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관합동조사단, 사고 원인·유출 대상·규모 등 조사…최종 결론 주목
탈퇴·휴면·제휴 계정 포함 여부 관건…1953만명 규모 달라지나
개보위 과징금 산정도 관심…관련 매출·위반행위 중대성 등 변수
티빙 로고. ⓒ티빙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사업자 티빙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대한 정부의 제재 수위가 조만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민관합동조사단은 사고 원인과 피해 규모 등 침해사고의 기술적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이와 별도로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여부를 조사 중으로, 위반이 확인될 경우 관련 매출액과 위반행위의 중대성 등을 따져 과징금 등 제재 수위를 결정할 전망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과기정통부는 지난 6월 티빙 개인정보 유출 사고와 관련해 민관합동조사단을 구성하고 사고 원인과 피해 규모 등을 조사해왔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도 티빙의 개인정보 유출 신고를 접수한 뒤 별도 조사에 착수했다.
앞서 티빙은 6월 3일 홈페이지를 통해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공개했다. 유출 항목은 아이디, 이름, 생년월일, 성별, CI, DI, 휴대폰 번호(마지막 4자리 암호화) , 이메일(도메인을 제외한 아이디 부분 암호화), 환불 계좌번호(암호화), 비밀번호(단방향 암호화) 등이다.
이번 유출은 티빙 이용자 개인정보가 저장된 데이터베이스(DB)에 신원 미상의 외부인이 비인가 접근해 개인정보 파일을 외부로 전송하면서 이뤄진 것으로 파악된다. 과기부와 개보위는 구체적인 침입 경위와 피해 규모, 안전조치 의무 준수 여부 등을 조사중이다.
이정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은 개인정보보호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토대로 최근 티빙 해킹 사건의 유출 규모가 1953만명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관건은 이 수치가 어떤 이용자·계정 범위를 포함하는지다. '1953만'이라는 숫자는 티빙의 유료 가입자와 월간활성이용자 수를 크게 웃돈다.
정부는 탈퇴·휴면 계정뿐 아니라 네이버·카카오 등 간편로그인 계정, 통신사·배달 플랫폼 등 제휴 서비스를 통해 생성된 계정까지 유출 대상에 포함됐는지를 조사해왔다. 제휴 채널을 통해 가입하거나 서비스를 이용한 이용자의 개인정보도 유출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개인정보 유출 피해를 당한 가입자 수는 계정 수를 크게 밑돌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민관합동조사단의 최종 조사에서는 해킹이 이뤄진 경위와 실제 유출된 개인정보의 종류·대상·규모, 티빙의 보안시스템 및 사고 대응조치의 적정성 등을 종합적으로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1953만명 집계의 구체적인 산정 기준과 중복 여부도 최종 조사 결과에서 가려질 전망이다.
티빙 개인정보 유출 공지. 티빙 홈페이지 캡처
조사단 발표에 이어 개보위의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여부 관련 과징금 산정도 이어질 전망이다. 과징금 산정에서는 위반행위와 관련된 매출액을 어떻게 산정할지가 주요 쟁점으로 꼽힌다.
티빙은 2025년 감사보고서에서 수익인식을 구독·유통·광고 매출로 구분하고 있다. 구독매출은 유료가입 상품 판매, 유통매출은 콘텐츠 사용권 제공, 광고매출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광고 서비스에서 발생한다.
따라서 이번 과징금 산정에서는 유출된 개인정보를 보유·관리한 서비스의 범위를 어디까지 볼지, 이에 따라 위반행위와 관련 없는 매출을 어디까지 제외할지가 쟁점이 될 전망이다.
티빙의 최근 3개 사업연도 영업수익 평균은 약 3893억원이다. 이를 기준으로 현행 과징금 상한인 3%를 단순 적용하면 최대 약 116억8000만원이다. 실제 과징금은 위반행위와 관련 없는 매출을 제외한 뒤 위반행위의 중대성 등을 반영해 결정된다.
위반행위의 중대성도 최종 과징금 산정에 영향을 미친다. 앞서 양청삼 개보위 사무처장은 7월 30일 열린 KT 과징금 부과 관련 브리핑에서 "과징금을 산정할 때 기본적으로 관련매출액이 기준이며, 그 다음 위반행위가 얼마나 중대한지 중대성 판단을 한다"고 밝혔다.
개보위는 유출 정보의 종류와 규모, 정보주체에게 미친 영향과 피해 정도 등을 종합해 위반행위의 중대성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근거로 개보위는 지난해 SK텔레콤에 1347억9100만원, 지난 7월 KT에 약 54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티빙의 이용자 보상 여부도 변수로 거론된다.
장현경 티빙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6일 2분기 실적설명회에서보상안 발표와 관련해 "9월이나 10월 시점에 오픈을 하게 될 예정"이라며 "고객한테 최대한 밸류가 가는 방향이면서도, 손익적으로 임팩트를 최대한 컨트롤 할 수 있는 방향으로 설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홍대식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관련 매출 산정에 대해 "‘해당 개인정보를 활용한 비즈니스인가’가 핵심 문제"라며 "티빙 측에서는 개인정보와 관련 없는 매출을 적극적으로 소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징금 '중대성' 판단에 대해서는 "개보위가 유출 규모뿐만 아니라 실제 피해 정도나 기업 보상안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할 것"이라며 "산출된 최종 금액이 유사 사례와 비교해 과도하지 않은지 재차 조정 과정을 거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의 개인정보 유출 관련 과징금·과태료 규모가 결정되고 이에 맞물려 보상안이 시행되면, 2분기 흑자전환한 티빙의 3분기 재무적 타격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티빙은 과징금이 매출액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만큼 통신사 등 대형 사업자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적은 과징금이 부과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장 CFO는 컨콜에서 "(정부의) 과징금·과태료 규모가 재무적인 영향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매출 베이스로 산출되기 때문에 타사 숫자와는 규모적으로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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