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틀라스가 뛴 월드컵…현대자동차그룹, FIFA 27년 동행 재조명

정진주 기자 (correctpearl@dailian.co.kr)

입력 2026.07.21 10:09  수정 2026.07.21 10:19

2026 북중미 월드컵서 아틀라스 하프타임 퍼포먼스 화제

FIFA 공식 파트너 27년, 자동차 부문 최장 후원 기록

차량 지원 넘어 팬 경험·로보틱스·지속가능성 캠페인 확대

1999년 열린 2002 FIFA 월드컵 공식 파트너십 발표 행사에서 현대차그룹 정몽구 명예회장(오른쪽에서 세 번째) 등 관계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현대자동차그룹의 FIFA 월드컵 파트너십이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을 계기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자동차를 지원하는 기존 후원 방식에서 나아가 로보틱스와 친환경 모빌리티, 팬 참여 캠페인을 결합한 글로벌 마케팅 무대로 월드컵을 활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현대차그룹은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현장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가 정교한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화제를 모았다고 21일 밝혔다.


지난 6일 뉴욕 뉴저지 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라질과 노르웨이의 16강전 하프타임에 아틀라스는 선수 입장 터널을 통해 경기장에 등장했다. 유명 선수들의 세리머니를 선보이고 축구공을 주심에게 전달하는 등 다양한 시연을 펼쳤다.


지난 6일 브라질-노르웨이 16강전 하프타임 중, 심판에게 볼을 전달하는 아틀라스. ⓒ현대자동차그룹

미국 경제지 포춘은 이를 두고 "월드컵 역사상 한 번도 없었던 일이 벌어졌다"고 평가했다. 미국 마케팅 전문지 애드위크는 현대차가 월드컵 후원사로 참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전 세계 팬이 주목하는 무대에서 로보틱스 기술과 브랜드 비전을 결합한 새로운 글로벌 마케팅 사례를 선보였다고 평가했다.


현대차그룹의 월드컵 로보틱스 캠페인 준비 과정과 기술적 도전을 담은 '트레이닝 그라운드' 영상도 유튜브 조회수 1650만회를 넘어섰다.


4족 보행 로봇 스팟도 월드컵 현장에 투입됐다. 스팟은 댈러스의 월드컵 국제방송센터와 뉴욕·뉴저지 스타디움 등 주요 거점에서 자율 순찰과 모니터링 업무를 수행했다.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기간 주요 거점을 순찰 중인 스팟. ⓒ현대자동차그룹

현대차그룹과 FIFA의 인연은 1999년 시작됐다. 현대차가 FIFA와 첫 공식 파트너십을 맺은 이후 27년간 월드컵과 함께해 왔다. FIFA 공식 후원 체계 중 최상위 등급인 FIFA 파트너 후원사 가운데 아디다스, 코카콜라에 이어 세 번째로 긴 후원 기록이다. 자동차 부문에서는 최장 기간 후원이다.


현대차와 FIFA의 파트너십은 1998 FIFA 프랑스 월드컵 이후 자동차 부문 공식 후원사 자리가 비면서 시작됐다. FIFA가 새 파트너를 찾는 과정에서 여러 글로벌 자동차 기업이 경쟁했고, 현대차가 공식 파트너십을 확보했다.


1999년 체결한 파트너십 계약에는 2002 FIFA 한·일 월드컵을 포함한 13개 FIFA 주관 대회 후원 내용이 담겼다. 현대차가 처음 FIFA 주관 대회 공식 파트너로 참여한 행사는 1999 FIFA 미국 여자 월드컵이었다.


2002 FIFA 한·일 월드컵에서는 한국 대표팀의 주요 경기 장면과 함께 현대차 로고가 전 세계에 노출됐다. 2006 FIFA 독일 월드컵에서는 64개 경기에 걸쳐 경기당 평균 15분간 현대차 브랜드가 노출됐다.


2007년에는 기아도 FIFA와 공식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 기아는 한국에서 열린 2007 FIFA U-17 월드컵을 시작으로 FIFA 주관 대회 후원과 캠페인을 이어왔다.


현대차그룹은 2030년까지 FIFA가 주관하는 모든 대회에 공식 후원사로 참여한다. 2030 FIFA 월드컵은 초대 월드컵 100주년 대회이자 현대차그룹과 FIFA의 동행이 30년을 넘어서는 시점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현대차그룹은 1999 FIFA 미국 여자 월드컵부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까지 FIFA 주관 대회에 공식 차량을 지원해 왔다. 이번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에는 2160대의 차량을 지원했다. FIFA 월드컵 단일 대회 기준 역대 최대 규모의 공식 차량 공급이다.


