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대구본부 면담…전용 중단 촉구
최초 목표보다 6년6개월 늦어질 수도
전용 대상에 대구·부산 등 5곳 포함
전력망 불안에 기업 투자 위축 우려
대구시 산격청사 전경 ⓒ대구시
정부가 호남권 반도체 산업단지에 전력을 조기 공급하려고 대구국가산업단지용 변압기를 끌어다 쓰는 방안을 검토하자 대구시가 정면으로 제동을 걸고 나섰다. 이미 4년 8개월 늦어진 신달성변전소 준공이 2년 가까이 더 밀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추경호 시장은 27일 대구시 산격청사에서 오현진 한국전력공사 대구본부장과 만나 신달성변전소 변압기 전용 문제를 논의했다. 추 시장은 한전 측 설명을 들은 뒤 지역의 우려와 시의 반대 입장을 전달했다.
이날 면담은 신달성변전소 건립 지연을 둘러싸고 지역사회의 관심과 우려가 커진 가운데 마련됐다. 추 시장은 전력 인프라가 지역 산업과 기업 투자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신달성변전소는 계획대로 지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 시장은 특히 호남 지역 전력망 구축을 위해 신달성변전소에 들어갈 변압기 등 자재를 돌려쓰는 방식은 '또 다른 대구 홀대'로,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며 강하게 항의했다. 그러면서 한전이 이런 점을 충분히 고려해 변압기 전용에 따른 준공 연기 움직임을 즉각 멈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추 시장은 "타 변전소로의 자재 전용을 즉각 중단하고, 당초 계획한 2028년까지 신달성변전소 건립을 차질 없이 추진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어 "지역사회의 신뢰를 확보하고 전력 인프라에 대한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서도 반복되는 계획 변경이 아닌 예정된 사업의 안정적 이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논란은 26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의 기후에너지환경부 종합국정감사에서 불거졌다. 국민의힘 윤재옥 의원(대구 달서구을)이 기후부로부터 받은 '호남권 반도체 조기 전력공급을 위한 공기단축 방안'에는 전력망 구축 기간을 줄이는 대책으로 '변압기 타사업 물량 전용'이 담겼다. 호남권 반도체산단의 1단계 전력공급 시기를 2029년 말에서 2028년 말로 1년 앞당기겠다는 구상이다.
전용 검토 대상은 대구국가산단 등 달성 지역에 전력을 공급할 신달성변전소를 비롯해 경남 거제, 전남 여수, 부산 2곳 등 모두 5곳이다.
시가 문제 삼는 것은 되풀이되는 일정 지연이다. 신달성변전소 준공 목표는 지난해 5월 한전이 확정한 제11차 장기 송변전설비계획에서 2024년 4월에서 2028년 12월로 이미 늦춰졌다. 변압기 전용까지 현실화하면 준공 시점은 2030년 10월로 다시 밀린다. 최초 목표와 비교하면 6년 6개월이 늦어지는 셈이다.
전력망은 기업이 투자를 결정할 때 따지는 핵심 조건이다. 시는 전력 공급 계획의 불확실성이 커지면 지역 산업 경쟁력과 대규모 투자 여건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산업단지 입주와 증설을 저울질하는 기업에 변전소 준공 시점은 곧 공장 가동 시점이기 때문이다.
국감 당시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다른 지역의 전력 공급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살펴보겠다"며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별도로 보고드리겠다"고 답했다. 부산 지역 정치권도 철회를 요구하고 나서는 등 반발이 영남권 전반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