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화 속 돌봄·죽음…‘미술관에서 노년을 만났습니다’로 찾는 삶의 해답 [기자의 서재]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입력 2026.08.16 13:42  수정 2026.08.16 13:42

추지현 / 혜윰터

명화가 건네는 늙어감 돌봄 죽음 그리고 삶

‘미술관에서 노년을 만났습니다’는 명화를 통해 ‘노년’의 의미를 짚어보는 책이다. 늙어감, 돌봄, 그리고 죽음과 삶에 이르기까지. 이상적인 노년을 맞이하기 위해 필요한 질문들을 풀어낸다. ‘잘’ 늙는 기술을 전하는 것이 아닌, ‘어떻게 살아야 할까’라는 근본적인 질문의 답을 독자들과 함께 풀어나간다.


'미술관에서 노년을 만났습니다' 표지ⓒ

저자인 추지현 작가는 가족과 노년을 연구하는 학자다. 대학에서 가족, 돌봄, 노화와 죽음을 가르치며, 연구실 밖에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글을 쓴다. 이 책을 통해선 미술과 노년의 삶을 접목했다.


빈센트 반 고흐, 장 프랑수아 밀레, 프란시스코 고야, 클로드 모네, 프리다 칼로, 구스타브 클림트, 앙리 마티스, 렘브란트, 메리 카사트 등 거장들의 작품을 통해 노화, 돌봄, 관계, 상실, 기억, 죽음이라는 삶의 보편적인 주제들을 깊이 있게 들여다본다.


스위스의 상징주의 화가 아놀드 뵈클린의 ‘바이올린을 켜는 해골이 있는 자화상’을 통해선, 죽음을 인식한 채 창작을 이어나가는 예술가의 삶을 함께 살피며 삶과 죽음의 의미를 고민한다. 동시에 뵈클린의 또 다른 작품 ‘역병’을 통해선 평균 수명이 짧았던 당시 삶의 무게감을 짚어보며 ‘그렇다면 노년은 언제부터 시작일까’라는 화두를 던진다.


플랑드르 화가 쿠엔틴 마시스의 ‘추한 공작부인’을 보면서는 노화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끊임없이 교정의 대상으로 삼는 현대인의 태도를 돌아보고, 메리 카사트의 ‘아이의 목욕’을 보면서는 ‘돌봄’과 ‘혼자 나이 든다는 선택’으로 사유를 확장한다. ‘성공적인’ 노년을 위해선 어떤 기준을 세우고, 가치를 추구해야 할까. 명화를 통해 그 답을 찾아볼 수 있다.


저자는 어릴 적 장래희망을 그려보듯 ‘어떤 모습으로 늙어가고 싶은가’를 미리 질문해 보는 일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건강을 관리하고, 연금이나 보험 등 현실적인 노후 준비도 필요하겠지만, 노년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그려보는 일 역시 중요한 준비일 수 있다는 뜻이다. 스스로의 삶의 방식을 잃지 않을 때 비로소 노년이 완성될 수 있음을 전하며, 노년 역시 두려움의 대상이 아닌 각자의 삶을 온전히 살아가는 또 하나의 과정임을 깨닫게 한다.


이는 곧 지금의 내가 ‘어떻게’ 살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과도 닿아있다. 저자는 오늘 내가 건네는 말과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쌓여 나의 노년을 만든다고 믿는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한 이들에게 이 책은 무겁지만, 다정한 질문을 던진다. 거장들의 명화를 감상하는 즐거움도 이 책만의 매력이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