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년 들판은 4대강 보 덕분"
가뭄·공업용수에 보 철거론 주춤
국회서 ‘4대강 의원' 별칭 회고
409억 반납 영덕, 보상은 누가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이명박 전 대통령이 13일 낙동강 상주보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페이스북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4대강 보 해체를 저울질하는 이재명 정부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극심한 더위와 가뭄 속에서도 올해 낙동강 유역 들판이 풍년을 맞은 것은 보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이 도지사는 정권에 따라 백지화와 재추진을 오간 영덕 원전 사례를 들며 국민과 미래를 기준으로 정책을 펴 달라고 요구했다.
이 도지사는 14일 페이스북에 "금년처럼 가뭄에 4대강 보가 없었다면 황금 들판이 있었겠나 생각하면 아찔하다"고 썼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낙동강 상주보 방문에 동행한 뒤 올린 글이다. 이 전 대통령은 13일 상주보에 들러 방명록에 '감회가 새롭고 국민에게 사랑받는 보가 되기를 소망합니다'라고 적었다.
이 도지사는 이 전 대통령이 정부가 여전히 4대강 보 철거 계획을 갖고 있다고 지적하며, 선진국 강 가운데 보가 설치되지 않은 곳은 없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 전 대통령은 미국 미시시피강과 프랑스 센강을 사례로 꼽았다. 두 강에는 20~30개의 보가 설치돼 화물선과 관광선이 운항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 같은 모습을 직접 본 것이 4대강 사업의 출발점이 됐다고 회고했다.
"풍년 들판의 배경 모르는 이들 있어 답답"
이 도지사는 "4대강 사업으로 인해 풍년 들판이 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도 있다니 답답하다"고 밝혔다.
4대강 사업이 진행되던 무렵의 국회 상황도 되짚었다. 그는 "제가 국회의원 시절 4대강 사업이 한창 진행 중이었는데, 상임위만 열리면 민주당 의원들의 사업 반대 투쟁이 심해서 ‘4대강 의원'이라는 별칭으로 불릴 정도였다"고 전했다.
정부를 향한 쓴소리도 이어졌다. 이 도지사는 "국가 운영에는 미래를 보고 해야 한다는 것이 증명됐는데도 아직도 잘못됐다며 파손하고 원상 복구하겠다고 하다가, 최근 가뭄과 반도체 건설에 공업용수가 무진장 필요하자 다소 주춤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정부는 최근 4대강 재자연화 관련 용역 보고서를 발간하는 등 보 해체를 포함한 다양한 방안을 열어 두고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낙동강 8개 보 가운데 상주·낙단·구미·칠곡보 4곳이 경북에, 강정고령·달성보 2곳이 대구에 있다.
"409억 원 반납한 영덕, 그 상처는 누가 보상하나"
이 도지사의 비판은 원전 정책으로 이어졌다. 그는 "경북 영덕에 원전 건설이 확정돼 진행 중이던 것을 문재인 정부 시절 무산시켰다가 최근 다시 그 자리에 재확정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영덕군은 원전 무산에 따른 지원금 380억 원을 이자까지 붙여서 반납하면서 많은 고통과 군민 간 갈등이 심했는데, 이에 대한 보상은 누가 해주나"라고 반문했다.
영덕 천지원전 1·2호기는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선언으로 2017년 백지화됐다.
이에 따라 군은 원전 유치 대가로 2014~2015년 받은 특별지원사업 가산금 380억 원을 반납해야 했다. 2021년 8월 이자를 포함한 409억 원을 돌려준 뒤 회수 처분을 취소해 달라는 소송을 제기했으나, 1심과 2심 모두 패소했다. 그사이 예정 부지 주민들은 장기간 재산권 행사에 제약을 받았고, 지역사회는 찬반으로 갈라져 깊은 갈등을 겪었다.
9년이 지나 상황은 원점으로 돌아왔다. 한국수력원자력 신규원전 부지선정평가위원회는 지난 6월 17일 옛 천지원전 부지인 영덕읍 석리·노물리·매정리와 축산면 경정리 일원을 신규 대형원전 2기 건설 부지로 최종 선정했다. 1.4GW급 한국형 원전 APR1400 2기가 건설되며, 2037년과 2038년 차례로 준공하는 것이 목표다.
이 도지사는 정부를 향해 "제발 국민과 미래를 보고 정책을 펴주기를 희망한다"며 글을 끝맺었다.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