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00년 이후 준PO 승률 4승 무패
롯데, 4위팀 PO 진출 횟수 더 많아
가을잔치로 접어든 2009 프로야구가 두산과 롯데의 준플레이오프를 시작으로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5전 3선승제의 준플레이오프는 단기전인 만큼 첫 경기를 잡은 팀이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된다. 역대 18번의 준플레이오프에서 첫 경기를 승리로 가져간 팀의 플레이오프 진출확률은 무려 100%(18승 0패)에 달하는 믿기지 않는 전적을 기록했다.
그만큼 첫 경기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두산 김경문 감독과 롯데 로이스터 감독은 각각 팀 내 에이스인 CJ 니코스키와 조정훈을 1차전 선발로 예고했다.
미라클 두산, 준플레이오프의 왕자
지난 1999년 OB에서 지금의 두산으로 팀명을 바꾼 이후 두 차례 준플레이오프에서 단 한 번도 패하지 않고 상위라운드 진출에 성공했다.
지난 2001년에는 홍원기의 맹활약 속에 한화를 2승으로 가볍게 제압했고, 내친김에 한국시리즈까지 올라 삼성을 꺾고 감격적인 V3를 일궜다.
2004년에도 준플레이오프를 치른 두산은 KIA를 상대로 또다시 2전 전승의 기염을 토했다. 당시 두산을 플레이오프로 이끌었던 선수는 현재 롯데에서 활약 중인 홍성흔으로 승리에 쐐기를 박는 만루 홈런을 터뜨려 준플레이오프 MVP로 선정된 바 있다.
두산의 김경문 감독은 “우리가 3승 1패로 올라갈 것 같다”며 준플레이오프에서의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두산은 선발진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막강 중간계투진을 포함해 김현수-김동주-최준석으로 이어지는 클린업트리오의 집중력이 강점으로 꼽힌다.
특히 김현수는 지난해에 이어 타격왕 2연패는 실패했지만, 최다안타 타이틀과 함께 역대 최초로 ‘2년 연속 3할 5푼 이상’의 대기록을 세웠다. ‘두목곰’ 김동주 역시 김현수에 이어 타율 4위(0.353)에 올라 순도 높은 정확도를 자랑한다. 5번에 위치한 최준석은 타율이 0.302(13위)에 불과하지만, 득점권타율이 0.395(3위)에 이를 정도로 뛰어난 집중력을 선보였다.
게다가 두산은 지난 두 시즌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던 경험이 있어 큰 경기에 대한 부담이 롯데 선수들보다 덜 하다는 강점을 갖고 있다.
롯데는 2000년 이후 2번의 가을잔치에서 6경기(1승5패)를 치른 것이 고작인 반면, 두산은 6번 포스트시즌에 올라 58경기(33승 25패)를 치르며 롯데보다 약 10배의 큰 경기 경험을 갖추고 있다.
분위기 롯데, 정규시즌 순위는 무의미
페넌트레이스 3,4위가 펼치는 준플레이오프에서 4위팀이 상위라운드에 진출한 경우는 모두 10번으로 3위팀보다 두 번 더 많았다.
또한 홈팀인 3위팀의 첫 경기 승률 역시 24승1무23패(51.06%)에 그칠 정도로 홈 어드밴티지가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욱이 준플레이오프 1차전이 열리는 잠실구장은 가장 지역색이 없는 곳으로 원정팀의 응원이 들끓는 경기장이다.
롯데의 주장 조성환은 “지난해 가을잔치 경험이 큰 보약이 됐다. 지난 시즌 선수들이 들떠있었다면, 올 시즌에는 막판까지 접전을 벌인 탓에 계속 긴장감을 유지하고 있다”며 준플레이오프에서의 선전을 다짐했다.
실제로 롯데는 지난해 ‘로이스터 바람’과 함께 정규시즌 3위를 차지했지만 큰 경기 경험이 사실한 전무한 선수들이 지나치게 긴장한 탓에 삼성에 3전 전패의 수모를 당한 바 있다.
하지만 이대호, 송승준, 박기혁 등의 주축선수들은 지난해 베이징올림픽과 올 초 WBC를 통해 큰 경기에서의 경험을 두루 갖췄고, 무엇보다 FA로 팀에 합류한 홍성흔의 존재는 천군만마와도 같다. 홍성흔은 역대 포스트시즌 최다 안타 1위와 함께 포스트시즌 통산 타율이 0.311에 이를 정도로 큰 경기에 강했다.
두산의 클린업이 정확성을 자랑한다면, 롯데의 이대호와 가르시아는 강력한 한 방을 갖고 있어 단번에 전세를 뒤집을 수 있다.
이대호-가르시아 콤비는 올 시즌 57홈런-184타점을 합작하며 제 몫을 톡톡히 했고, 홍성흔은 역시 타율 0.371의 고감도 방망이로 뒤를 받치고 있다.
‘1차전 승리는 곧 PO 진출’이라는 징크스 속에 첫 경기를 누가 가져갈지, 한국시리즈를 떠올리며 불사르는 투지가 벌써부터 잠실구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데일리안 = 김윤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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