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원가 부담에도 웃은 타이어 3사…승부 가른 건 '고부가 제품'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입력 2026.08.02 07:00  수정 2026.08.03 03:21

금호타이어 영업이익률 13.7%

넥센 매출 10.8% 증가, 한국타이어도 '호실적' 전망

고인치·전기차 타이어 판매 확대가 실적 견인

원재료·해상운임·미국 관세 부담은 지속

금호타이어 신제품 '크루젠 GT 프로'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미국의 관세 정책과 원재료 가격 상승, 중동발 물류 불안 등 대외 악재가 이어진 가운데 국내 타이어 3사가 2분기에도 나란히 외형 성장을 이어갔다.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신차용(OE) 공급이 확대되고 고인치·전기차(EV) 타이어 판매 비중이 높아지면서 매출은 견조한 성장세를 보였다.


다만 같은 성장세 속에서도 수익성은 업체별로 엇갈렸다. 원가 부담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흡수하고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를 확대했는지가 성적표를 갈랐다는 분석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는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1조3328억원, 영업이익 182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9.1%, 영업이익은 4.0% 증가한 수치다.


넥센타이어도 외형 성장세를 이어갔다. 2분기 매출은 891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0.8% 증가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19% 하락한 343억원을 기록했다.


오는 11일 실적 발표가 예정된 한국타이어도 호실적이 예상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국타이어의 2분기 매출은 5조6518억원, 영업이익은 5323억원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은 5.3%, 영업이익은 50.5% 증가하는 수준이다.


시장 전망치가 현실화될 경우 국내 타이어 3사 가운데 가장 큰 폭의 영업이익 증가율을 기록하며 업계 최고 수준의 수익성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타이어 3사의 실적을 관통하는 공통 키워드는 '고부가가치 제품 확대'다. 완성차 업체들의 SUV와 전기차 판매가 늘면서 18인치 이상 고인치 타이어 수요가 꾸준히 증가했고, 프리미엄 OE 공급도 확대됐다.


금호타이어는 고인치 판매 비중을 47%까지 끌어올렸고, 넥센타이어도 38.8%로 전년보다 3.6%포인트 상승했다. 한국타이어 역시 프리미엄 브랜드와 전기차 중심의 OE 공급 확대 전략을 이어가며 시장 지배력을 높이고 있다.


지역별로는 유럽 시장이 가장 큰 성장 동력이 됐다. 금호타이어는 유럽에서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고, 넥센타이어는 사상 처음으로 유럽 분기 매출 4000억원을 돌파했다. 현지 생산 기반을 활용해 물류 경쟁력을 확보하고 OE 공급을 확대하면서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다만, 수익성에서는 업체별 희비가 갈렸다. 금호타이어는 북미·유럽 판매 확대와 고인치·EV 타이어 중심의 제품 믹스 개선 효과가 원재료 가격 상승 부담을 상당 부분 상쇄하며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유지했다. 한국타이어도 고수익 제품 중심 판매를 이어가는 동시에, 올해 미국 반덤핑 관세 환급이 반영돼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넥센타이어는 중동 분쟁에 따른 원재료 가격 상승과 해상운임 증가, 미국 반덤핑 관세 최종 판정에 따른 예비판정 차액의 일회성 비용이 반영되면서 매출 성장에도 영업이익 개선 폭이 제한됐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헝가리공장 전경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외형성장은 이어지고 있지만, 경영 환경은 3분기에도 여전히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천연고무와 합성고무, 카본블랙 등 원재료 가격이 상승했고, 중동 지역 불안으로 해상운임도 올랐다. 여기에 미국의 반덤핑 관세와 유럽연합(EU)의 중국산 타이어 규제 강화도 새로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업체들은 공급망 재편에도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넥센타이어는 EU의 중국산 타이어 반덤핑 관세 부과 움직임에 대응해 유럽 판매 물량 가운데 중국 공장 생산 비중을 지난해 15%에서 올해 4% 수준으로 낮췄다.


금호타이어도 함평공장과 유럽공장 건설을 추진하며 한국·유럽·북미를 잇는 생산체계 구축에 나서고 있다. 한국타이어 역시 글로벌 생산거점을 기반으로 지역별 공급망 최적화를 강화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하반기에도 고인치·전기차 타이어 중심의 성장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전동화 전환이 지속되면서 프리미엄 OE 공급 확대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다만 미국 관세 정책과 원재료 가격 변동성, 물류비 부담은 여전히 주요 변수다.


업계 관계자는 "타이어 시장은 이제 판매량보다 얼마나 많은 고부가가치 제품을 판매하느냐가 실적을 결정하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며 "전기차와 SUV 비중 확대에 대응한 제품 경쟁력과 글로벌 생산기지 운영 능력이 하반기 실적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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