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재 "대한항공, 혐의없음에도 평생 탑승금지...절차도 주먹구구"

포항 = 김상현 기자 (scoop@dailian.co.kr)

입력 2026.10.24 22:13  수정 2026.10.24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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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경찰 혐의없음에도 영구 제재

최정호 부사장, 진술서 폐기 시인

이의신청 절차 있어도 승객엔 안 알려

항공사별 탑승 거부 절차 통일 주문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에 계류중인 대한항공 비행기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정재 의원(경북 포항북)이 비상구 손잡이를 조작했다는 이유로 승객의 탑승을 영구히 막은 대한항공의 처분 과정을 국정감사에서 문제 삼았다. 대한항공이 사건 직후 받은 진술서를 폐기했고 처분에 불복할 수 있는 길도 승객에게 알려주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인 김 의원은 23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부 등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과 최정호 대한항공 부사장을 상대로 항공사의 탑승 거부 절차를 짚었다.


사안은 지난해 12월 4일 인천발 호주 시드니행 대한항공 KE401편에서 비롯됐다.


대한항공은 이 승객이 비상구 손잡이를 고의로 들어 올린 것으로 봤다. 반면 승객은 화장실로 이동하다 기체가 흔들려 중심을 잡으려고 손잡이를 붙잡았다고 주장한다.


김 의원은 이 승객이 시드니 도착 직후 호주 경찰에 인계됐지만 고의성이 인정되지 않아 혐의없음으로 결론 났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그 뒤 자체 심의위원회를 열어 이 승객을 영구 탑승 거부 대상으로 정했다.


김 의원은 "대한항공을 평생 탈 수 없게 된다면 이동의 자유가 엄청나게 제한된다"며 "회사 동료나 가족들에게도 마치 큰 죄를 저지른 사람처럼 비칠 수 있는 굉장히 중대한 조치"라고 짚었다.


김정재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합뉴스

이어 "이처럼 중대한 결정을 과연 온당한 절차와 합당한 근거를 가지고 내렸느냐"며 "이번에 확인한 결과 전혀 그렇지 않았다"고 질타했다.


이날 질의에서는 사건 직후 기내에서 받은 승객 진술서를 대한항공이 폐기했다는 점도 문제가 됐다.


김 의원은 "당시 호주 경찰이 승객 진술서를 사진으로 찍어 갔는데 대한항공에 해당 진술서 제출을 요청하자 폐기했다고 답했다"며 "사고 직후 작성된 가장 중요한 진술서를 어떻게 폐기할 수 있느냐"고 따졌다.


최 부사장은 "호주 경찰에 제출한 후 그 부분은 폐기됐다"며 폐기 사실을 인정했다.


김 의원은 "소위 재판을 하면서 중요한 증거는 없애고 판결부터 내리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대한항공에 관련 내규를 요구했지만 제출할 수 없다는 답변만 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유사한 사건이 다시 생기면 진술서를 폐기하지 말고 보관하도록 절차를 손보라고 주문했다.


최 부사장이 "검토하도록 하겠다"고 했고 이에 김 의원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을 무슨 검토를 하느냐. 즉각 고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처분 이후 불복 절차도 문제로 떠올랐다. 김 의원에 따르면 대한항공이 내부 심의위원회 결정을 승객에게 통보하면서도 이의신청 방법은 알려주지 않았다.


김 의원은 "이의신청을 할 수 있도록 해놓고도 정작 승객에게는 이를 알려주지 않았다"며 "이렇게 주먹구구식으로 운영하면서도 대한항공은 잘못한 것이 하나도 없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의신청 안내 절차를 개선해 달라는 요구에 최 부사장은 "알겠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홍 장관에게 "항공사마다 탑승 거부 절차를 제각각 운영하고 있다"며 "객관적인 증거의 보존, 사전 설명, 결정 통지, 이의신청 절차 등을 정리해 항공사들과 협의하고 통일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홍 장관은 "통합 기준 마련에 대해서 같이 검토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현행 항공보안법은 기내에서 승객이 출입문과 탈출구 등을 조작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이로 인해 항공기의 보안이나 운항이 저해되면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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