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구안 약화-좌투수 약점 드러내며 고전
시즌 막판 ‘부활 날갯짓’ PO 활약 기대
´타격머신´ 김현수(22·두산)에게 올 시즌은 실험적인 한 해였다.
생애 처음으로 4번 타자 보직을 맡으며 본격적인 거포 변신을 테스트해보기도 했지만 슬럼프에 빠졌고 한때 2할 대 타율로 추락, 타순이 원상 복귀되는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
타석에서 욕심을 부리기 시작하며 김현수 최대의 장점이던 선구안이 약화되고 좌완 투수에게 눈에 띄게 약한 모습을 보였다는 것은 실망스러운 부분이었다. 김현수의 최대 지지자였던 김경문 감독도 "타석에서 예전만큼의 적극성과 집중력이 보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기대만큼 타격이 풀리지 않자 지난 달 26일 대구 삼성전에선 애착을 가지고 있던 396경기 연속경기출장 기록마저 중단해야 했다.
2년 연속 타율 0.357를 기록하며 타격왕과 최다안타왕을 두루 섭렵한 그에게 올 시즌은 다소 아쉬움이 남는 게 사실이다. 두산으로서는 삼성과 한창 치열한 2위 싸움을 벌이고 있던 시점에 김현수가 좀 더 힘을 내줬으면 어땠을까 미련이 남는 탓이다.
하지만 김현수가 가을잔치를 앞두고 다시금 힘을 내기 시작했다. 8월 이후 슬럼프에서 서서히 벗어나며 타격감을 끌어올리고 있는 김현수는 9월 들어 치른 4경기에서 13타수 6안타(0.462) 2홈런 6타점의 맹타를 터뜨리며 기세를 높이고 있다.
지난 2년간의 고타율에는 미치지는 못하지만 어느새 시즌 타율도 3할 대(0.307)로 복귀했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20홈런을 돌파하며 거포 변신에도 합격점을 받았다.
김현수는 최근 경기에서 다시 4번 타자로 나서고 있다. 두산이 정규시즌 3위를 일찌감치 확정지은 만큼 남은 경기에 대한 성적부담 없이 마음껏 원하는 배팅을 할 수 있다는 점이 자신감을 회복한 원동력이다.
무엇보다 김현수의 부활은 포스트시즌에서 반전을 노리는 두산에게 천군만마와도 같다. 두산은 그간 꾸준한 성적에 비해 가을잔치에서는 많이 웃지 못했다. 특히 큰 경기에서 가장 믿었던 타선이 결정적인 순간마다 침묵하며 아쉬움을 자아냈던 기억이 많다.
누가 뭐래도 결국 두산 타선의 기둥이자 해결사는 김현수다. 시즌 막판 무기력증에 빠진 두산 타선을 되살리는데 김현수의 부활만큼 필요한 것은 없다.
김현수 역시 최근 책임감을 의식한 듯 가을잔치를 앞두고 한층 진중해진 모습이다. 2008 한국시리즈에서는 극심한 부진으로 패배의 원흉이 됐고, 2009 플레이오프에서는 홈런을 비에 도둑맞는 아쉬움을 곱씹기도 했다.
그만큼 김현수는 올해 포스트시즌에서 자신과 두산의 명예회복을 위한 의지에 불타고 있다. [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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