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탄핵' 부추기는 국민의힘…여권 역풍 노린 정국 계산법은?

김주훈 기자 (jhkim@dailian.co.kr)

입력 2026.10.20 05:05  수정 2026.10.20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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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 있으면 해보라" 연일 與 압박

탄핵 현실화 시 정부여당 '역풍' 관측

'보수 결집·장외집회 동력 확보' 전망

여야 결집에 '반사효과'↓ 분석도

조희대 대법원장이 10월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법원 등 국정감사에서 자리에 앉아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이 범여권의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 추진을 압박하는 모양새다. 소수 야당으로서 탄핵을 막을 방법이 없지만, 초유의 대법원장 탄핵 사태로 역풍이 불면 보수 지지층 결집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다만 여권도 지지층 결집이 이뤄질 수 있기 때문에 야당 지지율에 미칠 영향은 적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19일 페이스북을 통해 "조국혁신당이 조 대법원장 탄핵소추안까지 들고나오면서 총대를 메기로 한 모양이다"라면서 "'역풍이 아니라 순풍이 불고 있다'고 주장하는데, 민심의 태풍을 제대로 맞아봐야 깨닫는 사람들"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민주당이 어떻게 나올지 자못 궁금한데, 은근슬쩍 업혀 가려는 것 아닌가"라면서 "이제 국민이 일어나서 불의의 세력들을 척결해야 하는 만큼, 더불어민주당과 혁신당은 손 굳게 잡고 대법원장 탄핵을 밀어붙여 보라. 두 손 잡고 나란히 나락으로 가는 길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당은 범여권이 조 대법원장 탄핵을 추진한다면 "정권 몰락행 급행 열차가 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헌정사상 초유의 대법원장 탄핵을 범여권이 주도했다는 책임론뿐 아니라, 결과적으로 이재명 대통령 재판을 '무죄'로 만들기 위한 사법부 흔들기 일환으로 보기 때문이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조 대법원장 탄핵을 통해 대법원장 직무를 정지시키고 법관 인사를 봉쇄하려는 것"이라면서 "결국 이 대통령 재판을 무죄로 만들기 위해 사법부를 파괴하면서까지 조 대법원장을 탄핵하려는 것인데, 탄핵에 나서는 순간 정권 몰락 열차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범여권에선 조 대법원장 탄핵 추진에 대해 미묘한 입장 차이를 보이는 상황이다. 혁신당은 조 대법원장의 추가 의혹이 담긴 탄핵소추안을 새로 만들어 공개하면서, 민주당의 탄핵 동참을 촉구했다. 반면 민주당은 원내를 중심으로 조 대법원장 탄핵 추진 관련 의견을 수렴해 국정감사 이후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범여권이 강행론과 신중론으로 엇갈린 상태지만, 주도권을 쥔 것은 민주당인 만큼 향후 당내 여론 향방에 추진 여부가 달릴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범여권이 조 대법원장 탄핵 추진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는 틈을 노리는 분위기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조 대법원장 탄핵을 먼저 거론했음에도 추진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것을 두고 연일 "자신 있으면 탄핵해 보라"고 압박하고 있다. 민주당이 혁신당의 압박을 떨쳐내지 못하고 탄핵을 강행한다면, 정국 주도권을 확보할 기회가 될 수 있는 만큼 '탄핵 종용'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당내 일부에선 민주당이 결국 조 대법원장 탄핵에 나설 수밖에 없는 이유로 여당의 '지지층 결집'을 꼽고 있다. 민주당이 최근 당정 지지율이 침체된 상황에서 조 대법원장 탄핵으로 지지층 결집과 함께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판단하는 만큼, 국민의힘은 당정이 위기를 돌파할 유일한 선택지가 '대법원장 탄핵'이라고 보고 있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대법원장 탄핵 요건이 아무것도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민주당이 탄핵 논의에 나선 것은 결국 이재명 정부의 실정을 가리기 위해 이슈 전환에 나섰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탄핵 추진이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았지 않은가. 어디 해봤으면 좋겠다. 국민적 심판이 뒤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윤상현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탄핵은 기본적으로 헌법과 법률을 중대하게 위반해야 하는데, 조 대법원장은 위반한 것이 없다"며 "강성 지지층이 계속해서 (조 대법원장 탄핵을) 요구하고 있는 것과 친명(친이재명)과 친청(친정청래) 갈등을 비롯해 신천지 의혹, 김지용 중수청장 임명 등 사안을 외부의 어떤 타깃을 정해 국면 전환을 꾀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당원들이 10월 3일 서울 숭례문 앞에서 열린 민생회복-안보수호 국민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지도부는 조 대법원장 탄핵이 현실화될 경우, 당 지지율 상승은 물론 장외 집회의 새로운 동력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특히 국정감사가 진행되던 지난 3일 서울에서 개최된 대규모 장외 집회를 두고 비당권파 측에선 '장동혁 개인 정치용'이라는 비판과 함께,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지도부는 당내 반발에 당분간 장외 집회 추진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었지만, 조 대법원장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되면 장외 집회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한 당 핵심 관계자는 "조 대법원장 탄핵이 현실화되면 국민의힘이 얻을 반사이익은 충분하다고 본다"며 "지지율 상승은 물론 장동혁 체제가 공고화되는 계기로 작동할 여지도 있을 뿐 아니라, 야당이 결속할 계기도 만들어 줄 수 있다. 나아가 우리가 장외로 나갈 명분이 필요한데, 대법원장 탄핵만큼이나 좋은 명분이 없지 않은가"라고 말했다.


다만 정치권에선 조 대법원장 탄핵이 이뤄질 경우, 보수 지지층뿐 아니라 범진보 지지층도 결집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국민의힘이 가져갈 반사이익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히려 그동안 국민의힘이 반사이익을 얻은 이슈는 이재명 정부의 인사 문제가 영향을 미쳤으며, 쟁점 사안에 대해선 크게 효과를 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박창환 장안대 특임교수는 "국민의힘이 반사 효과가 컸던 사안은 이재명 정부의 인사 문제거나, 국민 누가 보더라도 민주당이 잘못하고 오만했던 사안이었다"며 "반면 논란의 여지가 있는 사안에 대해선 상대적으로 반사 효과를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 대법원장 책임론에 공감하는 여론이 50%가 되는데, 이 대통령이나 민주당 지지율보다 높다"며 "대법원장 탄핵 관련해선 결국 국민 의견이 갈린다는 의미이며, 민주당 입장에선 최악의 상황이 아니라는 의미기도 하다. 역풍이 불긴 하겠지만, 양측 모두 지지층이 결집할 수 있기 때문에 정당 지지율 면에선 눈에 띄게 반사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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