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KF 객원교수 파견 85→2개교…한국학 강좌 폐지·중단 위기

오수진 기자 (ohs2in@dailian.co.kr)

입력 2026.10.21 21:17  수정 2026.10.21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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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원교수 지원액 98.3% 급감…한국학 강좌운영 예산 2년 새 25% 삭감

KF 내부보고서서 '파견 중단 시 한국학 기반 약화' 인정

대학별 영향·대체지원 성과도 불분명…영향분석 결과 미제출

안철수 "현지 대학 교육기반 단절 않도록 대책 마련했어야"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한국국제교류재단(KF)의 해외 대학 한국어·한국학 객원교수 파견사업이 축소되면서 해외 대학 4곳에서 전공·강좌가 폐지되고 5곳에서도 강좌 중단 위기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KF가 사업 축소에 앞서 교육기반 약화 가능성을 인지하고도 대책 마련에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한국국제교류재단(KF)으로부터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해외 대학 한국어·한국학 객원교수 파견사업이 최근 4년간 사실상 폐지 수순을 밟으면서 4개 대학에서 전공·강좌 폐지가 발생하고 5개 대학에서도 강좌 중단 위기가 확인됐다. 특히 KF는 사업 축소에 앞서 교수 파견 중단에 따른 한국학 교육기반 약화 위험을 내부적으로 인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KF의 객원교수 파견 대학은 2022년 48개국 85개교에서 2023년 69개교, 2024년 47개교, 2025년 21개교로 감소했고, 올해는 방글라데시 다카대와 인도 마니푸르대 등 2개국 2개교만 남았다. 4년 만에 지원 대학이 97.6% 줄어든 것이다. 같은 기간 사업 집행액도 39억 2964만원에서 6500만원으로 98.3% 급감했다.


해외 한국학 교육 관련 예산도 줄었다. KF가 제출한 사업별 예산자료에 따르면 '한국학강좌운영' 계획액은 2024년 150억 8000만원에서 2026년 113억 1400만원으로 2년 만에 25.0% 감소했다. KF는 국제교류기여금 인하에 따른 재원 감소를 이유로 2024년부터객원교수 신규 파견 공모를 중단하고 기존 협약을 순차 종료했다.


문제는 사업 축소 이후 실제 교육과정 폐지가 발생했다는 점이다. KF 제출자료에 따르면 케냐 나이로비대에서는 한국학 전공이 폐지됐으며, 콜롬비아국립대·중국 베이징대·포르투갈 리스본대에서는 한국어·한국학 강좌가 폐강됐다. 이란 테헤란대, 인도 공과대 마드라스캠퍼스, 자미아밀리아이슬람대, 베트남 동아대, 불가리아 소피아대 등 5개 대학에서도 강좌 중단 위기 사례가 파악됐다.


특히 KF는 이러한 위험을 사전에 인식하고 있었다. 2024년 4월 작성한 '객원교수 파견사업 관련 종합 검토 보고'에는 장기 파견 대학의 객원교수 개인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져 '파견 중단시 한국학 기반이 바로 약화되는 경우가 다수 발생함'이라고 명시돼 있다. 교수 파견 중단이 해외 대학의 한국학 교육기반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문제를 KF 스스로 파악하고 있었던 것이다.


KF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현지교원고용과 글로벌 e-스쿨, 국내 대학 연계 초빙교원 지원 등 대체사업을 추진했다. 그러나 내부 검토보고서에는 기존 계속사업 48건을 2025년 봄학기까지 순차 종료하는 반면, 국내 대학 연계 신규사업은 2024~2026년 시범 시행 후 정규사업화 여부를 결정한다는 계획이 담겼다. 기존 파견사업의 종료가 신규 지원모델의 최종 평가보다 앞선 것이다.


더욱이 대체지원 이후 실제 교육과정이 얼마나 유지됐는지도 불분명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KF는 일부 대학이 자체재원으로 교원을 고용하거나 다른 사업으로 전환했다고 설명했지만, 기존 객원교수 파견 대학 가운데 몇 곳이 교육을 유지했고 몇 곳이 강좌를 축소·폐지했는지에 대한 전체 현황은 제출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확인된 9개 대학 외 추가 피해 여부나 대체지원의 실질적 성과를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사전 검토 역시 대학별 영향평가로 이어졌는지에 대한 내용이 확인되지 않았다. KF는 사업 구조조정에 앞서 외부 컨설팅과 전문가 자문회의를 실시했으나, 의원실이 요구한 지원 종료 대학별 전공·강좌 유지 가능성, 대체재원 확보 여부 등에 관한 구체적인 영향분석 결과는 제출하지 않았다. 사업 전환 필요성을 검토한 것과 실제 교육 공백을 방지할 수 있는지 평가한 것은 별개의 문제라는 지적이다.


안철수 의원은 "KF가 교수 파견 중단으로 해외 대학의 한국학 기반이 약화될 수 있다는 사실을 사전에 인식하고도 실제 전공과 강좌가 폐지되는 사례를 막지 못했다"며 "사업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더라도 현지 대학의 교육기반이 단절되지 않도록 충분한 대책을 마련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객원교수 파견을 현지교원고용이나 온라인 강의로 전환했다면 기존 교육과정이 얼마나 유지됐는지부터 객관적으로 평가해야 한다"며 "KF는 지원 종료 대학의 전공·강좌 운영 실태와 대체사업 성과를 면밀히 점검하고, 교육기반이 취약한 대학에 대한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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