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무죄'에 겉으로는 분노했지만…민주당, 한숨 돌린 이유는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입력 2026.10.24 08:00  수정 2026.10.24 08:00
G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

吳 무죄에 김민석 "납득 어려워"…한병도 "유감"

당내도 부글…"조희대 탄핵 사유 추가" 목소리도

일각선 사라진 '서울 보선' 가능성에 안도의 한숨

"지지율 약세·당내 갈등 풀어내야" 주장도 고개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명태균 여론조사 대납 혐의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자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선 분노와 안도의 감정이 동시에 감지됐다. 재판부에 대한 유감과 사법부 수장인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탄핵 압박을 높이는 등 겉으로는 분노했지만, 판세상 승리 가능성이 낮은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없어지게 된 만큼 오히려 정치적 부담감을 덜게 됐단 안도의 한숨이 함께 나오는 것이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23일 국회에서 열린 소방 현장 지원을 위한 소방관들과의 간담회를 마친 직후 오 시장의 무죄 판결 관련 질문에 "법리적으로나 상식적으로나 납득이 어렵다"며 "정치적 판결이 아니어야 하는데 매우 우려스럽다"라고 말했다.


한병도 원내대표도 이날 페이스북에 "오 시장의 여론조사 비용 대납 의혹에 대해 1심의 유죄 판단을 뒤집은 항소심 재판부 판결에 유감을 표한다"며 "국민 상식과 눈높이에 부합하지 않는 판결"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서울고법 형사7부(재판장 구회근)는 이날 오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오 시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핵심 증거인 명태균씨의 진술을 믿기 어렵고, 다른 증거만으로는 오 시장의 여론조사 의뢰와 비용 대납 요청이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한민수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 이보다 더 수위를 높여 "(오 시장의 무죄 선고로) 조희대 대법원장을 탄핵해야하는 이유가 하나 더 늘었다"고 주장했다. 이성윤 최고위원도 "조희대 법원이 보름 만에 윤석열에 이어 오세훈에게도 무죄 면죄부, 국민이 두렵지도 않나"라는 글을 게재했다.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공소청 국감 도중 법제사법위원장 명의로 입장문을 내 "오 시장에게는 징역형이 선고돼야 한다"고 주장했던 서영교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조희대 대법원장과 구회근(오 시장 항소심 재판부) 판사 정의롭지 못하다"고 날을 세우기도 했다.


이외에도 5선 중진인 박지원 의원은 페이스북에 "명명백백한 명태균, 김한정의 증거와 정황에도 윤석열 무죄에 이어 오세훈 시장까지 무죄를 선고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폭동난다"라고 지적했고, 3선 박주민 의원도 오 시장 무죄에 "국민 상식과 동떨어진 판단이 반복된다면 사법부에 대한 신뢰는 흔들릴 수밖에 없다"고 반발했다.


같은 진보진영 정당인 조국혁신당도 분노를 감추지 않았다. 박상현 혁신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어 "오세훈 무죄 판결은 사법정의 외면한 궤변이자 불법 정치 브로커와의 유착 면죄부"라고 비판 수위를 끌어올렸다. 조국 혁신정책연구원장은 "법원행정처 폐지, 조희대 탄핵 등 사법개혁을 단호히 추진하지 않은 후과"라며 오 시장의 무죄 판결이 민주당의 소극적인 사법개혁 태도 때문이라고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이번달 15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서울시에 대한 2026년도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 같은 분노와 함께 민주당 내에선 안도의 감정도 함께 감지되고 있다. 서울 민심이 정부·여당에 우호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오 시장이 당선무효형을 받아 치러지게 될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대한 부담을 덜어내서다.


리얼미터가 아시아경제 의뢰로 지난 12∼16일 무선 100%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민주당의 서울 지지율은 26.7%로 46.7%인 국민의힘에 뒤쳐진 것으로 나타났다. 그보다 한주 전(7~8일) 실시된 조사에서 민주당이 기록했던 32.8%의 서울 지지율에서도 더 떨어진 수치다.


또 한국갤럽이 지난 20~22일 무선 100% 전화면접방식으로 조사한 결과, 민주당의 서울 지지율은 35%였다. 국민의힘(30%)보다는 높았지만, 무당층이 27%에 달하는 만큼 꼭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분위기라는 평가가 나온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민주당 한 의원은 "오 시장의 잘못으로 보궐선거가 열렸다면 분위기가 달라질 수도 있었겠지만 지금 당장은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분위기인 건 맞는 것 같다"며 "서울시장 선거보다 더 중요한 현안들에 집중할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졌으니 지금부터 잘 쌓아가면 된다"고 말했다.


특히 김민석 대표 입장에선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열리지 않을 가능성이 생기면서 정치적 부담을 덜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대표는 지난 8월 당대표 경선 당시 "2027년 서울시장, 강릉 국회의원 보궐선거 준비 작업을 즉각 시작하고 선거 후 당대표 재신임을 물어 무너진 책임정치, 윤리를 재확립하겠다"라고 공약한 바 있다. 만약 서울시장 보선이 당장 내년에 열리면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선거에 대표직을 걸어야 하는 셈이다.


지지율이 녹록지 않은 상황인데다 신천지 집단 당원가입 의혹으로 당내가 어수선한 만큼, 실제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열렸어도 내부 결집에도 애를 먹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친청계 이성윤 최고위원과 친명계 박선원 최고위원이 신천지 개입 의혹 조사 결과 공개 여부를 두고 공개적으로 충돌한 것이 대표적이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김 대표)수첩사태도 그렇고 신천지 충돌도 그렇고 서울시민 전부는 커녕 당원들을 결집시키는 것도 어려워보인다"며 "여기에 보궐선거가 열리면 저쪽(국민의힘)에서 분명히 (추미애 지사의) '소방 재정 빨대' 발언을 언급하며 부정적인 여론을 다시 촉발시킬텐데 중도층을 어떻게 설득할 수 있겠나"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민주당 한 관계자도 "부동산 민심이 풀리지 않으면 서울은 진짜 어렵다. 부동산 심리 개선부터 하고 서울을 (이길 수 있게) 만들어 가야 한다"며 "당내에서도 공개적으로 충돌하는 상황을 만들지 않는 게 먼저다"라고 강조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