2002 FIFA 한·일 월드컵에서 대한민국 대표팀을 응원하고 있는 팬들. ⓒ현대자동차그룹

현대차그룹이 2002 FIFA 한·일 월드컵부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까지 7개 월드컵에 제공한 공식 차량은 8900여대다. 차량 한 대 길이를 승용차 평균인 4.5m로 가정해 일렬로 세우면 약 40km에 달한다.


친환경 차량 지원도 확대해 왔다. 2006 FIFA 독일 월드컵에서는 투싼 수소연료전지 차량과 수소연료전지 버스를 조직위원회에 제공해 현장에서 시범 운영했다.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983대의 지원 차량 중 316대를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 차량으로 구성했다.


현대차그룹은 차량 지원 외에도 팬 참여형 캠페인을 확대했다. 현대차는 2002 FIFA 한·일 월드컵에서 32개 참가국을 상징하는 대형 축구공을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 전시하는 '굿윌 볼 로드쇼'를 진행했다. 서울 여의도 인근에서는 '월드컵 플라자'와 거리 응원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2006 FIFA 독일 월드컵부터는 '현대 골 오브 더 토너먼트'를 통해 팬들이 직접 대회 최고의 골을 선정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에서는 300만명 이상이 투표에 참여했다.


2010 FIFA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아프리카 드림볼 프로젝트'를 통해 전 세계 팬들의 참여를 기반으로 축구공 100만개를 아프리카 어린이들에게 전달했다. 2014 FIFA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온라인 팬파크를 개설해 약 750만명의 글로벌 팬이 응원 콘텐츠를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FIFA 뮤지엄도 팬 소통 공간으로 활용됐다. 현대차그룹은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부터 주요 개최 도시에서 FIFA 뮤지엄을 운영했다. 당시 '더 히스토리 메이커스'를 주제로 진행한 특별전에는 월드컵 기간 9만4000여명 이상이 방문했다.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당시, 골 세레머니를 펼치는 선수들을 배경으로 ‘세기의 골(Goal of the Century)’ 캠페인 문구가 드러나고 있는 모습. ⓒ현대자동차그룹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흙 다짐 공법과 재활용 소재 기반 마감재를 적용한 FIFA 뮤지엄을 운영했다. 방문객은 14만명을 넘었다.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에서는 뉴욕 록펠러센터 내 라디오 파크에 FIFA 뮤지엄을 조성했다. '레거시스 오브 챔피언스'를 주제로 특별 전시를 열고 아틀라스와 스팟을 전시장에 배치해 관람객이 현대차그룹의 미래 모빌리티 비전을 함께 볼 수 있도록 했다.


현대차의 '비 데어 위드 현대' 캠페인도 이어지고 있다. 이 캠페인은 팬들이 대표팀 응원 슬로건과 메시지를 제안하고 선정된 콘텐츠를 각국 대표팀 공식 버스에 적용하는 방식이다.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에서는 미래 세대 참여 프로그램으로 확장됐다. 현대차는 전 세계 어린이 축구 팬을 대상으로 자신이 응원하는 국가대표팀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대표팀 응원 어린이 그림 공모전을 열었다. 국가별 최종 선정 작품은 각 대표팀 공식 버스에 적용됐다.


기아는 2007년 FIFA 공식 파트너 합류 이후 FIFA 월드컵과 FIFA 여자 월드컵, FIFA 청소년 월드컵 등을 후원해 왔다. 대표 프로그램은 오피셜 매치볼 캐리어다. 월드컵 경기 시작 전 공인구를 심판에게 전달하고 선수단과 함께 입장할 어린이를 전 세계에서 선발하는 프로그램이다.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에서는 오피셜 매치볼 캐리어 프로그램을 확장해 글로벌 유소년 축구 대회 'OMBC컵'을 개최했다. 9개국 63명의 유소년 선수가 참여했다.


기아는 OMBC컵을 통해 월드컵 48개 참가국을 넘어서는 상징적 개념인 '49번째 팀'을 제시했다. 티에리 앙리 등 각국 축구 레전드들이 코치 겸 감독으로 참여해 유소년 선수들을 지도했다.


현대차그룹은 FIFA 파트너십을 통해 지속가능성 메시지도 확산해 왔다. 현대차는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 지속가능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연대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은 '세기의 골' 캠페인을 진행했다.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에서는 브랜드 월드컵 캠페인 '미래는 지금 여기서부터'를 전개했다. 아틀라스가 축구 동작 학습을 통해 로보틱스 기술을 고도화하는 과정을 담은 '스쿨 오브 풋볼' 캠페인 영상도 공개했다.


현대차그룹은 FIFA 파트너십을 이동 수단 지원을 넘어 팬과 선수, 미래 세대를 연결하고 기술 비전을 알리는 플랫폼으로 확장하고 있다. 2030년까지 이어지는 FIFA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월드컵을 지속가능한 가치와 새로운 경험을 전달하는 글로벌 무대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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