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 강한 맨유 ´12월, 역전의 기회´

입력 2009.12.03 14:37  수정

전통적으로 겨울에 승률 높아...첼시는 네이션스컵 차출 공백 우려

지난 시즌에도 맨유는 선두 첼시의 뒤를 조용히 뒤쫓다가 12월을 기점으로 선두 탈환에 성공한 바 있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가 12월 살인 일정에 돌입한다.

그동안 각종 컵 대회를 포함 많게는 6경기까지 열리던 것이 12월에는 각 팀당 리그 경기만 6경기가 펼쳐진다. 2009-10시즌의 성적을 좌우할 중요한 분수령인 셈이다.

특히, 현재 리그 1~2위를 달리고 있는 ‘푸른 보석함’ 첼시와 ‘디펜딩 챔피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에게는 무척이나 중요한 12월이다.

그동안 프리미어리그가 12월 크리스마스 박싱데이를 기점으로 올 시즌 우승팀의 윤곽이 드러난 데다 오는 1월 2010년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이 예고돼 있기 때문이다.


선두 첼시 '12월 굳히기 작전'

올 시즌 첼시의 상승세는 무섭다.

지난 시즌 ‘마법사’ 거스 히딩크를 거쳐 카를로 안첼로티 체제에 이른 지금, 힘과 스피드 그리고 조직력 등 모든 면에서 라이벌들을 압도하고 있다. 부상 등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 이상 첼시의 고공행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외부에 있다. 1월로 예정돼 있는 ‘2010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이 그것이다. 첼시는 프리미어리그 빅4 팀 중 가장 많은 아프리카 선수를 보유하고 있을 뿐 아니라, 그 선수들 대부분이 베스트일레븐을 구성하고 있어 가장 큰 출혈이 예상되는 팀이다.

‘드록신’ 디디에 드록바를 비롯해 살로몬 칼루(이상 코트디부아르), ‘중원의 엔진’ 마이클 에시엔(가나)과 존 오비 미켈(나이지리아) 등이 조국의 부름을 받고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 참가할 선수들이다. 백업 선수층이 두껍지 않은 첼시로서는 이들의 공백이 예상보다 크게 느껴질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첼시에게는 12월 승점 쌓기가 무척이나 중요하다. 자칫 12월부터 흔들릴 경우 다가올 1월 선수경쟁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 전 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 감독이 시즌 초반 선두를 유지하다 12월을 기점으로 부진에 빠진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겨울에 강한 맨유, 12월은 역전의 기회

크리스티아노 호날두 이적에도 비교적 안정적으로 시즌 초반을 운영해온 맨유다. 빅4 경쟁자 리버풀과 아스날이 들쑥날쑥한 경기력으로 뒤처진 점을 고려할 때, 맨유의 선두권 유지는 무척이나 인상적이다.

그동안 맨유는 전통적으로 겨울에 유독 강했다. 특히, 12월 박싱데이를 기점으로 맨유는 무서운 속도로 승점을 쌓아갔다. 오랜 부상에서 선수들이 돌아오는가 하면, 뜻밖의 영웅이 등장해 맨유의 승리를 이끌어 왔다. 12월 살인 일정의 소화방법을 알고 있는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다.

14라운드가 치러진 현재 선두 첼시와의 승점차는 5점이다. 후반기 맞대결을 남겨놓은 데다 이제 겨우 중반기에 접어든 점을 고려할 때, 맨유의 막판 뒤집기는 언제든지 가능한 상황이다. 지난 시즌에도 맨유는 선두 첼시의 뒤를 조용히 뒤쫓다가 12월을 기점으로 선두 탈환에 성공한 바 있다.

더욱이 오는 1월에는 2010년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이 열린다. 주전급 대부분의 이탈이 예상되는 첼시와 달리 맨유는 어떠한 영향도 받지 않을 전망이다.

잉글랜드, 불가리아, 에콰도르, 포르투갈, 세르비아 등 아프리카와는 거리가 먼 나라의 선수들이 주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는 맨유의 조용한 추격이 무서운 이유이기도 하다.[데일리안 = 안경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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