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호우 뒤 배수로 막힘·겉흙 유실 확인
토양 표면 아닌 뿌리 분포 깊이서 건조·과습 여부 직접 확인
수확 뒤 깊이갈이·심토파쇄…봄철 토양검정 후 필요한 만큼 웃거름
농촌진흥청 전경. ⓒ데일리안 배군득 기자
올여름 폭염과 가뭄, 집중호우를 겪은 더덕·도라지·황기 재배지는 가을철 배수 상태와 토양 수분을 점검해야 한다. 여러 해 재배하는 뿌리 약용작물은 올해 달라진 토양 환경의 영향이 내년 생육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더덕과 황기는 흙의 깊이가 40~50㎝ 정도이고 물 빠짐과 수분 보유력, 통기성이 좋은 토양이 알맞다. 이듬해 봄에는 토양 산도와 염류 농도 등을 검사한 뒤 작물 상태에 맞춰 비료를 줘야 한다.
농촌진흥청은 20일 여름철 이상기상 피해를 본 여러해살이 약용작물의 안정적인 생육을 위해 토양 환경을 철저히 관리해 달라고 20일 당부했다.
폭염과 가뭄이 이어진 재배지는 토양 수분이 줄면서 작물의 수분과 양분 흡수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 반대로 집중호우가 내리면 토양 빈틈이 물로 채워져 산소가 부족해지고 축축한 상태가 장기간 이어질 수 있다.
또 경사지나 두둑의 겉흙과 양분이 쓸려 내려가고 기존 물길이 바뀌기도 한다. 토양이 젖은 상태에서 사람이나 농기계가 반복해서 이동하면 흙이 단단하게 다져진다. 토양 다짐이 심해지면 물과 공기의 이동도 어려워진다.
같은 밭에서 겨울을 난 뒤 이듬해까지 자라는 약용작물은 가을철 물 빠짐과 흙의 깊이, 통기성, 수분 보유 능력을 함께 살펴야 한다.
재배 농가는 집중호우 때 물이 오래 고였던 곳을 먼저 확인해야 한다. 고랑과 배수로가 흙이나 식물 잔재로 막혀 있는지도 살펴야 한다. 이와 함께 두둑이 무너지거나 겉흙이 유실돼 뿌리가 드러난 곳이 없는지 확인한다.
작물이 계속 자라는 밭에서는 깊이갈이나 땅속의 단단한 층을 깨는 심토파쇄 작업을 하기 어렵다. 재배 중에는 물길을 정비하고 적정한 토양 수분을 유지해 현재의 뿌리 환경을 안정시키는 일이 우선이다.
토양 표면만 보고 건조하거나 습한지를 판단해서도 안 된다. 실제 뿌리가 분포하는 깊이의 흙을 손으로 쥐어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흙이 지나치게 말라 쉽게 부서지는지, 반대로 물기가 많아 질척이는지를 살피고 겨울 전까지 과도한 건조와 과습이 반복되지 않도록 관리한다.
토양 다짐과 배수 불량이 반복되는 곳은 작물을 수확한 뒤나 다음 재배지를 만들 때 토양을 개선해야 한다. 깊이갈이와 심토파쇄, 배수로 정비 등을 통해 물과 공기가 이동하고 뿌리가 충분히 뻗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방식이다.
아울러 땅이 녹고 작물 생육이 시작될 때나 봄철 비료를 주기 전에는 토양의 양분 상태와 산도, 염류 농도를 검사해야 한다. 더덕과 황기 재배지에는 토양 산도 pH 6.0~6.5, 염류 농도 2.0dS/m 이하 범위를 적용하고 있다.
토양 검정은 재배지를 대표하는 여러 지점에서 흙을 채취해 가까운 시·군 농업기술센터에 의뢰하면 된다. 양분 부족을 우려해 모든 밭에 같은 양의 비료를 주기보다 토양검정 결과와 작물별 웃거름 기준, 생육 상태를 고려해 필요한 양만 보충해야 한다.
박부희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특용작물재배과장은 “여러 해 재배하는 뿌리 이용 약용작물은 여름철 이상기상의 영향을 받은 토양에서 겨울을 나고 다음 해 생육을 이어간다”며 “올해 토양수분 관리부터 이듬해 봄 토양 물리성과 토양 검정까지 단계적으로 관리해 안정적인 뿌리 환경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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