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옥죄던 美, 뒤로는 손잡았다…이란인 100여명 추방 공조

정인균 기자 (Ingyun@dailian.co.kr)

입력 2026.08.21 20:41  수정 2026.08.21 20:42

美·이란, 적대관계 속 이란인 추방 물밑 협력

이란 정부, 추방 대상자 명단 수정·추가 요청

인권단체 "망명 신청자도 포함"…정보 유출 논란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지난 6월17일 미국과 합의·서명한 종전 양해각서(MOU)를 손에 들어 보여주고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이 군사·경제적으로 첨예하게 대립하는 와중에도 이란인 추방 문제에서는 물밑 공조를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20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미국이민세관단속국(ICE)은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이란 당국과 협의해 미국에 체류하던 이란인 100여명을 본국으로 추방했다. 이들은 지난해 9월과 12월, 올해 1월 등 세 차례에 걸쳐 이란으로 보내졌다. 관련 내용은 전미이란계미국인위원회(NIAC)가 확보해 공개한 ICE 내부 이메일 수백건을 통해 확인됐다.


특히 이란 정부가 추방자 명단에 직접 개입한 정황도 포착됐다. 지난해 8월 한 ICE 관계자는 이메일에서 "이란 측 요청에 따라 몇 명을 추가했다"고 밝혔고, 다른 관계자는 이란 측이 명단 수정을 요청했다며 추방 절차를 서두르기도 했다. 첫 추방편이 출발하기 사흘 전에도 이란 측은 자국민 3명을 추가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 간 공조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지난해 6월 이란과 '12일 전쟁'을 치른 뒤에도 이어졌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테헤란 주민들에게 대피를 촉구할 정도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됐지만 ICE 내부에서는 이란인 추방이 우선순위로 다뤄졌다. 공식 외교 관계가 없는 탓에 일부 협의와 추방 항공편 운항에는 카타르가 중간 역할을 맡았다.


인권단체들은 추방자 가운데 이란 정부의 탄압을 피해 미국에 망명을 신청한 이들이 포함됐다며 반발하고 있다. 지난달 제기된 소송에서는 미국 정부가 이란 측에 망명 신청 관련 정보를 제공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미 국토안보부는 추방자들이 적법한 절차를 거쳤으며 망명 관련 비밀정보를 이란 정부에 넘기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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