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이민정책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숫자는 10만 달러($100,000) 이다. 지난해 트럼프 행정부가 일정한 신규 H-1B에 10만 달러의 추가 부담금을 부과하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그런데 이 정책이 법원에서 제동이 걸린 가운데, 이번에는 미국 대학을 졸업한 유학생의 OPT(Optional Practical Training)에도 10만 달러를 부과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H-1B 10만 달러 논란의 핵심은 금액 자체가 아니었다. 대통령과 행정부가 의회의 명시적인 입법 없이 이처럼 거액의 금전적 부담을 부과할 권한이 있는가가 핵심 쟁점이었다. 2026년 6월 연방법원은 H-1B 10만 달러 정책을 무효화했다. 정부는 이에 불복해 항소하면서 판결의 효력을 정지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지난 7월 24일 제1연방항소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따라 현재 H-1B 10만 달러 정책은 집행되지 않고 있다. 다만 정부의 본안 항소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최종적으로 소송이 끝난 것은 아니다.
그런데 이제 시선은 OPT로 옮겨가고 있다. OPT는 미국 대학에서 공부한 F-1 학생이 졸업 후 전공과 관련된 분야에서 취업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특히 많은 유학생에게 OPT는 F-1 → OPT → H-1B → 영주권으로 이어지는 미국 취업의 중요한 출발점이다.
현재 알려진 OPT 10만 달러 방안은 아직 확정된 정책이 아니다. 누가 부담할지, 모든 OPT에 적용할지, STEM OPT에도 적용할지 등 구체적인 내용도 결정되지 않았다. 따라서 현재 OPT를 신청하는 학생이 10만 달러를 납부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만약 실제로 시행된다면 법원에서는 어떻게 판단할까? 여기에는 중요한 차이가 있다. H-1B와 OPT는 법적 성격이 동일하지 않다. H-1B는 의회가 법률로 만든 비이민 취업비자인 반면, OPT는 F-1 학생 신분과 관련된 연방 규정에 근거해 운영되는 취업 프로그램이다. 따라서 H-1B 소송에서 법원이 제시한 논리가 OPT에 그대로 적용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반대로 OPT라는 이유만으로 행정부가 원하는 수준의 비용을 자유롭게 부과할 수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실제 정책이 나온다면 법원에서는 “10만 달러가 단순한 행정수수료인가, 아니면 외국인의 취업을 제한하기 위한 사실상의 규제부담인가”, 그리고 “행정부가 의회의 승인 없이 이러한 부담을 부과할 법적 권한이 있는가”가 중요한 쟁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이번 논란의 본질은 10만 달러라는 숫자 자체가 아니다. 행정부가 의회의 입법 없이 외국인의 미국 취업을 어디까지 금전적으로 제한할 수 있는가 이다. H-1B 10만 달러 사건이 이 질문에 대한 첫 번째 법적 시험이었다면, OPT 10만 달러가 현실화될 경우 두 번째 시험대가 될 수 있다.
미국 유학을 준비하는 학생과 부모들이 지금 당장 10만 달러를 걱정할 필요는 없지만, 이제는 미국 유학을 단순히 “입학→졸업”의 문제로 볼 것이 아니라, 졸업 후 OPT와 H-1B를 거쳐 미국에서 취업할 가능성까지 고려해 장기적인 이민전략을 세워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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