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피해자 4만5122명…1년 새 87.9% 급증
18개 은행 중 피해보상 보험·자체보상 운영 9곳뿐
5년간 보험 청구액 4억2800만원 중 지급액 1억900만원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지난해 은행 고객의 보이스피싱 등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액이 5870억원까지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 규모가 급증하고 있지만 은행권의 피해보상 보험은 절반가량의 은행에서만 운영되고 실제 보험금 지급도 지난해 9건에 그쳤다.
20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민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은행권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자는 총 13만2923명, 피해액은 1조2092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최근 들어 피해 규모가 가파르게 커졌다. 연도별 피해액은 2021년 1120억원에서 2022년 915억원으로 줄었다가 2023년 1411억원, 2024년 2776억원, 지난해 5870억원으로 급증했다.
지난해 피해액은 2021년의 5배를 넘어섰다. 피해자 수도 2021년 2만2637명에서 지난해 4만5122명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특히 2024년 2만4013명과 비교하면 1년 만에 87.9% 증가했다.
은행별로 최근 5년간 피해액이 가장 컸던 곳은 KB국민은행으로 피해자 3만1908명, 피해액 3179억원이었다. 이어 우리은행 1만7382명·1813억원, NH농협은행 1만9036명·1632억원, 신한은행 1만7098명·1395억원, 카카오뱅크 1만870명·825억원 순이었다.
그러나 피해 증가세와 비교해 은행권의 피해보상 제도 운영은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렀다. 올해 8월 기준 고객 대상 보이스피싱 피해보상 보험을 운영하는 은행은 국민·신한·우리·하나·전북·농협·기업은행 등 7곳이다.
iM뱅크와 SC제일은행, 한국씨티은행, 카카오뱅크, 광주·부산·경남·제주·수협은행 등은 피해보상 보험을 운영하지 않고 있다.
토스뱅크와 케이뱅크는 보험 대신 자체 보상제도를 두고 있다. 토스뱅크는 전체 고객을 대상으로 '안심보상제'를 운영해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접수된 보상 청구 463건 가운데 137건에 보상금을 지급했다.
케이뱅크도 자체 재원을 활용한 '명의도용전액보상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지급 실적은 없다.
보험을 통한 실제 피해보상 규모도 크지 않았다. 토스뱅크의 자체보상 프로그램을 제외하면 최근 5년간 은행권 피해보상 보험 청구는 45건으로, 이 가운데 보험금이 실제 지급된 사례는 21건이었다. 국민은행에서 37건이 청구돼 이 중 18건에 보험금이 지급됐다.
같은 기간 전체 보험금 청구액은 4억2800만원이었지만 실제 지급액은 1억900만원으로 청구액 대비 25.5% 수준이었다.
특히 지난해 은행권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액이 5870억원에 달했지만 피해보상 보험금이 지급된 사례는 9건에 불과했다.
박민규 의원은 "고객 대상 보이스피싱 피해보상 보험을 운영하는 은행 자체가 많지 않고, 가입 요건도 특정 상품 가입이나 연령·교육 이수 등으로 제한돼 실제 가입자와 보험금 지급 실적이 매우 적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더 많은 국민이 보이스피싱 피해회복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은행들이 피해보상 보험서비스 정책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며 "'무늬만 피해보상' 제도에 그치지 않도록 보장 대상과 가입 요건이 지나치게 까다롭지는 않은지 점검하고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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