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발언권 막는 '무소불위' 與 위원장
"나 같으면 자살"…박지원, 막말 파장
"국회법 위반이 아니라"…원내선 토로
野 탄압에 "노련함 갖춰야" 목소리도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정감사 현안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정부의 국정을 감사하는 국회 국정감사가 2주차에 접어들면서, 과반 의석을 확보한 여당의 야당 탄압이 도를 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야당 위원을 향해 막말하거나 발언권 정지, 급기야 국정감사에서 배제시키는 등 견제가 과도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여당의 압박에 저항하고 있지만, 일단 수석 열세 때문에 대응책을 고심하는 분위기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14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통해 여당이 이진숙 의원 등 인사에 대해 제명과 징계를 거론하는 것에 대해 "현재로서는 원내 차원에서 특별하게 대응하지는 않고 있다"면서도 "국회의원 개개인뿐만 아니라 국민도 표현의 자유가 있는 것 아니겠느냐. 그런 측면에서 과도한 공격에 대해서는 굉장히 심각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현재 여당은 이 의원뿐만 아니라 주진우 의원에 대해서도 제명을 추진하는 한편, 추진이 어렵다면 일정 기간 국회의원 활동을 정지하는 방안까지 거론하고 있다. 이들이 각각 5·18민주화운동 재조명 토론회 개최와 이재명 대통령을 겨냥해 '이재 명을 끊을 때'라고 밝혀 논란이 불거지자, 이를 고리로 공세를 펼치는 것이다.
이들에 대한 여당의 공세는 국정감사장에서도 이뤄지고 있다. 이 의원이 소속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12일 이 의원을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제척하는 안건을 여당 주도로 처리했다. 이 의원이 방통위원장 재직 당시 직무가 감사의 주된 내용이라 이해충돌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이 문제로 삼는 것은 '형평성'이다. 이 의원은 과거 방통위원장 시절 탄핵으로 인한 직무정지 때문에 실제 근무 기간이 3~4개월에 불과하다. 반면 같은 방통위 출신인 김현 민주당 의원은 3년간 상임위원과 부위원장을 역임했음에도 지난 2024년 과방위 국정감사에서 제척이나 회피 대상이 되지 않았다.
국민의힘은 여당이 국정감사를 의도적으로 방해할 목적으로 이 의원을 제척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과방위 소속 야당 의원들은 성명서를 통해 "제척 공방으로 국정감사가 3시간 가까이 멈춰 섰는데, 국민을 대신해 방미통위와 방미심위를 따져 물어야 할 시간이 야당 의원 한 명을 몰아내는 데 허비된 것"이라면서 "오늘의 사태는 명백한 국정감사 방해"라고 지적했다.
법제사법위원회에서도 야당 의원에 대한 잇따른 발언권 정지 논란이 잇달아 불거지고 있다. 서영교 민주당 의원이 위원장으로 있는 법사위에선 하루 만에 야당 위원 두 명의 발언권이 정지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서 위원장은 지난 6일 대법원 등 기관을 상대로 한 국정감사 과정에서 박형수·김태규 의원의 발언권을 정지시켰다. 서 위원장은 야당이 국정감사 진행 과정에서 고성을 지르는 등 질의를 방해했다는 이유를 들었지만, 야당은 국정을 감사할 권한을 빼앗은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이 10월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김승원 법무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발언에 항의하고 있다. ⓒ뉴시스
국정감사 도중 야당 위원과의 논쟁 과정에서 여당 위원이 막말로 대응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전날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주 의원을 향해 "내가 법률비서관이었으면 자살한다"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 대통령의 골프 의혹과 관련해 주 의원과 공방을 펼치던 과정에서 나온 발언이었다. 주 의원은 서 위원장에게 윤리위 제소를 요구했지만, 서 위원장은 확인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응하지 않았다.
야당이 국정감사에서 수세에 몰릴 수밖에 없는 이유는 수적으로 열세하기 때문이다. 현재 법사위와 과방위 등 상임위에서 야당의 반발이 고조되고 있는데, 이들 상임위의 위원장이 모두 민주당 소속이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 논란의 김용범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인사농단 의혹의 김현지 청와대 제1부속실장 등 인사의 증인·참고인 채택이 이뤄지지 않은 것도 정무위와 운영위 위원장이 민주당 소속이라는 점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이 의원 제척 관련해선 개인적으론 우리가 여당에 빌미를 주지 않았으면 하지만, 과거보다 민주당의 탄압이 날로 강해지는 느낌"이라면서 "지금 여당은 하나만 걸리면 놓지 않겠다는 생각이 강해서 노련하게 대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원내에선 여당의 국정감사 방해가 도를 넘었다고 판단하고 있다. 야당 위원들의 국정감사 권한을 침해한 것도 문제지만, 정치적인 목적으로 제명을 추진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원내 핵심 관계자는 "현재로선 움직임만 보이고 있는 탓에 대응하기엔 어렵다"면서도 "실제로 시도에 나선다면 당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저지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다만 여당의 국정감사 방해 논란에 대해선 "현실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여당이 국회법을 위반했다면 우리도 나름 대응할 수 있지만, 현재 여당이 가하는 제재가 이유가 있기 때문"이라면서 "결국 야당의 탄압에 대해 국민에게 호소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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