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호 NYPC 출제위원장·최연진 넥슨 사회공헌팀장 인터뷰
"LLM이 기존 알고리즘 문제 너무 잘 풀어…AI 막는 방식 한계"
바이브코딩만으로도 NYPC 본선 진출 가능해
"코딩 실력보다 문제 해결력 본다"
김진호 NYPC 출제위원장(오른쪽)과 최연진 넥슨 사회공헌팀장(왼쪽)이 29일 NYPC 2026 파이널 라운드 현장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데일리안 박상준 기자
"AI가 기존 알고리즘 문제를 너무 잘 풉니다. 그렇다면 AI를 막을 게 아니라 아예 열어놓고, AI를 어떻게 활용하는지를 겨루는 편이 낫다고 판단했습니다."
넥슨이 11년째 이어온 '넥슨 청소년 프로그래밍 챌린지'를 올해 '넥슨 영 프로그래머스 컵(NYPC)'으로 전면 개편한 배경이다. 사람이 정답을 찾도록 설계된 기존 알고리즘 문제를 AI가 손쉽게 풀기 시작하면서 'AI 사용 여부를 가려내는 대회'를 유지하기보다 AI를 도구로 사용하는 새로운 문제 해결 방식을 평가하기로 했다.
김진호 넥슨 알고리즘연구팀장 겸 NYPC 출제위원장과 최연진 넥슨 사회공헌팀장은 29일 서울 강남구 지스퀘어에서 열린 'NYPC 2026 파이널 라운드' 현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대회 개편 배경을 이같이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기존 넥슨 청소년 프로그래밍 챌린지를 "수학 문제를 푸는 것과 비슷한 대회였다"고 표현했다. 주어진 입력에 맞는 출력을 가장 정확하고 효율적으로 만들어내는 알고리즘을 코딩하고, 정답 여부를 채점하는 방식이었다.
문제는 LLM의 발전 속도였다. 그는 "AI가 기존 스타일의 문제를 워낙 잘 푼다"며 "온라인 예선에서는 참가자가 AI를 사용했는지 정확하게 판단할 현실적인 방법도 없었다"고 말했다.
결국 방향을 뒤집었다. 생성형 AI 사용을 공식 허용하는 대신 AI가 한 번의 명령 만으로 답을 만들어낼 수 없는 문제를 만들었다. 올해 루키 트랙(청소년부)에서는 제한된 시야로 맵을 탐색하며 코인을 모으는 AI를, 마스터 트랙(성인부)에서는 자원을 확보하고 병력을 생산해 상대 본부를 파괴하는 AI 에이전트를 설계하도록 했다.
김 위원장은 "참가자가 문제를 AI에게 주고 자신이 생각하는 풀이 방향을 함께 입력하면 AI가 코딩을 대신하는 식"이라며 "AI를 코딩을 대신해주는 도구로 활용할 수 있는 대회를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AI에게 모든 것을 맡기는 대회는 아니다. 넥슨은 하나의 AI가 다시 여러 보조 AI에 일을 나눠주는 '서브 에이전트' 기능 등을 제한했다. 비싼 AI 서비스나 더 많은 에이전트를 사용할수록 유리한 구도가 만들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예선에서는 참가자의 AI 대화 로그를 확인할 수 있는 절차도 마련했다.
김 위원장은 "AI를 활용하더라도 참가자가 어떤 방향으로 AI를 이끄느냐에 따라 성적이 갈리도록 문제를 디자인했다"고 말했다.
실제 경기장에서도 의도했던 변화가 확인됐다는 평가다. 팀전인 마스터 트랙에서는 참가자들의 토론이 계속됐다.
최 팀장은 "뒤에서 점수를 보고 있으면 순위가 실시간으로 계속 바뀌었다"며 "참가자들이 그만큼 전략을 계속 수정하고 있다는 의미여서 정답 없는 문제와 협업을 강조한 취지가 구현되고 있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김진호 NYPC 출제위원장이 이번 파이널 루키트랙 문제로 출제된 '슈퍼루키' 게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데일리안 박상준 기자
AI 도입은 참가자 구성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진입장벽부터 크게 낮아졌다. 루키 트랙의 경우엔 과거에는 알고리즘과 수학을 별도로 공부한 학생들이 상대적으로 강했다면, 올해는 프로그래밍 경험이 많지 않아도 AI와 함께 문제를 풀면서 예선을 통과하는 사례가 나왔다.
이번 파이널 라운드에는 프로그래밍 언어를 능숙하게 사용하지 못하면서도 바이브 코딩만을 활용해 예선을 통과한 참가자도 있었다.
김 위원장은 "대부분 참가자가 모든 코드를 직접 작성하기보다 AI의 도움을 많이 받아 작업했다"고 말했다.
올해부터 정규 트랙이 된 대학생 부문과 해외 참가 역시 확대 가능성을 보고 있다. 지난해 파일럿으로 운영한 대학생 대회가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마스터 트랙으로 정식 편입됐다.
주최측은 또 하나의 유의미한 성과로 NYPC의 글로벌 대회화 가능성을 꼽았다. 이번 대회에 처음으로 베트남 대학생들의 신청을 받으면서다. 넥슨은 현지 대학을 직접 찾아다니며 설명회를 열었고, 약 1000명이 참가를 신청했다. 세 팀이 온라인 예선을 뚫고 한국 파이널 라운드까지 올라오는 등 실력을 증명했다.
최 팀장은 이런 NYPC의 저변 확대를 게임회사만이 할 수 있는 사회공헌활동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게임회사로서 가진 개발 역량과 경험을 사회공헌에 활용하고 싶었다"며 "게임이 가진 전략과 협업의 특징을 문제에 담아 미래 세대가 다음 시대를 살아갈 힘을 키우는 데 기여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NYPC는 앞으로도 꾸준히 AI 시대에 맞춘 역량을 평가할 계획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10년 동안 NYPC는 코딩을 잘해야 도전할 수 있는 대회라는 이미지가 강했다"며 "이제는 문제를 끝까지 풀어보겠다는 끈기와 도전정신, 어떻게 해결할지 고민하는 능력이 좋은 성적으로 직결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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