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우승! 월드컵 39일 대장정 마무리…홍명보호 조별리그 탈락 굴욕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입력 2026.07.20 21:14  수정 2026.07.20 21:14

스페인, 아르헨티나 꺾고 16년 만에 정상 탈환

원정 월드컵 8강 진출 노렸던 홍명보호, 충격 조별리그 탈락

첫 출전국 카보베르데 돌풍 눈길, 트럼프 개입에 얼룩진 월드컵

월드컵 우승을 기뻐하는 스페인 선수들. ⓒ AP=뉴시스

사상 최초 48개국 체제로 치러진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이 39일간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무적함대 스페인이 디펜딩챔피언 아르헨티나를 꺾고 16년 만에 정상에 복귀한 가운데 이번 대회는 역사상 첫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 시행, 첫 출전국인 카보베르데의 돌풍, 미국과 갈등으로 이란 대표팀 스태프 입국 거부 사건, 미국 공격수 플로린 발로건 퇴장 번복 사태 등 다양한 이슈와 논란을 낳았다.


또 홍명보 감독이 이끌던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는 굴욕을 겪으며 국내 축구 팬들에게는 더 아쉬운 월드컵이 됐다.


메시 울린 스페인, 새로운 전성시대 예고


‘무적함대’ 스페인은 16년 만에 월드컵 우승을 차지하며 새로운 전성시대를 예고했다.


스페인은 20일(한국시각) 미국 뉴욕 뉴저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결승전에서 연장 승부 끝에 아르헨티나를 1-0으로 물리쳤다.


이로써 스페인은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회 이후 16년 만이자 통산 두 번째 월드컵 우승을 이뤄냈다.


FIFA 랭킹 2위 스페인은 1위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여줬다.


연장 전반까지 아르헨티나에게 단 1개의 슈팅을 허용하지 않은 반면 20개 가까운 슈팅을 퍼부으며 상대를 몰아쳤다.


아르헨티나의 퇴장으로 수적 우위까지 점한 스페인은 연장 후반 시작하자마자 드디어 상대 골문을 열었다. 연장 후반 1분 오른쪽 측면에서 페드로 포로가 올린 크로스를 니코 윌리엄스가 페널티박스 안으로 떨어뜨렸고, 이를 쇄도하던 페란 토레스가 정확한 왼발 슈팅으로 아르헨티나의 골망을 흔들었다.


스페인이 이날 기록한 20번째 슈팅 만에 나온 첫 득점이다. 스페인은 연장 후반 아르헨티나에 슈팅 2개를 헌납했지만 한 골차 리드를 끝까지 잘 지켜내고 최종 승자가 됐다.


‘디펜딩 챔피언’ 아르헨티나를 제압한 스페인은 유로 2024에 이어 월드컵 우승까지 차지하며 메이저대회 2연속 정상에 등극했다.


유로 2008 우승에 이어 2010 남아공 월드컵과 유로 2012를 잇달아 제패하며 사상 최초로 메이저대회 3연속 우승을 달성했던 과거의 모습을 재현하며 두 번째 황금기가 도래했음을 알렸다.


또 스페인은 이번 결승전 승리로 A매치 연속 무패 기록을 38경기(29승9무)로 늘리며 이탈리아가 보유한 유럽 남자 대표팀 최장 경기 연속 무패 기록(37경기)까지 갈아치웠다.


한편, 스페인의 우승으로 조별리그서 무승부를 기록했던 아프리카 섬나라 카보베르데의 돌풍도 주목을 받고 있다.


52만의 아프리카 섬나라 카보베르데는 사상 첫 월드컵 출전서 스페인과 0-0 무승부를 거두는 등 조 2위로 당당히 32강 토너먼트에 진출해 눈길을 사로잡았다.


32강전에서는 아르헨티나를 만나 연장 승부 끝에 한 골 차로 아쉬운 석패를 당했지만 충분히 박수 받을 만한 경기력으로 찬사를 자아냈다.


