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당해고 복직명령, 계약 만료 이유로 못 피한다…대법 판결

어윤수 기자 (taco@dailian.co.kr)

입력 2026.07.30 15:47  수정 2026.07.30 15:47

대법 "계약 만료 이후라도 복직 구제명령 이행 가능"

말로만 복직 통보하고 조건 내걸면 구제명령 위반죄

대법원 전경.ⓒ데일리안DB

부당노동행위로 확정된 노동위원회의 복직 명령은 계약기간이 이미 끝났다는 이유로 피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사용자가 서류 제출을 조건으로 내걸거나 말로만 복직을 통보하는 방식으로는 구제명령을 이행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점도 함께 확인됐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현대차 판매대리점 대표 A씨에게 벌금 15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


사건은 2019년 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A씨는 영업사원 B씨와 맺은 판매용역계약의 만료일을 하루 앞두고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그해 5월 경북지방노동위원회는 이를 부당노동행위로 판단해 계약 해지를 취소하고 B씨를 원직에 복직시키라는 구제명령을 내렸다.


A씨는 이에 불복해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이어 낸 행정소송에서도 패소하면서 구제명령은 2022년 5월 확정됐다.


그럼에도 A씨는 복직 명령을 이행하지 않았다. B씨가 신원보증보험증권 등 서류 제출을 거부하고 영업에 필요한 '영업판매코드'부터 먼저 발급해달라고 요구했다는 이유였다. 결국 A씨는 구제명령을 따르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다.


1심과 2심은 모두 A씨에게 벌금 15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부당노동행위가 없었다면 재계약이 체결됐을 것이라고 보고, 구제명령은 사용자에게 계약을 체결한 것과 같은 상태를 만들어야 할 공법상 의무를 부과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신원보증서류 제출과 같은 조건을 복직의 전제로 내세우는 것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으며, 영업판매코드도 부여하지 않은 채 말로만 복직 의사를 밝힌 것은 복직 의무를 실질적으로 이행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대법원도 하급심 판단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부당노동행위에 따른 원직 복직 구제명령은 사용자의 계약 갱신 거절이 효력이 없다는 전제 위에 있는 것으로, 계약기간이 만료됐더라도 원직에 복직시키라는 취지라고 밝혔다. 이어 계약기간 만료 이후에도 사용자가 구제명령을 이행하는 것은 가능하므로, 이를 따르지 않으면 구제명령 위반죄가 성립한다며 A씨의 상고를 기각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당초 계약 기간 만료에도 불구하고 구제명령의 이행이 가능하고 구제명령 위반죄가 성립할 수 있다는 기존 법리를 재확인한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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