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지능형 스마트부대' 적용 현장 언론 공개
외출·외박, 휴가, 진료 모두 키오스크로 신청
스마트폰으로 병영생활, 총기·탄약, 훈련 관리
매주 700분 소요 부대행정 업무 95%나 감소
육군 '지능형 스마트부대' 시범적용 부대인 육군 9사단 생활관에 키오스크가 설치돼 있다. ⓒ육군
병영생활관에 어울리지 않는 '키오스크'가 출입문 옆 벽면에 설치돼 있다. 휴가를 앞둔 한 육군 장병이 키오스크에 지문을 인식한 뒤, 화면에서 '휴가 신청'을 누른다. 다음 화면에서 날짜와 사유 등을 입력한다. 부대 지휘관은 업무용 스마트폰에 뜬 휴가 신청을 승인한다. 외출이나 외박, 진료 신청도 같은 방식으로 처리된다. 장병들은 체력단련장이나 흡연장과 같은 병영 내 이동 역시 '키오스크'를 통해 알릴 수 있다.
사격훈련에 앞서 생활관 한켠에 마련된 총기함에서 총기 분출이 이뤄진다. 총기함은 이중 시건돼 있지만, 자물쇠는 없다. 간부가 먼저 지문을 인식하자 총기함이 개방되고, 뒤이어 장병들이 차례로 자신들의 손가락을 지문기에 얹은 뒤 개별 시건된 자신들의 총기를 들고 생활관을 나선다. 이 역시 부대 지휘관이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
'지능형 스마트부대' 시범적용 부대인 육군 9사단의 실제 생활관 모습이다. 지난 28일 육군은 류승하 정보화기획참모부장(육군 소장) 주관으로 '지능형 스마트부대' 적용 현장을 언론에 공개했다. '지능형 스마트부대'의 최대 장점은 군 간부들이 부담을 느끼는 불필요한 행정업무를 효율적으로 바꾸는 데 있다. 부대 행정에 쓰는 육체적, 정신적 피로도를 줄여 궁극적으로 군 본연의 임무인 '전투 임무'에 집중하도록 하겠다는 개념이다.
구축된 '스마트 플랫폼'을 통해 부대 지휘관들은 스마트폰으로 병영생활, 총기·탄약, 교육훈련 등을 관리할 수 있다. 일례로 장병들이 사격장에서 사격훈련을 실시하면 지휘관은 훈련 종료 후 부대에 복귀해서 해당 내용들을 PC에 기록해야 한다. 이는 부대원 평가에 근거로 활용되기 때문이다. 군 간부들이 늦은 밤까지 퇴근하지 못하고 사무실 책상에 앉아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는 이유다. 그러나 '지능형 스마트부대'에서는 사격 후 부대 복귀 전에 이미 스마트폰으로 평가 결과를 입력하면 행정업무가 모두 끝난다.
육군 '지능형 스마트부대' 시범적용 부대인 육군 9사단 생활관에서 지문을 이용해 총기함에서 총기를 꺼내는 모습. ⓒ육군
군대 내에서 불필요한 행정업무로 손꼽히는 유류 관리 역시 '스마트 플랫폼'을 이용하면 손쉽다. 지급된 실물카드만 태그(Tag)하면 언제 어떤 차량이 주유를 했는지, 저장고에 휘발유와 경유는 얼마나 남아 있는지 등이 모두 자동으로 업데이트된다. 그동안 모두 수기로 기입해야 했던 행위들이 사라지게 된 것이다.
육군에 따르면 이같은 '스마트 플랫폼'을 통해 시범부대에서는 매주 700분이나 소요됐던 부대행정 업무가 21분으로 97%나 감소했다. 총기 관리 시건장치 개방→총기 분출→수기 입력→총기 반납→시건장치 잠금→수기 입력 등의 절차에 주 840분이나 걸렸던 시간이 더는 불필요하게 됐다. 육군은 오는 2034년까지 전 부대를 '지능형 스마트부대'로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날 육군은 전술에서 활용할 '모바일 체계'도 선보였다. 보안이 강화된 '군용 스마트 단말기(Tactical Edition)'을 통해 아군 현황을 확인할 수 있음은 물론, 적의 위치를 전송하는 것도 가능하다. 온디바이스 AI가 적용된 단말기를 활용해 전방에 나가 있는 드론이 송출한 영상을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나아가 AI가 지휘관의 의사결정까지 지원하는 역할까지 가능토록 한다는 구상이다.
손바닥만한 스마트폰이 전장에서 드론과 로봇, 센서와 AI를 연결하는 핵심 데이터 허브 역할을 하는 것이다. 육군은 오는 2034년까지 약 6만여 대의 단말기를 확보해 전(全) 육군 부대가 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육군이 정보화주요 정책으로 소개한 '군용 스마트 단말기(Tactical Edition). 아군과 적군의 위치를 파악, 전송할 수 있다. ⓒ이바름 기자
아울러 육군은 지상과 공중, 우주 등 다양한 영역의 전투체계를 지상 중심의 통합된 네트워크로 연결해 합동 전영역 지휘통제(JADC2·Joint All-Domain Command and Control)와 육군 Army TIGER+를 구현하는 다계층 통합네트워크 환경 구축 구상을 선보였다. 고지에 위치한 통신장비를 중심으로 이뤄졌던 과거 네트워크와 달리 앞으로는 저궤도위성(우주), 중계드론(공중), 통신차량(지상) 등을 통합 운용하겠다는 복안이다.
육군이 자체기술로 개발해 도입·운영 중인 업무 지원용 AI 플랫폼 '아비스(Arvis)'를 활용한 업무 자동화 사례도 소개됐다.
류승하 정보화기획참모부장은 "앞으로도 AI와 데이터, 초연결 네트워크를 유기적으로 결합해 어떠한 환경에서도 끊김없는 지휘통제가 가능하고, 전장병이 전투 임무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최적의 정보통신 기반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육군은 앞으로도 정보화 정책의 현장 적용성을 지속 검증하고, 민·관·군·산·학·연의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적극적으로 도입해 장병들이 전투 임무에만 집중할 수 있는 스마트한 근무 환경을 조성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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