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국조' 미루고 '조작기소 특검'은 강행…민주당 속내는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입력 2026.11.04 06:30  수정 2026.11.04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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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조작기소 특검법' 5일 본회의 처리 예고

'친청 이견' 있는 조희대 국조는 "의견 수렴"

"봉합국면 고려한 결정…지지층 결집 의도"

일각선 "특검, 지지율 상승에 도움되나" 지적

이재명 대통령이 3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참석자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통령의 사법리스크와 직결된 조작기소 특검법을 강행하기로 결정했다. 함께 추진하기로 했던 조희대 대법원장의 국정조사는 당내 의견을 추가로 수렴하기로 하면서 잠시 미뤄뒀다. 당 안팎에선 김민석 지도부가 친청(친정청래)계가 동의의 뜻을 밝힌 '조작기소 특검'을 먼저 추진해 강성 지지층을 결집하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 조 대법원장의 국정조사를 미뤄둔 이유 역시 친청계를 중심으로 여전히 탄핵 요구가 빗발치고 있어서라는 분석이다.


김성회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3일 국회 본청에서 비공개 의원총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조작기소 특검법을 당론으로 채택했다"며 "오는 5일 본회의에 올리기 위해 협의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 4월 천준호 민주당 원내운영수석부대표가 대표 발의한 조작기소 특검법은 대장동 및 위례신도시 개발 특혜 의혹·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등 이 대통령과 관련된 사건의 검찰 수사 과정을 살피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당시 특검을 강행하려 했던 정청래 지도부는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론이 악화되자 이를 미뤄놓은 바 있다.


이같은 민주당의 결정에 야권에서는 즉각 '이 대통령 사건 공소취소' 전초전이라는 비판을 쏟아져 나왔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진상 규명을 위한 특검이 아니다. 오로지 '이재명 공소 취소'를 위한 특검"이라며 "그런다고 지은 죄가 사라지지 않는다. 특검이 아무리 들쑤셔봐야, 이재명 범죄만 다시 확인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현안 간담회를 열고 "여당 국회의원들이 의원총회 자리에 모여서 대한민국의 법치를 파묻어버렸다. 대통령과 측근의 재판을 암장하겠다는 시도"라며 "5일 본회의에 특검법을 올리면 당일 상정되는 법안 전건에 대한 필리버스터를 포함한 모든 카드를 검토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작기소 특검을 강행하려는 민주당의 움직임은 이전부터 있었다. 야당 법사위 간사인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이 당장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국정감사 국민보고 대회에서 "서영교 법사위원장이 어제 저녁 오는 4일 법사위 전체회의에 공소취소 특검법을 상정하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해왔다"고 주장하며 긴장감이 높아지면서다.


이어 서 위원장이 이날 입장문을 내어 "지난 10월 26일 법사위 종합감사 종료시 공개적으로 '법안심사 등 회의를 이번 주부터 진행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며 "국정감사가 끝났으니 법안심사, 예산심사는 당연히 해야 할 일정"이라고 반박하면서 조작기소 특검의 법사위 상정은 기정사실화 됐다.


하지만 민주당은 당초 속도를 내려고 했던 조희대 대법원장의 국정조사는 잠시 미뤄뒀다. 김성회 원내대변인은 "(국정조사에 대해) 의원총회에서 여러 의원이 다양한 의견을 줬다"며 "의견 수렴 절차를 원내에서 갖기고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10월 29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뉴시스

민주당이 조작기소 특검과 조 대법원장 국정조사에 온도차를 보이는 이유로는 '당내 의견'이 꼽힌다. 신천지 개입 의혹, 조국혁신당 합당 문제 등으로 재차 고개를 들고 있는 명청 대전 국면에서 김민석 대표가 친청계에서도 이견이 없는 조작기소 특검을 먼저 선택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정청래 전 대표는 지난달 21일 페이스북에 대장동 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남욱 변호사의 발언을 인용한 기사를 게재하며 "없는 것을 있다고, 있는 것을 없다고 조작해서 기소했다면 이건 나쁜 공권력을 악용한 중대범죄"라며 "조작기소 특검을 통해 낱낱이 밝혀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적은 바 있다. 친청계 역시 조작기소 특검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는 상황이다.


반대로 친청계는 조 대법원장에 대해서는 지속해서 '탄핵'을 요구해왔다. 김민석 지도부가 여론과 역풍을 의식해 국정조사로 가닥을 잡은 것에는 동감을 표했지만, 탄핵으로 가는 빌드업이 돼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으면서다. 최민희 최고위원이 지난달 30일 유튜브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저는 개인적으로 국정조사와 동시에 탄핵안이 발의됐으면 좋겠다. 그 의견을 계속 주장하겠다"고 발언한 게 대표적이다.


김 대표가 친청계의 눈치를 볼수 밖에 없는 이유로는 신천지 개입 의혹으로 인한 내분이 꼽힌다. 8·17 전당대회 과정에서 사실상 정청래 전 대표를 겨냥해 '반명(반이재명)·분열주의·신천지 3자 연합설'을 퍼트렸던 김 대표가 이날 의원총회에서 "증거가 없었다"며 공개 사과한 만큼, 갈등을 봉합하는 시도에 나섰단 분석이다. 친청계에서도 반발이 없는 조작기소 특검 카드를 통해 강성 지지층을 결집하자는 셈법이 깔려있기도 하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오늘 계파 갈등이 일부 봉합되는 분위기가 나왔는데 이견이 있는 조 대법원장의 국정조사까지 결정하기에는 무리가 있었을 것"이라며 "일단 당내에 다른 목소리가 없는 (조작기소) 특검부터 하면서 당을 하나로 모으자는 전략으로 가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조 대법원장의 국정조사를 연기하면서 조국혁신당과의 연대가 어려워졌다는 점이다. 임명희 조국혁신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어 "김 대표가 말한 탄핵의 'ㅌ'은 어디가고, 국정조사의 'ㄱ'도 사라질 지경"이라며 "조 대법원장 국정조사도 못하겠다는 민주당, 역풍 걱정하다 '역공'에 날아가겠다"고 날을 세웠다.


당내에서도 조작기소 특검에 대한 우려가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다. 이 대통령 사건 공소취소에 대한 국민 여론이 여전히 좋지 않은 상황에서 특검을 강행하는 것이 지지율 상승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란 지적에서다.


펜앤마이크가 여론조사공정에 의뢰해 지난 1~2일 100% 무선 ARS 방식으로 진행한 조사에서 '현재 중지된 이 대통령 재판을 어떻게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진행해야 한다'는 응답은 69.0%로 집계됐다. '공소 자체를 취소해야 한다'는 27.8%였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또 다른 민주당 한 관계자는 "지지율이 올라오지 않은 상황에서 (특검을) 급하게 추진하려는 게 아닌지 걱정된다"며 "야권에선 계속 반대하면서 여론전을 할텐데, 그러면 계속 민주당이 강행하는 모습으로 비춰질텐데 민심에 도움이 될지 잘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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