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보안기업 9곳·고려대·숭실대·KISIA 합류
ⓒSK텔레콤
SK텔레콤이 대한민국 사이버 보안을 위한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에 나선다.
SKT는 업스테이지, 국내 대표 보안 기업, 대학,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KISIA)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추진하는 ‘사이버 보안 특화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사업에 참여 신청서를 접수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컨소시엄의 핵심은 국가대표 AI 모델과 실전 보안 데이터, 현장 검증이 맞물리는 구조다. 국가대표 AI 모델을 만들어온 정예팀이 모델을 개발하고, 보안 기업들이 실제 운영 현장의 데이터를 학습에 투입하며, 완성된 모델을 다시 현장에서 검증해 모델을 개선하는 방식이다.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해온 SKT·업스테이지, 보안 특화 위해 맞손
글로벌 보안 업계에서는 보안 특화 소형 AI 모델에 ‘AI 에이전트’를 결합해, 위협 탐지를 넘어 차단·조치까지 자동으로 수행하는 방식이 확산되고 있다. 반면 국내에서는 한국어 보안 데이터를 학습하고 국내 규제 체계를 이해하는 전용 AI 모델을 아직 만들지 못한 상황이다.
기업들이 운영하는 보안관제센터(SOC)의 부담도 상당하다. 국내 주요 관제센터는 하루 최대 1만건에 달하는 위협 경보를 처리하지만, 이를 분석할 보안 인력은 부족해 자동화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SKT는 국내 사이버 위협 환경에 맞는 AI 보안 서비스를 실증해 국가 보안 주권 확보에 힘을 보탤 방침이다.
SKT는 그동안 범정부 AI 사업에 참여해 메가프로젝트(인프라),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모델), 모두의 AI(서비스) 등 AI 풀스택(Full-Stack) 역량을 확산해왔다. 이번 사업에서는 컨소시엄 주관기업으로 사업 전반을 총괄하며, 업스테이지와 함께 모델 개발을 담당한다.
SKT와 업스테이지는 최근 과기정통부가 주관하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사업 2차 단계평가를 통과했다. 2차 평가를 통과한 3개 팀 가운데 2개 팀이 한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것으로, 국내에서 대규모 파운데이션 모델을 직접 개발해온 역량이 이번 사업에 집중되는 셈이다.
두 회사는 각각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로 개발해온 ‘에이닷엑스 케이(A.X K)’ 계열과 ‘솔라 오픈(Solar Open)’ 계열을 기반으로 보안 특화 모델을 개발할 예정이다. 이렇게 개발한 모델을 AI 에이전트와 결합하면 위협 탐지부터 조치까지 업무를 자동으로 처리할 수 있어, 관제 인력의 부담을 덜어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24시간 관제 노하우에 보안 전문성까지… 국내 대표 보안기업 9개사 합류
이번 컨소시엄의 또다른 강점은 보안 전문성이다. SKT는 앤트로픽(Anthropic) 등 글로벌 AI 기업의 초기 투자자로 참여하고 협력 관계를 유지해 최신 기술 흐름을 가까이서 지켜봐 왔다. 최근 해외에서 고성능 AI 모델을 사이버 방어에 활용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이를 국내 보안 환경에 맞게 적용하는 데 참고한다는 계획이다.
SKT는 국가 기간통신사업자로서 통신 인프라를 24시간 상시 관제하는 시스템과 운영 노하우를 갖추고 있다.
보안 거버넌스도 갖췄다.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 조직은 CEO 직속으로 편제돼 전사 보안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고 있다. CISO 산하 통합보안센터는 24시간 탐지·대응 체계를 가동하며, 현재 129명 규모의 전담 인력이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개인정보보호책임자(CPO) 조직까지 포함하면 149명 규모다.
CISO 산하에 화이트 해커 조직 ‘레드팀(Red Team)’을 별도로 두고 공격자 관점의 취약점 점검도 병행하고 있다. 이처럼 내부에 축적한 대응·복구 역량을 바탕으로 신뢰할 수 있는 공공 보안 AI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컨소시엄에는 ▲SK쉴더스 ▲시큐아이 ▲안랩 ▲이글루코퍼레이션 ▲라온시큐어 ▲스마트엠투엠 ▲에임인텔리전스 ▲지니언스 ▲파이오링크 등 국내 주요 보안 기업 9개사가 참여한다. 보안관제·네트워크·단말·인증 등 각 분야 대표 기업과 AI 모델 자체의 안전성을 검증하는 기업이 포함됐다.
이들 9개 보안 기업은 실제 보안 운영 현장에서 축적한 데이터를 학습에 투입하고, 자사 상용 제품과 관제 환경에서 모델을 검증하는 역할을 맡는다.
SK쉴더스는 국내 사이버보안 매출 1위 기업으로 약 1만 개 고객사의 보안관제를 수행하고 있다. 안랩은 자체 위협정보(TI) 인프라를 갖춘 국내 대표 정보보안 전문기업이다.
라온시큐어는 국가 모바일 신분증 구현을 비롯해 글로벌 인증 표준화 기구 FIDO 얼라이언스(Alliance) 임원사로 활동하는 AI보안·인증 플랫폼 기업으로, 국제 해킹방어대회 수상 경력을 보유한 화이트 해커 조직까지 갖췄다.
학계와 협회도 참여한다. 고려대학교·숭실대학교 산학협력단은 모델의 성능과 안전성을 개발 주체와 분리해 독립적으로 검증하고, 보안·AI 융합 전문인력을 양성한다.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KISIA)는 정보보호산업의 진흥에 관한 법률에 따라 설립된 국내 유일의 정보보호산업 법정법인으로, 정보보안과 물리보안 등 산업 전 분야에 걸쳐 350개 회원사를 두고 있다. 이번 사업에서는 개발 성과의 산업계 확산과 재직자 교육 연계를 추진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조동연 SKT AI Convergence 담당은 “국내 보안 현장의 데이터와 노하우를 국산 AI 모델에 담아 실전형 보안 AI 체계를 만들겠다”며 “국내 산학연이 함께 만든 역량으로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할 수 있도록 보안 AI 생태계를 넓혀가겠다”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추진하는 이번 ‘사이버 보안 특화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사업에는 SK텔레콤 외에도 네이버클라우드 컨소시엄이 참여를 신청했다.
과기정통부는 앞으로 제출 서류의 적합성 검토와 외부 전문가 발표평가 등을 진행하고, 9월 초 최종 평가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