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李 공소 취소' 논란 속 추진 강행
국민의힘, 필버·장외집회 등 여론전 사활
6·1 지선 패배 원인 '검수완박' 수순될까
"李, 죄 지우기에 몰두…민심 반감 누적 중"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정점식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와 의원들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피켓을 들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여당 주도로 끝내 '조작기소 특검법'이 본회의에 상정되자,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방해)로 맞불에 나섰다. 하지만 과반 의석의 여당을 막을 길이 없는 만큼, 국회 문턱을 넘는 것은 시간 문제인 상황이다. 다만 당내에선 여당의 독주가 자충수가 될 것이라고 보는 만큼, 과반 의석을 확보한 여당을 상대로 주도권을 확보할 호재로 보는 분위기다.
이재명 대통령 관련 사건 등의 조작기소 의혹을 수사하는 이른바 '조작기소 특검법'이 5일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에 상정됐다.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 당시 검찰청과 국가정보원, 감사원 등 기관의 조작 수사·기소 등 의혹 사건을 수사하기 위한 취지라고 주장했지만, 야당은 이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를 위한 발판이라는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민주당이 지정한 수사 대상이 대부분 이 대통령 사건이기 때문이다. △대장동·위례신도시·백현동 개발 관련 배임 및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금품수수 △대장동·백현동 관련 공직선거법 위반 △성남FC 후원금 관련 뇌물 △김진성씨 위증교사 △쌍방울 대북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등 이 대통령 관련 사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기소가 포함됐다.
당초 법안은 특검이 검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아 공소유지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해 사실상의 '공소 취소권'을 부여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이 대통령이 국민적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공소 취소' 관련 조항을 삭제해 달라고 국회에 요청하자, 민주당은 특검의 '공소유지 여부 결정권'과 '사건 이첩 요구권' 등을 삭제한 수정안을 마련했다.
민주당은 논란이 된 조항을 삭제한 만큼, 이 대통령 '공소 취소' 논란이 해소됐고 윤석열 정부 당시 국가 기관의 권한 오남용 의혹을 진상규명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정치권에선 아직도 '공소 취소' 의혹이 풀리지 않고 있다. 특검이 '위법 기소'라는 결론으로 법원에 기소만 해도 공소 취소가 가능하다는 주장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실제 최기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문위원은 조작기소 특검법 제정안의 검토보고서를 통해 "특검법안에 공소취소 근거규정을 두지 않더라도 형소법 중 검사의 권한에 관한 규정을 특검에 준용하도록 한 조항에 따라 형소법 제255조(공소취소 조항)를 근거로 1심 판결 선고 전까지 공소취소할 수 있다고 해석이 가능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 대통령 '공소 취소' 의심이 해소되지 않는 상황임에도 민주당은 본회의에 특검법을 상정했고, 6일 오후 표결을 거쳐 처리 수순을 밟겠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맞서 국민의힘은 이번 필리버스터를 시작으로 장외 투쟁, 청와대 앞 현장 최고위원회의 개최 등 대여 투쟁 수위를 높인 여론전에 나설 예정이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하늘이 두 쪽 나도 이 대통령은 반드시 본인의 5개 재판을 받게 될 것"이라면서 "재판 취소를 위해 저지른 이 의회 쿠데타에 대한 법적 책임까지 지게 될 것이다. 그렇게 만들 것이다. 그렇게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은 과반 의석을 확보한 여당을 국민의힘이 막기 어려운 만큼, 거대 여당을 견제할 방법은 '민심'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지도부는 정부·여당의 실책이 누적되고 있는 만큼 정국 주도권 확보는 물론, 향후 23대 총선에서도 당에 호재가 될 것이라고 보는 분위기다.
당초 정치권이 마주할 선거는 오는 2028년 4월 23대 총선이지만, 권성동 전 국민의힘 의원이 의원직 상실형을 받으면서 내년 4월 강원 강릉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열리게 됐다. 강릉은 권 전 의원이 내리 5선을 할 정도로 보수세가 강한 지역이지만, 이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로 인해 당내에선 패배 우려까지 제기된 바 있다. 하지만 정부·여당을 둘러싼 일방적 국정 운영과 독주 논란 영향으로 지지율 하락이 두드러지자, 국민의힘에선 과반 의석을 확보한 민주당을 상대로 정국 주도권뿐만 아니라 선거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타나고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야당 간사인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이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윤석열 정권 검찰청, 국가정보원, 감사원 등의 조작수사·조작기소 등 의혹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 이른바 '조작기소 특검법'에 대한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특히 이번 조작기소 특검법은 21대 국회 당시 민주당이 추진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과 결이 비슷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시 민주당은 6·1 지방선거를 코 앞에 두고 검찰 직접 수사권을 부패범죄와 경제범죄로 국한시키는 내용의 검찰청법 개정안을 강행했다. 민주당 내부에서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지지층 결집'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 결국 지방선거 참패로 이어졌다.
국민의힘은 당시 민주당의 검수완박 추진이 '오만'에 기초한 입법 독주라고 봤는데, 이번 조작기소 특검법은 이 대통령의 '죄 지우기'를 위한 법안인 만큼 민심의 반감이 더욱 클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한 당 핵심 관계자는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정부·여당이 민심에 반하게 계속 움직이고 있고, 조작기소 특검법뿐 아니라 조희대 대법원장 국정조사와 탄핵 추진, 사법부 흔들기 등 전방위적으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며 "특히 민생을 내팽개치고 이 대통령 사법리스크를 없애는 죄 지우기에 몰두하고 있다는 점에서 민심과 괴리가 있고, 이는 결국 향후 선거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민심에 반감이 쌓이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당내 일부에선 정부·여당을 둘러싼 악재가 조작기소 특검법뿐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가 제기한 '민주당-신천지 비밀 연합' 의혹을 둘러싼 당내 계파 갈등이 고조되고 있고, 우군으로 평가되던 조국혁신당과는 합당 결렬과 조국 혁신정책연구원장의 평택을 낙마 등 이유로 관계 회복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대내외적으로 불안정한 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공소 취소 논란까지 더해지면 지지율 하락은 두드러질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정상적인 판단을 하는 정당이라면 이런(정부·여당 지지율 하락) 상황에서 특검법을 밀어붙이는 것이 정상인가. 물론, 이들을 상식적으로 판단하면 안 되지만 역풍은 불가피할 것"이라면서 "그런데 아직 여당 내 계파 갈등이 본격적으로 이뤄지지도 않은 상황 아닌가. 이런 독주와 갈등으로 연말이나 내년 초 이 대통령 지지율은 20%대를 찍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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