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프리스케이팅서 역전 우승 ‘도전’
상대 클린 연기 이후와 플립 성공여부 변수
‘피겨퀸’ 김연아(19·고려대)가 프리스케이팅을 통해 역전 우승을 노린다.
김연아는 5일 오후 일본 도쿄 요요기 제1체육관서 열리는 ‘2009-10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시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프리스케이팅에 출전, 전날 1위를 차지한 안도 미키(22·일본)와 다시 한 번 자웅을 겨룬다.
김연아는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65.64점(기술 33.80, 구성 31.84)을 받아 안도 미키(66.20점)에 불과 0.56점차 뒤진 2위를 기록했다.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이하 3-3)가 석연치 않은 다운 그레이드 판정을 받은 데다, 트리플 플립이 한 바퀴에 머무는 실수를 범해 잠시 1위 자리를 양보해야 했다.
김연아가 쇼트에서 1위 수성에 실패한 것은 2007-08 세계선수권대회(59.85/5위) 이후 21개월 만이다. 지난 1년간 60점대 점수에 머문 것도 처음이다. 그만큼 팬들은 피겨전문가들조차 오심이 아니냐며 의문을 품고 있는 상황.
김연아로서는 전날의 아쉬움을 깨끗이 털어내고 프리스케이팅을 통해 자존심을 지키겠다는 각오다. 특히, 역전 우승을 위해선 무엇보다 침착함과 자신감이 요구된다.
클린연기 이후가 변수
김연아는 지난달 16일 그랑프리 5차대회서 프리스케이팅에서 큰 실수를 범하면서 111.70점(기술51.18 구성61.52)이라는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물론 전날 쇼트에서 세계신기록(76.28)을 수립하면서 종합우승을 차지했지만, 본인으로선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다.
프리에서 부진했던 원인 중 하나는 레이첼 플랫(미국)의 클린 경기 때문. 레이첼이 홈 관중의 열광적인 성원을 등에 업고 점프와 안무를 무난히 소화하며 클린에 가까운 연기를 펼쳐 김연아로선 심리적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특히 레이첼의 점수발표가 지체되고, 레이첼도 홈 관중의 환호에 화답하느라 김연아의 거쉰 연기가 늦춰졌다. 리듬을 잃은 김연아는 시적점프인 3-3부터 흔들렸고 뒤이은 트리플 플립 점프에서도 넘어지고 말았다.
김연아는 이번 그랑프리 파이널에서도 상대선수들의 클린 연기 직후 컨디션 조절에 집중해야 한다. 피겨 전문가들은 김연아가 워낙 대담해 큰 걱정은 없지만, 클린 직후 경기라면 가볍게 심호흡하며 정신을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트리플 플립과의 악연 끊을까
김연아는 이번 대회가 2010 밴쿠버올림픽을 앞둔 마지막 무대인만큼, 트리플 플립에 대한 악연에서 반드시 벗어나야 한다.
지난 그랑프리 1차대회 프리스케이팅에서 김연아는 도약 직전 스케이트 날에 이물질이 걸려 시도조차 못했고, 그랑프리 5차 프리스케이팅에선 착지에서 흔들리며 엉덩방아를 찧고 말았다.
김연아가 이번 시즌 유독 트리플 플립 성공률이 저조한 건 지나치게 의식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 피겨 전문가들은 김연아가 지난 그랑프리 시리즈에서 연달아 실수하면서 은연중에 의식하게 됐다고 보고 있다.
김연아는 그랑프리 파이널 공식연습에서도 트리플 플립을 자주 연습하며 유난히 신경 쓰는 모습이었다. 성공확률을 높이기 위해 활주자국에도 변화를 줬다.
대회 직전 바뀐 플립 방법에 대해 김연아는 “지난대회가 끝난 후 궤적에 변화를 주기로 결정했다. 이전 활주궤적이 사선이었다면 이번 대회부터는 직선”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김연아는 기대와 달리 쇼트프로그램에서 실수를 범해 다시 한 번 피겨 팬들을 안타깝게 했다.
피겨 팬들은 김연아가 트리플 플립을 의식한 원인 중 하나로 일본 언론을 지목하고 나섰다. 일본 언론이 지난 1일 김연아가 도쿄에 입국한 시점부터 트리플 플립에 관한 질문을 수차례 시도했다는 것.
일본 언론의 집요한 추궁(?)은 결국 김연아에게 스트레스로 작용했고, 쇼트에서 플립을 지나치게 의식해 실수했다는 게 피겨 팬들의 주장이다.
어느새 김연아의 악연으로 자리 잡은 트리플 플립, 김연아가 8연속 그랑프리 시리즈 우승을 차지하기 위해서 넘어야 할 언덕이 된 것만은 분명하다. [데일리안 = 이충민 객원기자]
[김연아 경기일정]
5일 오후 7시 20분, SBS 공중파 생중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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