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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흑인 창녀를 위한 고백’ 원작 제목과 다른 이유?


입력 2011.11.24 21:49 수정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김정옥 연출 “관객 이해 돕기 위한 선택”

23일부터 다음달 11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김정옥(왼쪽에서 4번째)의 연출작업 50주년 기념작이자 100번째 연출작품 ‘흑인 창녀를 위한 고백’이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막을 올렸다. 김정옥(왼쪽에서 4번째)의 연출작업 50주년 기념작이자 100번째 연출작품 ‘흑인 창녀를 위한 고백’이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막을 올렸다.

김정옥의 연출작업 50주년 기념작이자 100번째 연출작품 ‘흑인 창녀를 위한 고백’이 무대에 올랐다.

김정옥 연출은 극단 자유의 예술 감독을 겸하며 이론과 현장, 행정 경험을 두루 갖춘 연극계 큰 어른으로 여든을 맞은 나이에도 소년과 같은 왕성한 창조력으로 무대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연극 ‘흑인 창녀를 위한 고백’은 월리엄 포크너의 원작소설을 알베르 까뮈가 무대언어로 각색한 작품. 과거에 얽매여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지 못하는 백인여성 템플과 그녀의 딸을 어쩔 수 없이 살해하고 교수형을 선고받는 하녀 낸시에 관한 이야기가 추리극 형식으로 펼쳐진다.

노벨문학상 수상자이자 세계적 문호인 두 작가의 공동 작업으로 탄생한 이 작품은 1956년 까뮈의 연출로 프랑스에서 초연된 이후, 세계 각국에서 지속적으로 공연돼왔다. 한국에선 1969년 극단 자유의 제10회 정기공연작품으로 처음 선보였으며, 김정옥 연출은 이 작품으로 제6회 백상예술대상 연극부문 연출상을 받은 바 있다.

24일 오후 대학로 예술극장에서 열린 프레스 리허설에 참석한 김정옥 연출은 42년 전 초연과의 차이점을 ‘성숙함’이라는 한 단어로 요약했다.

김정옥 연출은 “초연 당시엔 나이가 어린 배우들이 했고, 이번에는 나이가 듬직한 배우들이 해서 연기의 질이 성숙됐다”며 “1~4장까지는 문학적 대사가 많아 지루한 면이 있는데, 이번엔 긴장감을 가지고 넘어갈 수 있는, 초연보다는 성숙된 공연이 될 것 같다”고 흡족해했다.

한편, 이 작품의 원제는 ‘한 수녀를 위한 진혼곡’이지만 다소 자극적인 제목으로 바뀐 채 무대에 올라 한때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정옥 연출은 “알베르 까뮈와 윌리엄 포크너는 교수형을 당하는 흑인 창녀를 한 수녀로 봤다. 한 수녀가 죽음으로써 구원이 이루어진다는 의미”라며 “그러나 당시 한국 관객들이 볼 땐 수녀가 전혀 등장하지 않아 이해가 쉽지 않았다. 작품의 중요한 건 흑인 창녀를 위해 고백을 한다는 점이기 때문에 관객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려 했던 것이다”고 설명했다.

초연 당시 에피소드도 전했다. 그는 “초연 이후 1년 만에 앙코르 공연을 했는데 검열 당국에 의해서 ‘창녀’라는 단어를 쓸 수 없었다. 때문에 ‘흑인수녀를 위한 고백’으로 공연을 올렸는데 관객이 뚝 떨어지더라”며 “이번에는 그런 제약이 없는 상황에서 붙인 제목이다”고 말했다.

한편, 연극 ‘흑인창녀를 위한 고백’은 자타가 공인하는 명배우 김성녀가 주인공 ‘템플’역으로 출연하며 오영수, 권병길, 이호성, 전국향 등 관록의 배우들이 출연한다. 다음달 11일까지 대학로 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된다.[데일리안 문화 = 이한철 기자]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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