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간의 섹스 이야기를 파격적으로 다룬 연극 ‘블루룸’(이안규 연출)이 국내 무대에 상륙한다.
연극 ‘블루룸’은 다양한 연령과 신분의 인물들이 보여주는 ‘섹스’에 관한 이야기를 솔직하고 대담하게 그린 작품. 1900년 발표된 고전 ‘라롱드’를 원작으로, 영국 최고의 극작가 데이빗 헤어(David Hare)가 현대적으로 각색했다.
특히 1998년 런던 초연 당시 영화 ‘아메리칸 뷰티’의 샘 멘데스 감독이 연출로, 니콜 키드만이 주연으로 나서 큰 화제를 모았던 작품으로 파격적인 노출까지 감행하는 19금 연극이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그러나 말초적인 자극에 의존했던 국내 기존 성인극들과 달리 연극 ‘블루룸’은 현실에서 일어나는 섹스 그 자체를 보여줌으로써 성과 인간관계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게 이안규 연출의 설명.
4일 오후 광화문 KT 올레스퀘어 드림홀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이안규 연출은 “야한 소재지만 우울한 우리들의 모습을 통해 주위 사람들과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신선한 자극을 주는 작품이다”며 “작품 속 말초적인 자극이 관객들의 정서를 방해하지 않도록 적정 수위를 찾는데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작품에는 배우 김태우가 2명의 여배우 송선미, 송지유와 번갈아가며 연기한다. 특히 남녀 주인공 모두 1인 5역 연기를 소화한다는 점이 특징. 무엇보다 노출 연기에 대한 부담감이 적지 않다.
이에 대해 김태우는 “살인범 연기를 할 때 실제로 그런 마음으로 연기한다”며 “이 작품 역시 다르지 않다. 작품에서 그런 것들이 어떻게 이해되고 표현해야 하는 것들이 고민이지 노출 수위에 대한 부담은 없다”고 말했다.
반면 송선미는 “기혼자로서 부담이 되는 건 사실이다. 특히 남편이 처음에 반대했다”고 솔직한 심경을 전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나 “당시 니콜 키드먼이 블록버스터 영화를 거절하고 이 연극을 선택한 것으로 안다. 그만한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며 열의를 보였다.
한편, 오디뮤지컬컴퍼니와 CJ E&M이 공동 제작하는 연극 ‘블루룸’은 오는 29일부터 12월 11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된다.[데일리안 문화 = 이한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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