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협의하겠다더니 왜 안 했나"
11년째 운영에도 대출자 '605명' 그쳐
유홍림 "도서관 운영위에서 검토"
박정훈 "검토 결과 의원실에 알려달라"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이 2025년 10월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원자력안전위원회 등에 대한 2025년도 국정감사에서 욕설 논란과 관련해 신상 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이 서울대학교의 '시진핑 기증도서자료실' 운영 문제를 재차 도마 위에 올렸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정부와 협의하겠다고 밝힌 유홍림 서울대 총장이 1년이 지나도록 별다른 후속 조치를 취하지 않은 점을 집중 추궁하자, 유 총장은 도서관 운영위원회 차원에서 관련 사안을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박 의원은 16일 국회 교육위원회의 서울대 국정감사에서 유 총장을 향해 "서울대에 지금 시진핑 자료실이 있지 않느냐"며 "지난해 국감에서 자료실 폐쇄 문제는 서울대 혼자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했는데, 그렇다면 누구에게 허락을 받아야 하느냐"고 물었다.
유 총장이 자료실 설치 당시 상황을 설명하려 하자 박 의원은 "그건 다 안다"며 "2020년부터 올해 9월까지 이용자가 605명에 불과하다. 36평이나 되는 공간에 시진핑이 앉았던 의자까지 아직 보관하고 있는데 그 의자를 왜 보관해야 하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어 "우리나라 국부인 이승만 대통령이나 산업화의 주역인 박정희 대통령의 의자를 보관하는 공간이 있느냐"며 "우방인 미국 대통령이 강연을 왔다고 별도의 자료실을 만든 적이 있느냐"고 반문했다.
박 의원은 지난해 국감에서 나온 유 총장의 답변도 문제 삼았다. 그는 "정부와 협의하겠다고 말씀하셨으면 했어야 하지 않느냐"며 "왜 협의하지 않았느냐"고 질타했다.
이에 유 총장은 중국대사관이나 외교부 등 관계기관과 자료실 폐지에 관한 직접적인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취지로 답했다.
그러자 박 의원은 "총장님이 직접 발언한 것인데 실무자들이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하면 안 된다. 국민이 납득하겠느냐"며 재차 후속 조치를 요구했다.
유 총장은 "도서관 운영위원회에서 검토하겠다"고 답했고, 박 의원이 논의 결과를 의원실에 알려줄 수 있느냐고 묻자 "앞으로 관련해서 알려드리겠다"고 밝혔다.
서울대학교 시진핑 도서관 총 대출 횟수. ⓒ박정훈 의원실
자료실 존치 필요성을 둘러싼 공방도 이어졌다. 박 의원은 "이름이 굳이 시진핑이어야 하느냐"며 "시진핑이 우리에게, 서울대에 해준 게 있느냐"고 물었다. 이어 "36평 공간을 학생들이 이용하지도 않는데 서울대가 방치하면 중국 눈치를 보는 것처럼 오해하는 국민도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 총장은 "당시 도서관 규정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며 "현재는 중국 연구를 위한 자료실로 사용하고 있고, 중국대사관에서도 요청하는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본지는 지난 6일 박 의원이 서울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토대로 시진핑 자료실이 주한중국대사관과 별도의 기증 협약 없이 11년째 운영되고 있다고 단독 보도했다. 운영 기간은 물론 명칭 유지나 폐쇄·변경 조건도 정해져 있지 않아 사실상 기한 없이 '시진핑'이라는 이름을 내건 공간을 유지할 수 있는 구조라는 게 골자다.
당시 서울대가 제출한 답변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감 이후 자료실 폐지 등 후속 조치와 관련해 정부 및 관계기관, 주한중국대사관 등과 협의한 사실도 없었다. 서울대는 자료실 설치와 운영이 중국 측과의 협약이 아닌 중앙도서관 내부 지침에 근거한다고 설명했다.
자료실 이용 실적도 제한적이었다. 대출 서비스가 시작된 2020년 7월부터 올해 9월까지 누적 대출 건수는 1475건, 대출자 수는 605명으로 집계됐다. 올해 들어서는 9월까지 58명이 총 122건을 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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