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파이널 우승 향방…레이 알렌에게 물어봐?

김종수 객원기자 (asda@dailian.co.kr)

입력 2010.06.10 18:10  수정

공신과 역적을 오가는 롤러코스터 행보

보스턴 우승키 쥔 알렌, 마지막 투혼 발휘?

´어제는 공신, 오늘은 역적?´

´전통의 라이벌´ 보스턴 셀틱스와 LA 레이커스의 ´NBA 파이널´이 보스턴의 슈팅가드 레이 알렌(35·196cm)의 활약에 따라 크게 요동치고 있다.

알렌은 놀라운 활약으로 경기 전체를 지배하는가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침묵으로 일관하며 팀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기도 한다. 팀 전력에서 그가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할 때 보스턴 벤치는 그의 일거수일투족에 명암이 엇갈릴 수밖에 없다.

보스턴은 현재 LA 레이커스를 상대로 포스트 열세를 극복하지 못한 채 1승 2패로 밀리고 있다. 파우 가솔(30·213cm)과 앤드류 바이넘(23·213cm)의 ´트윈타워´을 감당하기에는 노쇠한 케빈 가넷(34·211cm)의 짐이 너무 커 보인다.

때문에 보스턴 입장에서는 폭발적인 외곽슛 능력을 지닌 알렌의 화력지원이 너무도 절실하다. 알렌이 외곽에서 LA 수비를 흔들어줘야만 케빈 가넷-라쉬드 월리스 등 노장들의 숨통도 트일 수 있다.

‘노장’ 레이 알렌의 활약에 따라 보스턴의 희비도 크게 엇갈리고 있다.
보스턴은 알렌이 32득점을 꽂아 넣은 2차전에서 승리를 가져갔다. 알렌은 이날 기록한 3점슛 8개는 역대 파이널 1경기 최다기록이었다. 지난 2008년에도 한 차례 7개의 3점슛을 성공시켜 1997년 스카티 피펜(시카고), 1995년 케니 스미스(휴스턴) 등과 어깨를 나란히했던 알렌이 드디어 단독 기록 보유자가 된 셈이다.

알렌의 폭발적인 3점포에 LA 수비진은 우왕좌왕했다. 동료들에게주는 시너지효과도 상당히 컸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알렌의 활약은 꾸준하게 이어지지 못했다.

1차전에서 12득점(3점슛 0개)에 그쳤던 그는 3차전에선 단 2점만을 기록하며 자존심을 구겼고, 부진은 곧 패배(84-91)로 직결됐다. 점수 차를 감안할 때 알렌이 조금만 분전해줬다면 충분히 승리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다.

알렌은 ´빅3´의 첫 우승 당시 개인 성적을 버리고 케빈 가넷-폴 피어스의 도우미 역할을 묵묵히 수행해 팬들로부터 ´소리 없이 강한 남자´라는 극찬을 받았다. 슈퍼스타 가넷과 프랜차이즈 스타 피어스만큼 드러내놓고 주목을 받지는 못했지만, 그들과 경쟁하기보다는 뒤를 받쳐주며 더 큰 결과를 얻었다는 점이 높은 점수를 받은 것.

알렌은 동료들의 컨디션이 좋을 때는 찬스를 만들어주는데 주력하다가 공격이 풀리지 않으면 스스로 나서 ´주포´ 역할까지 해낼 수 있는 전천후 슈팅가드다.

돌파력도 발군인 그는 넓은 시야를 바탕으로 공 없을 때의 움직임이 매우 좋다. 위치선정이 좋은 데다, 다양한 공격전술을 수행하는 데 핵심 역할을 무난히 수행했다.

베이스라인 근처에서 수비에 막혀 아슬아슬한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외곽의 동료에게 공을 연결해줄 수 있고, 빡빡한 골밑으로 가볍게 한손 패스를 넣어주는데도 일가견이 있다. 1번은 분명 라존 론도(24·185cm)지만 때로는 2번 알렌이 포인트가드처럼 보일 때도 많다.

또 슈터로서의 그는 군더더기 없는 매우 이상적인 폼을 가지고 있다. 상체가 단단히 균형을 잡아 언제 어디서든 완벽한 폼에서 슛을 던진다. 하체는 흔들리지만 슛 터치가 매우 안정적인 만큼, 언제나 동일한 포물선을 그리며 림을 가른다.

이렇듯 가장 이상적인 2번 중 하나인 알렌이지만 흐르는 세월은 막을 수 없는 듯 보인다. 예전보다 플레이가 더 노련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체력 면에서 한계가 뚜렷해졌다. 부쩍 늘어난 기복도 체력문제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과연 알렌은 마지막 남은 4경기에서 노장의 투혼을 불사를 수 있을까, 보스턴 우승의 키를 쥐고 있는 그의 활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데일리안 스포츠 = 김종수 기자]


2010년 NBA 파이널 일정 (7전 4선승제, 한국시간)

▶1차전 - 4일 LA 스테이플스 센터(LA 승)
▶2차전 - 7일 LA 스테이플스 센터(보스턴 승)
▶3차전 - 9일 보스턴 TD 뱅크노스가든(LA 승)

▷4차전 - 11일 보스턴 TD 뱅크노스가든
▷5차전 - 14일 보스턴 TD 뱅크노스가든
▷6차전 - 16일 LA 스테이플스 센터
▷7차전 - 18일 LA 스테이플스 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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