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폭발 대응으로 지뢰 제거 작전 소개
北 지뢰로 우리 장병 부상은 객관적 사실
軍, '도발 시 응징' 인식 심어줄 기회 놓쳐
강신철 국방부 장관이 지난 7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 참석하기 위해 회의실로 들어서고 있다. ⓒ뉴시스
한 달 전 일이다. 지난달 21일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에서 북한군이 매설한 지뢰가 폭발했다. 우리 군은 북한의 도발로 규정하며 지난 5일 해당 지역에 지뢰 제거 작전을 단행했다. 강신철 국방부 장관은 "우리 DMZ 역사상 사실 처음 있는 일"이라고 의미를 부여하며 치켜 세웠다. "단호한 대응"이라고 작전을 소개한 강 장관은 "필요한 조치를 계속 해 나갈 것"이라면서 "많은 다양한 생각들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강 장관은 북한이 매설한 지뢰로 확인될 경우 "합당하고 상당한, 거기에 상응하는 그런 대응과 조치가 필요하고, 그렇게 해 나가겠다"고 공언했다. DMZ 폭발에 대해 우리 군은 북한군이 매설한 지뢰가 원인이라고 최종 판단했다. 그런 우리 군이 선택한 공개적 대응은 아군 지역에 매설된 적 지뢰를 제거하는 작전뿐이었다.
누구의 말처럼 이번 지뢰 폭발이 "불의의 사고"일 수 있다. 북한이 공격 의도를 가지지 않은 상황에서 발생한, 북한이 군사분계선(MDL)을 오판한 상황에서 지뢰를 매설했고, 예기치 못하게 우리 군이 피해를 입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건 북한의 행위에 의해 우리 장병이 유형의 부상을 당했다는 객관적 사실이다. 의도는 그저 참작 요소일 뿐, 피해 자체에 대한 상응한 조치는 취해야 해야 하는 것이 옳다는 지적이 상당하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로 대응하는 게 가장 비례적이고, 이견이 적은 방식이다. 오히려 북한이 먼저 도발한 행위에 책임을 물어 더 강력한 대응을 할 수도 있었다. 적이 매설한 지뢰를 우리 군이 '친절하게' 제거하는 게 어떻게 단호하고, 상응한 조치에 해당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군 안팎의 분위기를 국방부가 읽지 못하는 것인지, 아니면 애써 무시하는 것인지 여전히 의문이다.
갈등의 해결은 외교와 정치의 영역이고, 군은 군사적 판단만 하면 된다. 하지만 우리 군은 북한에게 '도발 시 응징'이라는 명확한 인식을 심어줄 기회를 놓쳤다. 강경 대응으로 북한의 사과까지 얻어낸 2015년 목함지뢰 사례를 겪었음에도 말이다. 지금의 우리 군은 '대북 유화책'이라는 정부의 방향성 아래 피해 장병들을 정치적 희생양으로 만든 것이나 다름 없다. 국가를 위해 헌신하다 신체에 회복할 수 없는 부상을 입은 그들의 자긍심은 누가 보상해줄 수 있나. 지뢰 폭발 사고가 발생한지도 벌써 한 달이다. '도발'이라고 규정했으면서도 북한의 눈치보기에 급급해 소극적인 대응에 그친 군에 국민의 신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우리 군이 어물쩍거리는 사이 북한은 19일 적반하장으로 "대남확성기 방송 재개를 검토하고 있다"고 위협까지 했다. 무엇하나 북한보다 앞서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강 장관이 장관으로 임명되기 전 출연한 유튜브 영상이 한때 화제가 된 적이 있다. 해당 영상은 현재 조회수가 300만 회를 넘었다. 그는 '돈키호테'를 좋아한다고 했다. 자연인 신분이었던 그를 향해 사람들은 '진정한 군인'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해당 영상에 달린 댓글은 비난일색이다. 문민 국방장관에 실망한 국민들이 정통 군 출신 인사에게 거는 기대는 '사이언스'니 '아트'니 하는 화려한 언변이 아니다. '뮤지컬 장관'은 더더욱 아니다. 국군에 대한 자부심을 지켜줄 줄 아는 '진짜' 군인이다. 군은 국가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존재한다. 그리고 우리 국민이 적의 도발 행위에 피해를 입었다. 무슨 말이 더 필요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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