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규제 역설] '주거' 풀고 '생계'는 조이고…'엇박자' 논란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입력 2026.07.30 06:49  수정 2026.07.30 06:49

집단대출 총량관리 제외 검토

차담대·중금리 등 생활자금 규제 유지

"실수요 보호 및 서민금융 균형 맞춰야"

금융당국이 잔금대출 등 집단대출 관리 방안 마련에 나선 가운데 가계대출 규제 방향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연합뉴스

금융당국이 잔금대출 등 집단대출을 가계대출 총량관리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반면 취약계층의 자금줄인 생계형 대출은 여전히 옥죄고 있어, 가계대출 관리가 '이중 잣대'로 운용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잔금대출을 중심으로 '집단대출'을 가계대출 총량 관리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부동산 국민 대토론회에서 가계대출 총량규제로 잔금대출을 받지 못해 입주가 어려워진 사례를 접한 뒤 보완대책 마련을 주문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8일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여신담당 부행장들과 만나 잔금대출 취급 현황과 현장 애로사항, 제도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이에 따라 주거 목적의 실수요 대출에 대해서는 규제를 일부 완화하는 쪽으로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반면 서민들의 생활자금 대출 문턱은 여전히 높다.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증가세를 억제하기 위해 자동차담보대출과 중금리대출 등 생계형 대출에 대해서는 관리 강화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서다.


실제 금융감독원은 최근 저축은행과 여전사에 자동차담보대출을 담보인정비율(LTV) 100% 이내에서 취급하도록 요청하는 내용의 업무협조문을 보냈다.


기존에는 차주의 상환능력에 따라 차량 가격을 초과하는 대출도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초과분에 대해 신용대출과 동일하게 '연소득 이내' 한도가 적용된다.


자동차담보대출은 은행이나 2금융권 신용대출 이용이 어려운 중·저신용자들이 생활비나 긴급 자금을 마련하는 대표적인 제도권 금융 창구로 꼽혀왔다.


시장에서는 실수요 대출은 완화하면서 생계형 대출은 조이는 방식의 총량 관리를 놓고 '이중 잣대'라는 지적이 나온다.


주거 목적 대출은 규제를 완화하면서 생활자금 대출은 그대로 묶어두는 방식이 정책의 형평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목소리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정책적 불일치가 당국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고 취약계층의 자금난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가계부채 관리라는 큰 원칙은 유지해야 하지만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일관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집단대출은 실수요 보호라는 정책적 목적이 있어 예외를 둘 수 있지만, 생활자금 대출까지 과도하게 제한하면 서민과 자영업자의 자금난이 심화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자산 형성을 위한 대출은 완화하고 생계형 대출은 죄는 방식으로 비쳐질 경우 정책 신뢰도가 하락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때문에 숫자 맞추기식 총량 관리에서 벗어나 차주의 상환 능력을 중심으로 한 정교한 미세조정이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그는 "대출의 종류가 아닌 차주의 상환능력과 실수요 여부를 중심으로 관리체계를 전환해야 한다"며 "장기적으로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중심의 일관된 규제를 적용해 시장의 예측 가능성과 정책 형평성을 높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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