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 격려' 김문수 "관등성명은 도지사 권한"

김현 기자 (hyun1027@ebn.co.kr)

입력 2011.12.30 16:10  수정

"애초부터 징계할 사안이 아니라고 분명히 지시했다"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30일 오전 경기도 남양주시 평내동 남양주소방서에서 소방대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30일 자신의 전화를 장난전화로 오인했던 소방관 2명을 만나 경위를 설명하고 격려했다.

김 지사는 이날 오전 남양주소방서를 방문해 오윤석 소방위(51)와 윤경선 소방교(35)에게 “(전보조치돼) 그동안 가족들이 걱정을 많이 했을텐데 이제는 열심히 일해달라”고 위로했다.

김 지사는 이어 “경기도시공사 감사를 했던 분이 암에 걸려 남양주로 병문안을 갔는데 위험한 상황이라 소방서에서 운영하는 중형 구급차를 이용할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전화를 걸었다”고 남양주소방서 상황실에 전화를 걸게 된 상황을 설명했다.

김 지사는 특히 “소방관들이 도지사 전화도 소홀히 받는데 시민 전화는 어떻게 받을까 의아해서 경기도 소방재난본부에 경위를 파악하라고 말한 게 징계까지 확대된 것 같다”며 “애초부터 징계할 사안이 아니라고 분명히 지시했다”고 전보조치가 자신의 뜻이 아니었음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두 소방관은 “도지사라는 호칭을 아무나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장난전화로 오판했다”며 “앞으로 충실히 근무하겠다”고 화답했다.

오 소방위는 “장난전화라고 그냥 판단해 버린 점은 우리가 잘못했다”면서 “전화 걸 때 안내에서 소방서라고 나오니까 규정을 따르지 않고 전화를 그냥 받게 됐다. ‘어디 소방서 누굽니다’라고 받는 게 맞는데 기본적인 부분을 간과한 것 같다”고 말했다.

윤 소방교는 “가족들이 다소 걱정을 했지만 근무지 이동은 인사철마다 있기 때문에 문책성 인사조치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며 “또 가까운 소방서로 발령받아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밝혔다.

이양형 경기재난소방본부장은 “소방관은 화재와 구급 외에도 가스 누출, 정전, 성폭력 사고 등 11종의 민원 전화를 담당하지만 이를 소홀히 응대한 점, 직위와 성명을 밝히지 않는 점을 고려해 인사 발령을 냈다”고 전보조치 이유를 말했다.

앞서 이 본부장은 전날 2009년 2월 남양주소방서 관내에서 장난전화 오인으로 친구와 술을 마시고 허허벌판을 헤매던 71살의 노인이 끝내 동사하는 일이 벌어져 전화 응대를 중요시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김 지사는 ‘관등성명 요구’ 적절성 논란에 대해서는 ‘도지사의 당연한 권한’이라고 못 박았다.

그는 “도지사로서 업무를 지시할 때 해당 공무원의 직책과 이름을 알고 있는 것은 당연하다”며 “도내 5700여명의 소방관 인사와 지휘 권한을 갖고 있는 도지사가 관등성명을 묻는 것은 시비가 될 수 없는 사안”이라고 일축했다.

두 소방관은 도지사 전화를 장난전화로 오인, 부적절한 대응을 했다는 이유로 지난 23일 포천ㆍ가평으로 각각 전보 조치됐다가 적절성 논란이 빚어지자 김 지사의 지시로 7일 만에 남양주소방서로 원대복귀됐다.[데일리안 = 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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