시장 가격이 전반적으로 올라 위험자산 선호심리를 자극할 것"이라며 "유가가 120달러을 넘으면 우려할 만한 수준이겠지만 100달러 수준은 국내 증시가 우려할 만한 수준이 아니다"고 말했다.
소재용 하나대투증권 전략팀장은 "유로 존 성장이 제한적이어서 당장 공급 쪽에서 충격으로 유가급등이라는 상황이 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최현기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유가가 배럴당 95달러에서 100달러로 넘어선 것은 달러화의 제한적 약세, 미국 경제 지표 등으로 인한 것"이라며 "상승세가 계속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산유국 긴장감 최고조 주요 산유국들의 원유 공급 제한이 속속 이어지고 있다.
수단은 통행 수익에 대한 논쟁으로 하루 30만 배럴 가량의 원유 공급을 중지했다. 예멘은 세계에서 가장 큰 석유 매장지가 존재한다는 마실라-샤뱌 분지의 생산량을 제한하고 있다.
반정부 시위로 유혈사태에 직면한 시리아는 원유 수출에 대해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고 있다.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하던 리비아도 내전 사태로 세계 주요 석유생산 기업들이 영업을 중단하며 생산량이 현저하게 감소하고 있다.
세계 3위 원유 수출국인 이란까지 유럽 6개국의 수출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이란은 유럽에 원유 하루 60만배럴의 공급을 중단시킬 수 있다.
이에 부족한 공급량을 메우기 위해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사우디아라비아는 예비 생산량을 늘렸다. 그러나 OPEC의 재고량도 갈수록 적어진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원유 공급뿐만 아니라 수요도 문제다. 국제에너지기구(IEA)·OPEC는 최근 올해 원유 수요 전망치를 낮췄다. 글로벌 경제성장이 둔화되고 유럽 재정위기가 확산되며 수요도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다.
▲세계 주요기관 유가 전망은? 영국 런던 소재 세계에너지센터(CGES·Center for Global Energy Studies)는 배럴당(bbl) 작년 평균 112.2달러(기준유가)에 형성됐던 북해산 브렌트유가 올해 평균 107.0달러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작년 1분기 배럴당 106.0달러에서 2분기 118.0달러로 폭등했다가 3분기(114.4달러) 하락세로 돌아선 브렌트유는 올해 1분기 110.8달러, 2분기 109.8달러, 3분기 105.8달러, 4분기 101.7달러 등으로 다소 낮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 케임브리지에너지연구소(CERA·Cambridge Energy Research Associates)도 두바이유가 금년에는 평균 배럴랑 103.82달러를 기록, 지난해의 106.06달러에 비해 하락할 것으로 추정했다.
브렌트유는 작년 평균 111.20달러에서 올해 107.50달러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94.91달러에서 91.00달러로 각각 하락할 것으로 추산했다.
그러나 WTI의 경우 미국 에너지정보청(EIA·Energy Information Administration)은 작년 94.86달러에서 100.25달러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함께 석유산업연구소(PIRA·Petro Industry Research Associates)도 WTI의 가격이 2011년 평균 95.05달러에서 2012년 111.70달러로 오를 것으로 추정했다. 브렌트유도 111.25달러에서 117.85달러로 뛰어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올해에는 국제유가가 안정세를 보일 것이지만 내년에는 상승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됐다.
CERA는 두바이유가 내년에는 올해보다 3.34달러 높은 109.63달러에 평균적으로 거래되고, 브렌트유와 WTI도 각각 113.38달러와 107.88달러까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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