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츠 붙여 나만의 젤리슈즈 만드는 ‘젤꾸’ 유행
동대문서 파츠 골라 직접 제작…완성까지 1시간
비용 4만원 훌쩍…“가성비 아쉽지만 이색 체험”
동대문종합시장 5층 부자재 상가에서 젤리슈즈 꾸미기에 사용할 파츠를 고르는 사람들의 모습. ⓒ데일리안 남가희 기자
올 여름 패션계를 달군 아이템이라고 하면 단연 '젤리슈즈'다. 젤리슈즈 유행 자체는 2024년부터 시작됐지만 올여름에는 단순히 '젤리슈즈'를 신는 것을 넘어 여러가지 파츠를 붙여 자신만의 젤리슈즈를 만드는 '젤꾸' 문화가 유행을 타고 있다.
스타일 커머스 플랫폼 지그재그가 집계한 지난 7월 데이터에 따르면 젤리슈즈 검색량은 전년 동기 대비 341% 급증했다. 같은 기간 거래액도 77% 증가했다.
특히 젤리슈즈를 꾸미는 데 활용할 수 있는 ‘파츠’ 수요도 함께 늘고 있다.
지난 7월 지그재그에서 파츠 검색량은 전년 동기 대비 75%, 거래액은 10% 증가했다. 젤리슈즈 자체에 대한 관심이 실제 구매로 이어지는 동시에 이를 자신의 취향대로 꾸미려는 수요까지 확산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동대문종합시장을 찾아 직접 파츠를 고른 뒤 젤리슈즈를 꾸미는 콘텐츠가 확산하고 있다.
직접 현장에서 파츠를 만져보고 비교해보며 자신의 취향에 맞는 젤리슈즈를 만드는 과정 자체가 새로운 놀이 문화로 자리 잡은 모습이다.
이에 기자도 직접 동대문 부자재 상가를 찾아 파츠를 고르는 것부터 직접 부착해 완성하는 과정까지 ‘젤꾸’에 도전해봤다.
먼저 젤꾸의 기본이 될 젤리슈즈부터 준비했다. 기자는 온라인에서 제품을 구매했지만, 에이블리나 지그재그 등 패션 플랫폼에서도 다양한 젤리슈즈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동대문 상가 역시 젤리슈즈를 판매하는 곳이 적지 않아 현장에서 파츠와 함께 구매하는 것도 가능했다.
다만 시작부터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겼다. 투명한 젤리슈즈를 구매하려 했지만 색상을 잘못 선택해 생각했던 것과 다른 제품을 주문한 것이다. 반품을 고민했지만 일단 구매한 제품을 그대로 활용해보기로 했다.
계획했던 신발과는 달랐지만, 어차피 원하는 파츠를 골라 자신만의 디자인을 만드는 것이 ‘젤꾸’의 묘미다. 신발 색상에 어울리는 파츠를 조합해 꾸며보기로 다짐했다.
동대문종합시장 5층 부자재 상가에서 판매되고 있는 젤리슈즈 꾸미기용 파츠의 모습. ⓒ데일리안 남가희 기자
그렇게 25일 미리 구매한 젤리슈즈를 들고 서울 동대문종합시장 5층 부자재 상가를 찾았다. 앞서 ‘볼꾸(볼펜 꾸미기)’에 도전하기 위해 방문했던 바로 그곳이다.
상가 안쪽으로 들어가자 젤리슈즈를 꾸미는 데 활용할 수 있는 각종 파츠를 판매하는 매장들이 눈에 들어왔다. 진주와 비즈를 비롯해 리본, 꽃 등 종류도 다양했다.
미리 젤리슈즈를 가져간 덕분에 마음에 드는 파츠를 발견할 때마다 신발 위에 직접 대보며 어울리는 조합을 찾아볼 수 있었다. 하나씩 올려보거나 다른 파츠와 함께 배치해보면서 신발 색상과 잘 어울리는지, 크기는 적당한지 비교해가며 디자인을 구상했다.
다만 생각만큼 쉽지는 않았다. 미리 참고할 만한 디자인을 정해두지 않은 탓에 여러 파츠를 직접 대보고 조합하며 어울리는 구성을 찾는 데 예상보다 많은 시간이 걸렸다.
