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대통령 “우리 시대의 아버지”…여야, 故 최불암 한목소리 추모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입력 2026.10.30 12:00  수정 2026.10.30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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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30년 전 영등포을 맞대결 회고

최휘영 "막걸리 약속 못 지켜"

배우 최불암(본명 최영한)이 29일 밤 향년 87세로 별세하자 이재명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여야 인사들이 30일 잇따라 애도의 뜻을 밝혔다. 14대 국회의원을 지낸 고인의 이력과 선거에서 맞붙었던 인연까지 추모글에 함께 담겼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엑스(X)에 ‘우리 시대의 아버지, 최불암 선생님의 명복을 기원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대통령은 ‘수사반장’의 박영한 반장과 ‘전원일기’의 김 회장을 차례로 거론하며 고인이 정의를 지키는 형사이자 정겨운 아버지로 국민 곁에 있었다고 회고했다. 고인이 과거 인터뷰에서 좋은 배우가 되려면 먼저 사람이 돼야 한다는 취지로 남긴 말을 인용한 이 대통령은 “사회의 그늘을 살피고 어려운 이웃의 아픔을 돌아보려 하셨던 선생님의 뜻을 깊이 새기겠다”고 적었다.


고 최불암 빈소 ⓒ사진공동취재단

한성숙 국무총리도 엑스에 고인의 연기 인생이 곧 대한민국 문화예술사였다는 글을 남겼다. 한 총리는 취약계층·난치병 아동 후원과 미아 찾기 활동을 짚으며 고인의 나눔이 사회에 귀감이 됐다고 평가했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고인과 선거에서 경쟁했던 경험을 꺼냈다. 두 사람은 1996년 15대 총선 서울 영등포을에서 맞붙었고, 새정치국민회의 후보였던 김 대표가 신한국당 후보였던 고인을 꺾고 당선됐다. 김 대표는 “30년 전 영등포 국회의원 선거에서 ‘국보급 배우’인 선생님과 경쟁했던 것은 영광이었다”고 썼다. 그는 선거가 끝난 뒤 고인이 자신에게 ‘국보급 정치인’이 돼 달라고 당부했다며 그 덕담에 한참 못 미치지만 소중히 간직하겠다고 했고, 선거 뒤에도 만날 때마다 반가웠다고 덧붙였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끝내 지키지 못한 약속을 언급했다. 최 장관은 지난 6월 11일 모은영 한국영상자료원장과 함께 입원 중이던 고인을 찾았는데, 당시 고인은 퇴원하면 술 한잔하자고 했고 최 장관은 막걸리를 사달라고 답했다. 최 장관은 이날 SNS에 올린 추모글에서 “끝내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먼 길을 배웅하게 되어 먹먹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고 했다. 고인을 문화예술계의 큰 선배이자 버팀목으로 표현한 최 장관은 이날 오후 빈소를 찾을 예정이다.


조정식 국회의장은 SNS에서 고인이 67년 연기 인생 동안 무대와 안방극장에서 국민과 함께 웃고 울었으며, 박 반장과 양촌리 김 회장으로, 또 전국의 밥상을 찾아가는 길 위에서 늘 국민의 삶 곁에 있었다고 애도했다.


정당들도 일제히 논평을 냈다. 국민의힘 조용술 대변인은 “국민의 아버지 최불암 배우의 영면을 깊이 애도한다”며 ‘수사반장’의 박 반장과 ‘전원일기’의 김 회장으로 오랜 세월 국민 곁에 있었던 배우라고 밝혔다. 조국혁신당 신장식 대표는 고인이 지구별에서의 배역을 마치고 하늘로 돌아갔다며 명복을 빌었고, 같은 당 박상현 대변인도 논평에서 고인이 연기와 삶으로 남긴 것은 사람에 대한 배려와 애정이었다고 평가했다.


의원들의 개인 추모도 이어졌다. 민주당 송영길 의원은 인천시장 재임 시절 인천 출신인 고인이 인천아시안게임 성공을 위해 힘을 보탰던 일을 떠올렸고, 강득구 의원은 세상을 떠난 자신의 어머니도 고인을 통해 위로를 받았다고 적었다. 국민의힘 배준영 의원은 2017년 책을 낼 때 고인이 같은 인천 사람이라며 추천사를 써 줬고, 당선 뒤에는 의원실을 찾아와 민생을 챙기라고 당부했다고 소개했다. 같은 당 윤재옥·김미애·박수영·김대식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도 추모글을 올렸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페이스북에 ‘우리 모두의 아버지, 최불암 선생님’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고인이 1998년부터 서울시 최장수 홍보대사로 활동했다고 밝혔다. ‘전원일기’에서 고인의 아들 역을 맡았던 유인촌 전 문체부 장관은 몇 차례 면회를 가려 했으나 고인이 퇴원해서 보자고 해 생전에 만나지 못한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고인은 정주영 회장의 권유로 정계에 들어가 1992년 통일국민당 전국구 의원으로 14대 국회(1992∼1996)에서 활동했다. 1996년 총선에서 낙선한 뒤에는 연기 활동으로 돌아갔다.


장례는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장으로 치러지며 황영기 초록우산 회장이 장례위원장을 맡는다. 이수성·이낙연 전 국무총리 등이 참여하는 장례위원회 구성안이 논의되고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30일 오전 10시부터 일반 조문을 받고 있다. 유족으로는 부인인 배우 김민자와 아들 동녘, 딸 동비 씨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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