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가면무도회’ 현대적 감각으로 재탄생

입력 2011.09.27 15:08  수정

국립오페라단 2011년 마지막 시즌공연

내달 13~16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국립오페라단의 2011년 마지막 시즌공연 ‘가면무도회’가 다음달 13일부터 16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서 공연된다.

국립오페라단(예술감독-김의준)이 오페라 ‘가면무도회’로 2011년 마지막을 장식한다.

오페라 ‘가면무도회’는 엇갈린 운명 속 세 남녀의 비극적 사랑을 다룬 작품. 1792년 스웨덴 국왕 구스타프 3세 암살사건을 바탕으로 작곡됐다.

프랑스 압정 아래 있던 이탈리아의 재통일 가능성이 극에 달한 19세기 말, 검열의 위협을 뚫고 ‘가면무도회’가 초연됐을 때 로마 거리는 ‘비바 베르디’라는 환호로 가득 찼다. 그만큼 ‘가면무도회’는 이탈리아 민중의 통일 염원과 사랑-평화-용서-화해를 화두로 하는 베르디의 예술적 이상이 지켜낸 19세기 최고의 문제작이자 화제작이었다.

국립오페라단의 이번 프로덕션에서는 베르디가 일궈낸 음악적 완성도와 탄탄한 스토리 구성을 충실하게 실현하는 한편, 현대적 감각을 가미한 특별한 무대와 연출을 선보인다. 차갑고 간결한 무대는 주로 금속성 소재로 꾸며지며, 특히 여러 갈래의 빛과 피사체가 반사돼 화려하다.

작품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마지막 무도회 장면. 거울로 둘러싸인 연회장, 유리조각을 엮어 만든 거대한 샹들리에 아래서 열리는 화려한 무도회가 연출된다. 무대 위 배우들은 물론 객석을 매운 모든 관객들이 거울 속 무도회에 초대돼 익명을 요구하는 가면을 넘어 저마다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특별한 시간이 마련된다.

지휘는 지난해 한복을 입고 국립오페라단 ‘맥베드’를 지휘해 화제를 모았던 마르코 발데리가 맡는다. 연출은 최근 중국에서 창작오페라 ‘춘향전’을 선보여 화제를 모은 대한민국 대표 중견 연출가 장수동이 맡을 예정이다.

장수동 연출은 27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거울과 금속 소재를 활용해 무대를 모던하게 꾸몄다. 의상과 조명 등 여러 가지 무대 디자인을 시도해 현대적 분위기로 선보이겠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출연진 역시 화려하다. 오페라 ‘센티스의 살인자’에서 주역을 맡으며 유럽 무대를 평정한 테너 정의근과 2012-13 시즌 라 스칼라에 전격 데뷔하는 테너 김중일이 주인공 ‘리카르도’로 분한다.

남편에 대한 의리와 가슴 깊은 곳의 불꽃같은 사랑 사이에서 고뇌하는 비운의 여인 ‘아멜리아’ 역은 풍요로운 음색과 압도적 성량으로 주목 받고 있는 소프라노 임세경과 이정아가 맡는다.

왕에게 충성을 바쳤으나 자신의 아내와 국왕이 서로 사랑한다는 사실을 알고 결국 국왕의 암살을 시도하는 ‘레나토’ 역은 진중하고 준엄한 음성을 자랑하는 바리톤 고성현과 석상근이 맡는다. ‘리카르도’의 죽음을 예언하는 점쟁이 ‘울리카’ 역은 메조소프라노 이아경이 맡아 묵직하고 미스테리한 콘트랄토의 목소리를 선보인다.

국립오페라단이 2011년 마지막으로 내놓는 시즌 공연 ‘가면무도회’는 다음달 13일부터 16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된다.[데일리안 문화 = 이한철 기자]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