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역대급 성과급' 60% 자사주로 지급...노사 잠정합의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입력 2026.08.20 14:26  수정 2026.08.20 15:48

올해 영업익 250조원 땐 PS 재원 25조원...1인 평균 7억원 추산

평균 기준 현금 2.8억원·주식 4.2억원...통합노조 반응 주목

경기 이천시 SK 하이닉스 본사(자료사진) ⓒ뉴시스

SK하이닉스 노사가 임금 6.3% 인상과 초과이익분배금(PS)의 60%를 자사주로 지급하는 내용의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지난해 PS 상한을 없애고 영업이익의 10%를 재원으로 삼기로 한 데 이어 이번에는 지급 방식을 손질하면서 산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 노조는 이날 오후 긴급 임시대의원대회를 열고 '2026년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구성원들에게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잠정합의안에 따르면 PS의 40%는 당해 연도 현금으로 지급하고 나머지 60%는 자사주로 지급한다. 주식 지급분 가운데 40%는 당해 연도 매도가 가능하고 20%는 이연 지급하는 방식이다. 임금 6.3% 인상과 사내 복지포인트 상향 등도 합의안에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합의한 PS 지급 체계에서 현금 비중을 크게 낮춘 것이 특징이다. SK하이닉스 노사는 지난해 PS 재원을 영업이익의 10%로 정하면서 기존 상한을 폐지하고 이 체계를 10년간 유지하기로 했다. 당시에는 PS의 80%를 당해 연도 현금으로 지급하고 나머지 20%를 2년에 걸쳐 각각 10%씩 이연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증권가 전망대로 SK하이닉스가 올해 연간 영업이익 250조원을 기록할 경우 PS 재원은 영업이익의 10%인 25조원에 달한다. 이를 전체 임직원 약 3만5000명으로 단순 계산하면 1인당 평균 약 7억원(세전)이다. 실제 지급액은 직급과 개인별 평가 등에 따라 달라지나, 잠정합의안의 지급 비율을 적용하면 평균 기준 약 2억8000만원을 현금으로 받고, 나머지 약 4억2000만원은 자사주로 받게 된다.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는 큰 틀은 유지하면서 지급 수단에 자사주를 대폭 늘린 것이다. 올해 반도체 호황으로 PS 규모가 크게 확대될 가능성이 커진 상황에서 현금 유출 부담을 낮추는 동시에 임직원 보상과 주가를 연계하는 효과도 예상된다.


산업계도 이번 합의를 주시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지난해 '영업이익 10%'를 PS 재원으로 정한 이후 다른 기업에서도 영업이익과 연동한 성과급 지급 요구가 잇따르며 이른바 '영업이익 N% 성과급' 논의가 확산했기 때문이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지난 6일 영업이익을 나누는 방식의 논의가 사회적으로 확산하는 데 우려를 나타낸 바 있다. 주주 일각에서도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임직원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방식이 주주 이익을 침해할 수 있다는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대한민국주주운동본부는 지난달 관련 노사 합의의 무효를 주장하며 곽노정 SK하이닉스 최고경영자(CEO)를 배임 혐의로 고발하기도 했다.


최근 출범한 통합노조의 움직임도 변수다. 기술·사무직과 생산직을 아우르는 통합노조는 PS의 현금 지급 원칙을 주요 요구사항으로 내세우고 있다. PS의 60%를 자사주로 지급하는 잠정합의안이 공개된 만큼 향후 대응에 관심이 쏠린다.


잠정합의안은 아직 최종 확정되지 않았다. 노조는 조만간 대의원 투표를 거쳐 합의안 수용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한편 회사 측은 자사주 지급 비중 60%를 기본 기준으로 두되 구성원이 희망할 경우 최대 100%까지 주식으로 받을 수 있도록 선택권을 부여했다고 설명했다. 시행 첫해에는 자금 운용 사정 등을 고려해 사유가 있는 구성원이 현금 지급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으며, 지급 주식 수를 산정할 때는 세 개 시점의 종가 가운데 가장 낮은 가격을 적용해 주가 변동에 따른 부담을 낮추기로 했다.


노사는 실적 악화 시 위기 대응 방안도 합의문에 담았다. 적자가 발생할 경우 고용 안정과 조기 실적 회복을 위해 임금 일부를 이연하고 흑자 전환 시 이를 일시 지급하는 방식이다. 구성원이 성과급 일부를 기부하면 회사가 같은 금액을 출연하는 1대1 매칭 그랜트 방식의 사회공헌 프로그램과 식단가·경조사 지원 확대 등 복지안도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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