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 100GW로 메가프로젝트 전력 58%…“원전 서둘러야”

정다운 기자 (sanae@dailain.co.kr)

입력 2026.08.20 14:16  수정 2026.08.20 14:17

AI·반도체 추가수요 38.4GW·연 260TWh

원전 계속운전 “가장 저렴·빠른 무탄소 전력”

송·변전 54건 중 30건 지연…전력망 확충 과제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 4차 대국민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 메가프로젝트의 추가 전력수요가 연간 260TWh에 달해 재생에너지 100GW를 보급해도 발전량은 수요의 58% 수준에 그친다는 분석이 나왔다. 신규 원전과 소형모듈원전(SMR) 등 무탄소 전원에 대한 조기 결정이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박우영 에너지경제연구원 에너지전환정책연구본부장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 4차 대국민 정책토론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박 본부장이 추산한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클러스터의 추가 전력수요는 총 38.4GW다. AI 데이터센터 18.4GW와 반도체 클러스터 20GW에 이용률을 적용하면 연간 약 260TWh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이는 지난해 국내 총발전량 596TWh의 40~50%에 해당한다.


이처럼 메가프로젝트로 대규모 신규 수요가 더해지면서 재생에너지 확대만으로는 필요한 전력을 맞추기 쉽지 않다. 정부 목표대로 2030년까지 태양광 80GW와 풍력 20GW 등 재생에너지 설비를 100GW로 늘려도 연간 발전량은 약 150TWh로 추산됐다. 메가프로젝트 추가 수요와 단순 비교하면 약 58% 수준이다.


박 본부장은 “재생에너지 확대는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필요조건이지만 충분조건은 아니다”며 원전 등 다양한 무탄소 전원을 함께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원전 계속운전을 “가장 저렴하고 빠른 무탄소 전력 공급” 수단으로 평가했다. 신규 대형원전은 건설에 10년 이상 걸리고 SMR도 실증과 인허가에 시간이 필요한 만큼 적기에 전력을 공급하려면 조기에 방향을 정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박 본부장은 2030~2035년 해상풍력 확대와 함께 신규 원전·SMR 추가 건설을 12차 전기본에서 결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리드타임이 긴 설비일수록 빠른 의사결정이 필요하다”며 “의사결정을 미룰 경우 2035년 이후 활용 가능한 무탄소 전원의 선택지는 좁아진다”고 말했다.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하기 위해 에너지저장장치(ESS)와 양수발전을 확대하고, 액화천연가스(LNG)는 가동률 상한과 전환 시점을 미리 정한 가교전원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전력망 확충도 과제로 꼽혔다.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팹은 24시간 가동되는 반면 재생에너지 발전은 호남·제주에 집중되고 대규모 신규 수요는 용인 등에 몰려 있다. 제11차 전기본에 반영된 송·변전설비 사업 54건 가운데 30건이 지연될 것으로 분석됐다.


박 본부장은 메가프로젝트의 투자 시기와 규모가 달라질 가능성도 변수로 꼽았다. 12차 전기본에는 수요를 확정분과 조건부로 나눠 반영하고 실제 착공·증설 시점에 맞춰 전력수급 계획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그는 “발전사업 인허가와 송전망 건설을 하나의 일정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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