수많은 조합을 고민한 끝에 기자는 여름에 어울리는 청량한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꽃과 산호초를 연상시키는 파츠를 골랐다.
하지만 파츠만 고른다고 준비가 끝나는 것은 아니었다. 장식을 젤리슈즈에 단단히 고정하려면 접착제와 글루건은 물론, 파츠를 신발에 연결하기 위한 별도의 부착용 부자재도 필요했다. 기자 역시 필요한 재료를 동대문 부자재 상가와 다이소 등에서 추가로 구매한 뒤 집으로 돌아왔다.
사전에 구매한 젤리슈즈와 신발을 꾸미기 위해 준비한 각종 파츠의 모습. ⓒ데일리안 남가희 기자.
완성된 나만의 젤리슈즈 모습. ⓒ데일리안 남가희 기자
본격적인 제작에 앞서 글루건을 예열했다. 글루스틱이 충분히 녹기를 기다리는 동안 구매한 파츠를 신발 위에 올려 최종 배치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
한번 붙이고 나면 위치를 바꾸기 어려운 만큼 바로 접착하기보다는 전체적인 배치를 먼저 완성해두는 편이 수월했다.
배치를 정한 뒤에는 파츠를 젤리슈즈에 끼울 수 있도록 지비츠 형태로 만드는 작업에 들어갔다. 먼저 비즈 파츠 뒷면 크기에 맞춰 부직포를 잘라 붙이고, 그 위에 글루건을 이용해 지비츠 부자재를 고정했다. 글루가 충분히 굳어 파츠와 지비츠가 단단히 붙으면 이를 젤리슈즈 구멍에 하나씩 끼워 넣었다.
다만 제작 과정이 마냥 순탄한 것은 아니었다. 지비츠 크기에 비해 젤리슈즈의 구멍이 작아 파츠를 끼워 넣는 과정에서 애를 먹었다. 어렵게 끼운 파츠의 위치가 마음에 들지 않아 다시 빼고 자리를 바꾸는 시행착오도 여러 차례 겪었다.
여기에 글루건을 예열해 파츠를 만드는 시간과 전체적인 배치를 다시 고민하는 과정까지 더해지면서 예상보다 작업 시간이 길어졌다. 그렇게 파츠를 붙였다 떼고, 위치를 바꿔가며 완성하기까지 약 1시간이 걸렸다.
그래도 우여곡절 끝에 모든 파츠를 붙이고 나니 처음 받아봤을 때 다소 아쉬웠던 젤리슈즈도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했다. 초록과 주황, 투명한 비즈를 한데 조합하자 열대 바다와 섬을 떠올리게 하는 이국적인 분위기의 신발이 완성됐다.
다만 예상보다 비용 부담은 컸다. 젤리슈즈 자체는 2만원 안팎으로 비교적 저렴했지만, 파츠는 개당 최대 3000원 수준으로 6개가량을 구매하는 데 약 1만8000원이 들었다. 여기에 지비츠 등 부착용 부자재와 글루건까지 추가로 마련하면서 전체 비용은 4만원을 훌쩍 넘겼다.
직접 꾸민 신발이라는 점에서 만족감은 컸지만, 가성비를 따져보면 아쉬움도 남았다. 완성된 젤리슈즈를 몇 차례 신지 않는다면 한철 유행을 즐기기 위해 4만원이 넘는 비용을 들이는 것이 다소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그렇다고 아쉬움만 남은 것은 아니다. 비용과 시간을 고려하면 누구에게나 선뜻 추천할 만한 체험은 아니지만, 여름철 평소와 다른 이색적인 즐길 거리를 찾고 있다면 한 번쯤 도전해볼 만한 콘텐츠였다.
한편 이 같은 젤꾸가 인기를 끄는 배경에는 기성품에 자신의 취향을 더해 개성을 드러내려는 잘파세대들의 소비 문화가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똑같은 신발도 어떻게 꾸미느냐에 따라 전혀 색다른 신발이 될 수 있다”며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면서 독특한 나만의 디자인을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꾸미기 열풍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