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노메논' 1조 경제효과, 연구용역도 전에 추산…불거지는 황교익 책임론

오수진 기자 (ohs2in@dailian.co.kr)

입력 2026.10.14 17:42  수정 2026.10.14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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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익, 연구용역 계약 전 '패노메논 경제효과 잠정치' 전달 인정

관객 52만명에 BTS 공연 효과 단순 적용…졸속 추산 논란

보은 인사 논란 재점화…배현진 "靑 지시·압박 여부 확인"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한국관광공사 등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 및 유관기관 국정감사에서 황교익 한국문화관광연구원장에게 질의하고 있다. ⓒ뉴시스

대통령 직속 대중문화교류위원회가 국고 지원 초대형 K팝 공연 사업 '패노메논'의 경제효과가 1조 원에 달한다고 홍보한 가운데, 해당 수치를 산출한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정식 연구용역 계약을 체결하기도 전에 추산 결과안을 제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효과 산출 과정에서 단순 곱셈에 의존한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부실 추산 논란이 일고 있는 한편, 연구원을 이끄는 황교익 원장의 보은 인사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1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문화관광연구원(문광연)은 지난 7월 13일 대중문화교류위원회(대중위)에 패노메논의 경제효과를 1조 원으로 추산한 결과안을 제출했다.


문제는 결과안 제출 시점이다. 문광연은 결과안을 제출한 다음 날인 7월 14일 정식 연구용역 계약을 체결했고, 실제 연구 착수일은 7월 20일이었다. 연구용역은 오는 11월 11일에야 종료될 예정이다. 정식 연구가 시작되기도 전에 경제효과 추산 결과부터 제출한 셈이다.


경제효과 산출 방식도 도마 위에 올랐다. 문광연은 서울아레나와 킨텍스의 최대 수용인원에 공연일 6일을 곱해 총관객을 52만명으로 가정했다. 여기에 지난 4월 고양시에서 열린 BTS 공연 관람객의 1인당 추정 경제효과를 곱해 1조 원이라는 수치를 도출했다. 공연 규모와 관람객의 소비 특성 등을 구체적으로 분석하기보다 예상 관객 수에 기존 BTS 공연의 1인당 경제효과를 단순 적용한 것이다.


이처럼 추정 단계에 불과한 수치가 확정적인 사업 성과인 것처럼 홍보되면서 경제효과 산출의 신뢰성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1조 원은 세계적인 음악 축제인 미국 코첼라의 연간 경제효과로 알려진 약 5000억 원의 두 배에 달하는 규모다.


앞서 황교익 원장은 이날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배 의원이 연구용역 계약 체결 전에 경제적 파급효과를 산출한 경위를 따져 묻자 "(용역) 계약 전에 제공한 수치는 잠정 추정치"라고 답했다. 이어 "연구 과정에서 필요한 자료를 빠르게 제공하는 경우도 있다"며 "최종 보고서는 다음 달에 나온다"고 설명했다.


이번 논란을 계기로 황 원장의 인선 과정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지난 4월 17일 취임한 황 원장은 2021년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 시절 경기관광공사 사장에 내정됐다가 전문성 논란 등이 불거지자 자진 사퇴한 인물이다. 이재명 정부 출범 후 문광연 원장으로 임명될 당시에도 문화예술계 인사 900여 명이 전문성 부족과 친명 인사 논란 등을 이유로 임명에 반대했다.


문광연은 문화예술과 관광산업의 진흥을 위한 연구·조사·평가를 수행하는 법정 국책연구기관이다. 정부 정책의 타당성과 경제적 파급효과를 객관적으로 분석해야 할 기관이 정식 연구용역 계약 체결 전에 추산 결과안을 제출하고, 해당 수치가 정부의 대대적인 홍보에 활용됐다는 점에서 연구의 독립성과 신뢰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배 의원은 "국책연구기관이 계약서에 도장도 찍기 전에 1조원이라는 숫자부터 정부에 갖다 바쳤다"며 "연구를 통해 결과를 도출한 것이 아니라, 정부가 홍보할 숫자부터 만들어놓고 연구를 끼워 맞춘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어 "전문성도 검증되지 않은 친명 낙하산 인사가 국책 연구 기관의 수장이 된 뒤 벌어진 일이라는 점에서 더욱 심각하다"며 "대중위와 문체부, 청와대의 지시·압박으로 경제효과를 졸속 추산해 제공한 건지 철저히 확인하겠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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