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비중 60%' 김주애 서사 구축…국정원이 본 북한 후계 구도의 수위

허찬영 기자 (hcy@dailian.co.kr)

입력 2026.10.30 06:00  수정 2026.10.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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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대화 고심 중이지만 재개 낙관하긴 일러

한미 정보협력 일부 정보 제공 제한 인정

"국정원 정찰 자산으로 충분히 보충 가능"

美비자 발급 보류에 "한미 문제 있는 건 아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19년 6월 30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군사분계선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고 있다 ⓒ뉴시스

국가정보원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최근 방중이 북·미 대화와 관련한 의중을 중국 측에 전달하기 위한 목적이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김정은 위원장의 딸 김주애에 대해서는 후계자 내정 단계가 공고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한미 정보협력과 관련해선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북한 구성 핵시설 발언 이후 미국의 일부 정보 제공 제한이 있었지만, 한국의 독자적인 정찰 자산으로 충분히 보완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29일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 국정감사에서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에 대해 "항미원조 기념 외에 다른 추가 목적이 있었을 것이다. 북·미 대화와 관련해 북한의 의중을 중국 지도부에 전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했다며 정보위 여야 간사인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이 전했다.


국정원은 방중 수행단에 군부 주요 인사 대신 최선희 북한 외무상 등 외교 간부들이 주축을 이룬 점에 주목했다. 중국에서도 왕이 외교부장 등 외교라인 인사들이 주로 참석했다. 유영하 의원은 "최 외무상이 선두 그룹과 떨어져 왕 부장과 긴밀하게 대화하고, 서열이 더 높은 조용원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가 최 외무상에게 김 위원장 옆자리를 양보하는 모습도 포착됐다"며 "김 위원장이 이번 방중에서 최 외무상을 시종일관 부각한 것도 북·미 회담을 놓고 고심 중인 것을 보여준다고 국정원은 분석했다"고 했다.


북·미대화 재개를 낙관하기는 이르다는 판단이다. 북한과 미국은 대화 조건을 놓고 여전히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국정원은 내달 18일 APEC 정상회의를 전후해 국면이 전환될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지만, 중국이 북한의 입장을 미국에 전달할 수는 있어도 적극적인 중재에 나설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봤다.


김주애의 후계 구도는 한층 굳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국정원은 "후계자 위상을 단계적으로 각인시키고 있다"며 "주민 수용도를 점차 높이려는 전략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정원의 보고에 따르면 김주애의 공개 활동 중 군사 분야 비중은 약 60%로 파악됐다. 국정원은 "군 행사에서만 기념 촬영을 하는 등 군 지도자 서사를 구축하는 모양새"라며 "핵·미사일 분야에서는 실무에 관여하는 듯한 모습도 연출한다"고 설명했다. 이종석 국정원장은 김주애의 실명이 맞다며 "후계자 내정 단계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한다"고 말했다.


북한의 핵·미사일 전력 강화도 국정원이 주시하는 현안이다. 국정원은 600㎜ 초대형 방사포의 전방 지역 배치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으며, 해군기지 신설과 함정 전력 확충 움직임도 포착했다고 보고했다.


한미 정보협력과 관련해선 일부 정보 제공 제한을 인정하면서도 한국의 정보 수집 역량에는 문제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윤건영 의원에 따르면 이 원장은 정 장관의 구성 핵시설 발언 등으로 일부 정보가 제한됐다는 지적에 "그 이외의 정보 제한은 전혀 없다"고 답했다. 이어 "정보 제한이 극히 일부에 대해 되고 있는데, 우리가 가진 국정원 정찰 자산으로 충분히 보충된다"며 "국민이 크게 걱정 안 하셔도 된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미국이 세계를 압도하는 능력으로 가장 월등하게 가진 정보가 위성영상 자산"이라면서도 "우리가 가진 정찰 자산으로 그것을 벌충할 수 있다고 설명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우리가 취득한 SI(특별취급) 정보도 질이 높다"며 "우리가 (미국에) 주는 정보의 질이나 양이 결코 미국 정보의 질과 양에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 의원도 "한미 정보 협력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전제가 잘못됐다는 설명이었다"며 "그 이외 부분은 한미 정보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원활히 잘 되고 있다는 게 국정원 답변이었다"고 밝혔다.


정 장관의 구성 핵시설 발언과 관련해 국정원은 해당 정보의 출처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유 의원에 따르면 이 원장은 "정 장관의 구성 발언에 대한 소스가 국정원이 아니었다. 국정원은 그런 정보를 준 적이 없다"고 답했다.


정청래 전 민주당 대표와 국회 국방위원장인 진성준 의원 등 여권 인사들의 미국 비자 발급 지연·보류를 둘러싼 한미 갈등설에도 국정원은 선을 그었다. 이 원장은 "한미 간 충돌이 있어서 이렇게 된 게 아니라 미국 정책상 입국 절차가 까다로워 그렇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며 "비자 심사는 미국 국토안보부 소관으로 국무부를 통한 해결에도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유 의원은 "마치 한미 간에 굉장히 큰 문제가 있어서 국회의원이나 전직 여당 대표의 비자가 제한된 것으로 보는데, 그건 분리해서 보는 게 맞다는 설명이었다"고 전했다. 이 원장의 방미가 미국 측에 거부됐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국정원은 초청을 받았지만 당시 대외 여건을 고려해 방문하지 않은 것이라며 "명백한 오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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