남아공 상대로 충격패 당하며 조별리그서 탈락한 축구대표팀. ⓒ 대한축구협회
조별리그 충격 탈락, 후폭풍 시달리는 한국축구


홍명보 감독이 지휘해온 한국 축구대표팀은 32강 토너먼트 진출이라는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한국은 조별리그 1차전서 체코에 2-1 역전승을 거두며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지만 개최국 멕시코와 조별리그 2차전서 김승규 골키퍼의 아쉬운 실책성 플레이가 나오며 0-1로 패했고, 최약체로 꼽힌 남아프리카공화국과의 최종전서 0-1로 충격패를 당해 조 3위로 조별리그를 마쳤다.


조 3위 팀 중 상위 8개국에게 주어지는 32강 토너먼트 진출권을 획득하지 못한 한국은 결국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굴욕을 겪었고, 이는 홍명보 감독의 자진사퇴로 이어졌다.


처음으로 참가국이 48개국으로 확대된 이번 대회서 32개국이 경쟁한 예전 대회 기준으로 따지면 ‘최종 34위’라는 성적은 본선 진출도 해내지 못한 것과 다름없다.


월드컵은 끝났지만 한국 축구는 여전히 후폭풍 시달리고 있다.


홍명보 전 감독에 이어 기존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물러나면서 개혁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미 박지성, 이영표, 박주호 등 선수 출신 축구인들이 참여한 ‘K-축구 혁신위원회’가 출범했고,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문체위)는 대한축구협회 청문회를 열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절차와 대한축구협회의 운영 실태 전반에 나타난 여러 문제점에 대해 조목조목 따질 계획이다.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에 물을 보충하는 잉글랜드 선수들. ⓒ AP=뉴시스
첫 도입된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 지속 여부는 ‘글쎄’


FIFA는 이번 대회 모든 경기에서 선수 보호를 명목으로 전·후반 시작 후 22분가량이 지나면 각각 3분간의 물 보충 휴식 시간을 운영했다.


다만 이 시간을 통해 방송사는 전면 광고를 내보냈고, FIFA가 선수 보호보다는 상업적 의도에 초점을 맞췄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BBC에 따르면 대회의 미국 내 중계방송사인 폭스스포츠의 월드컵 30초 광고 평균 가격은 20만∼30만달러(약 3억∼4억5000만원)다. 미국 경기 및 토너먼트 기간에는 75만 달러(약 11억2000만원)까지 치솟았다.


이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아스날을 이끌었던 아르센 벵거 FIFA 글로벌 축구 발전 책임자는 “때때로 사람들은 물 보충 휴식 시간을 좋아하지 않았다”며 “(FIFA가) 월드컵 이후 그 영향에 대해 분석할 것”이라고 말해 추후 사라질 여지를 남겼다.


야말에게 메달을 수여하는 트럼프 대통령. ⓒ AP=뉴시스
트럼프 입김에 흔들, 정치 논리로 얼룩진 월드컵


이번 대회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축구를 정치화하면서 월드컵의 핵심 가치인 중립성이 훼손됐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미국은 앞서 전쟁으로 관계가 껄끄러워진 이란 축구대표팀에 대해 선수 전원의 입국을 허용했지만, 이란 축구연맹 사무총장과 선수단 단장을 비롯한 일부 스태프들에게는 비자 발급을 거부했다.


또 미국은 이란을 향한 엄격한 입국 제한 조치로 경기 전날 입국을 허용했다. 정상적인 상태로 경기를 치를 수 없었던 이란은 결국 조별리그서 탈락하며 씁쓸한 귀국길에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FIFA의 규정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해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앞서 지난 2일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와의 32강전(2-0 미국 승)에 나선 미국 대표팀 공격수 폴라린 발로건은 후반전 도중 상대 선수 타리크 무하레모비치와의 경합에서 발목을 밟으며 레드카드를 받아 퇴장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이후 FIFA는 퇴장에 따른 출전 정지 집행을 1년 유예한다고 발표했다.


이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징계 재검토를 요청한 일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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