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엔 꿈들이 모여 숲을 이루고 있었다"

입력 2009.10.16 07:45  수정

옛 드림랜드 부지 ´북서울 꿈의 숲´으로 17일 재탄생

서울 강북구 번동에 조성된 ‘북서울꿈의숲’이 17일 개장을 앞두고 언론에 공개됐다. 북서울꿈의숲은 월드컵공원, 올림픽공원, 서울숲에 이어 서울에서 4번째로 큰 규모다. 사진은 시설 조감

옛 드림랜드 부지가 도심 속 녹지공원으로 탈바꿈해 시민들의 곁으로 돌아온다.

서울 강북구 번동에 조성된 ‘북서울꿈의숲’이 17일 개장을 앞두고 언론에 공개됐다. 옛 드림랜드 부지에 조성된 ‘북서울꿈의숲’은 월드컵공원(276만㎡), 올림픽공원(145만㎡), 서울숲(120만㎡)에 이어 서울에서 4번째로 큰 규모다. 보라매공원(42만㎡)의 2배가 넘고 어린이대공원(56만㎡)에 비해서도 약 1.6배가 넘는다.

그동안 강북지역은 주거비율에 비해 녹지공간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던 만큼, ‘북서울꿈의숲’은 강북의 새로운 명소가 될 전망이다. 특히 강북, 성북, 도봉, 노원, 동대문, 중랑 6개구를 둘러싸는 강북 심장부이자 주거 밀집지역에 자리잡고 있어, 인근지역 주민들의 생활여건 개선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15일 오전 ‘북서울꿈의숲’은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었다. 총 예산 3393억원이 투입되고, 2년여의 공사기간이 걸린 만큼 곳곳에서 자연과 도시문화를 조화시키려한 노력이 엿보였다.

공원의 중심부에는 서울광장의 2배가 넘는 대형 잔디광장이, 그 앞으로는 월영지가 조성돼 전체적으로 탁 트인 인상이었다. 나무로 공원 구석구석을 꽉 채우는 대신 탁 트인 전망을 택해 잔디광장의 푸름과 너른 모습을 최대한 눈으로 즐길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오패산과 벽오산에 둘러싸인 지형적 조건을 이용한 조경과 여백과 느림에 방점을 찍은 공간배치가 발걸음의 속도를 늦추게 했다. 한강 수변공원처럼 물과 녹지를 중심에 두고 미술관, 아트센터, 전망대 등 다양한 문화예술을 즐길 수 있는 시설들이 점점이 들어섰다. 등고차를 이용, 내려오는 계곡물을 7개의 폭포 경관으로(칠폭지) 연출했다.

꽃들로 가득한 공원 출입구를 들어서면 벚꽃길과 자전거도로가 펼쳐져 오른쪽의 단풍숲과 함께 봄과 가을 최고의 운치를 즐길 수 있다. 자전거도로는 도봉, 노원, 중랑구 등 인근지역과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월계로, 오현로의 자전거 전용도로와 연계됐다.

원래 모습으로 복원된 창녕위궁재사(등록문화재 제40호)를 지나 완만한 경사를 따라 오르면 눈 앞에 월영지(1만1800㎡)가 모습을 드러낸다. 물가에는 매화·연꽃이, 눈을 들면 낙무송 군락지가 보인다. 여기에 정자 ‘애월정’과 7m 높이의 ‘월광폭포’로 인해 동양적이면서 세련된 공간이 됐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잔디광장과 칠폭지 전경.

월영지를 끼고 지어진 데크를 따라 걸으면 잔디광장과 미술관이 나타난다. 여기서 더 올라가면 오른편으로는 분수와 함께 시민들의 소망을 담은 ‘희망의 숲’이, 왼편으로는 꿈의숲아트센터, 교통방송 오픈스튜디오, 전망대, 레스토랑 등이 보인다.

꿈의숲아트센터(7475㎡)은 지하2층, 지상2층인 아트센터에는 퍼포먼스홀(283석), 콘서트홀(297석), 다목적홀, 갤러리 등의 시설이 들어섰다. 정명화 독주회, 장한나 독주회와 같은 고품격 콘서트와 뮤지컬, 연극 등이 줄줄이 예정돼 있다.

마치 공중에 뜬 누각같은 느낌을 주는 전망대는 높이 49.7m의 지상3층 건물.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해 북쪽으로는 북한산, 도봉산, 수락산의 절경이 파노라마로 펼쳐지고 남쪽으로는 남산과 한강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자연친화적인 면 뿐 아니라 안전과 편의시설에도 신경썼다. 공원 내 산책로는 유모차와 휠체어가 다닐 수 있도록 턱이 없는 평탄한 길로 이뤄졌고, 전망대로 오르는 길에는 경사로엘리베이터가 설치됐다.

옥내 44개와 옥외 30개의 CCTV를 설치하고 곳곳에 비상벨도 마련해 상시 긴급출동이 가능하도록 했다. 야간순찰도 수시로 실시한다.

402대 규모 주차장과 150대 수용 규모의 자전거 보관소, 태양광발전시설 등의 부대시설도 마련됐다.

특히 여성을 위한 배려를 높였다. 주자공간 중 80대는 여성전용 공간으로 배려했고, 아이들을 데리고 나온 엄마들을 위해 유모차 대여와 모유수유실, 미아보호소도 마련했다. 화장실에는 여성 변기 수를 대폭 늘리고 파우더룸, 어린이용 대·소변기 등이 설치했다.

또 테이크아웃이 가능한 퓨전 이탈리안 레스토랑 ‘글래스파빌리온’, 퓨전 차이니스 레스토랑, 미술관 위 옥상카페, 전망대 카페 등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식사와 스넥 및 음료 등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어느 방향에서나 시설물들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동선을 짰다고 했지만, ‘걷는’ 재미는 보완할 점이 많아 보였다. 흙을 밟을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하고, 벤치의 수가 적은 것도 아쉬웠다. 수변이 ‘잔디’로 대체된 듯한 인상도 없지 않았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장마철 등 여러 가지 조건을 고려해 맨흙은 어려웠다. 대신 시멘트를 최대한 배제하고 주변 산과 연계된 산책길 등 충분히 걸을 수 있는 공간을 확보했다”면서 “나무데크 곳곳에 파라솔을 세워 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17일 오후 6시30분에 북서울꿈의숲 대형 잔디광장에서 열릴 개막식에는 시민 1만여명이 함께하며 오후 2시30분부터 6시까지 방문자센터 및 산책로 주변에선 소원나무 리본달기, 페이스페인팅, 석고마임 등 시민이 참여하는 식전행사가 진행된다.

이어 7시부터는 인순이와 브라운아이드걸스, 카라, 포미닛, MC몽 등 정상급 가수들이 출연하는 MBC특집 콘서트가 펼쳐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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