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애플, 아이폰·맥북에 中 창신메모리 반도체 테스트 중

김규환 기자 (sara0873@dailian.co.kr)

입력 2026.08.10 14:50  수정 2026.08.10 14:50

중국 안후이성 허페이의 창신메모리(CXMT) 본사 건물 앞에 기업 표지판이 세워져 있다. ⓒ AFP/연합뉴스

미국 빅테크 애플이 중국 최대 D램 업체인 창신메모리(CXMT)의 메모리 반도체 칩을 중국에서 판매되는 아이폰, 맥북 등 주요 제품군에 시험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공지능(AI) 열풍에 따른 메모리 칩 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이 이어지자 중국산 반도체를 활용해 공급망 부담을 낮추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들은 9일(현지시간) 애플이 아이폰과 맥북을 포함한 여러 제품군에서 창신메모리 메모리 칩을 시험 적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애플은 중국에서 판매되는 일부 기기에 창신메모리 부품을 사용하는 방안을 놓고 초기 협의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애플은 최근 AI 기업들의 메모리 수요 급증에 따른 비용 상승을 이유로 전 세계 제품 가격을 올리는 추세다. 이런 상황에서 애플이 창신메모리를 통해 중국산 메모리 공급처를 추가로 확보할 경우 AI 열풍으로 빚어진 메모리 수급 부담을 일부 완화할 수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실제 공급까지는 여러 제약이 존재한다. 미 연방규정은 미 기업이 창신메모리에 기술이나 구체적인 제품 사양을 전달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애플이 자사 제품 성능에 맞춰 맞춤형 메모리 칩을 주문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기술 협의가 제한되는 셈이다.


수출통제 전문 로펌 에이킨 검프의 케빈 울프 변호사는 미 규정상 애플이 창신메모리의 기성품 메모리 칩을 구매하거나 가격을 협상하는 건 가능하지만, 맞춤형 칩 주문은 사실상 어렵다고 설명했다.


미 정부의 입장도 변수다. WSJ는 애플이 창신메모리와의 거래에 따른 미국 내 정치적 역풍을 피하기 위해 백악관의 동의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창신메모리는 미 국방부가 인민해방군 지원 기업으로 분류한 ‘1260H 리스트’에 등재된 기업이라는 점에서 미국 정치권의 우려를 사고 있다.


이 리스트에 오르면 당장은 법적 제재가 가해지지 않더라도 향후 미군과의 계약이 제한되고 투자자들에게도 경고 신호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고강도 무역 제재의 전(前)단계로 여겨진다.


규제와 정치적 부담 외에 공급 여건도 변수다. 창신메모리 제품 상당수는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미 마이크론 제품과 비슷한 가격에 거래되거나 일부 제품은 오히려 더 높은 가격대에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창신메모리의 빠듯한 공급과 해외 경쟁사보다 높은 생산비용 등이 가격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생산능력도 당장 대규모 신규 해외 고객을 확보하는 데 제약 요인으로 꼽힌다. 창신메모리는 올해 생산능력을 사실상 최대치까지 활용하고 있기 때문에 신규 해외 고객에 메모리칩 추가 물량을 공급할 여력이 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창신메모리는 바이트댄스(ByteDance)와 텐센트(Tencent), 샤오미(Xiaomi) 등 중국 테크기업에 우선적으로 메모리를 공급하고 있다. 특히 신규 공장 건설을 추진해 오는 2028년까지 현재 생산능력의 2배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다.


다만 애플이 실제로 창신메모리를 공급업체로 채택할지는 정해진 바 없다. 그럼에도 애플의 이번 테스트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중심의 글로벌 메모리 시장에서 중국 반도체 기업의 입지가 한층 넓어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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