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골 터뜨린 스페인 월드컵 4강, 벨기에는 황금세대 마감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26.07.11 07:41  수정 2026.07.11 07:41

두 경기 연속 결승골을 터뜨린 미켈 메리노. ⓒ AP=연합뉴스

‘무적함대’ 스페인이 미켈 메리노의 두 경기 연속 결승골에 힘입어 벨기에를 물리치고 2026 북중미 월드컵 준결승에 안착했다. 이로써 스페인은 ‘숙적’ 프랑스와 결승 길목에서 외나무다리 맞대결을 펼친다.


스페인은 1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8강전에서 후반 43분에 터진 메리노의 극장골로 벨기에에 2-1 신승을 거뒀다.


이번 승리로 세계 축구 팬들이 열광할 ‘빅매치’가 성사됐다. 지난 2024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4) 준결승에서 치열하게 맞붙었던 스페인과 프랑스가 월드컵 4강 무대에서 다시 한번 리턴 매치를 치른다. 2년 전 대결에서는 스페인이 프랑스를 제친 뒤 결승에서 잉글랜드까지 진압하며 유럽 챔피언 타이틀을 거머쥔 바 있다.


경기 초반 주도권을 잡은 쪽은 스페인이었다. 스페인은 전반 30분 파비안 루이스의 선제골로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오른쪽 풀백 페드로 포로가 측면을 깊숙하게 파고든 뒤 넘긴 컷백을 다니 올모가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했다. 벨기에 골키퍼가 이를 간신히 쳐냈으나, 문전으로 쇄도하던 루이스가 놓치지 않고 오른발로 재차 밀어 넣으며 벨기에의 골망을 흔들었다.


벨기에 역시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전반 41분 티모티 카스타뉴가 오른쪽에서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렸고, 가까운 쪽 포스트로 파고들던 샤를 더케텔라러가 감각적인 헤더로 동점골을 뽑아냈다. 미국과의 16강전 멀티골에 이은 더케텔라러의 이번 대회 3호 골이었다.


이 실점으로 스페인의 철벽 수문장 우나이 시몬의 대기록도 멈춰 섰다. 2022 카타르 대회부터 이어오던 시몬의 월드컵 최다 경기 연속 무실점 기록은 7경기에서 마감됐고, 월드컵 신기록이던 연속 무실점 시간 역시 649분에서 멈췄다. 이번 대회 유일한 ‘무실점 팀’이었던 스페인의 첫 실점 순간이었다.


벨기에 ‘황금세대’의 주역인 로멜루 루카쿠와 케빈 더브라위너(사진 왼쪽)는 사실상 월드컵 커리어를 마감했다. ⓒ IMAGN IMAGES=연합뉴스

후반 들어 팽팽하던 흐름은 벨기에의 예기치 못한 악재로 균열이 갔다. 후반 26분 주전 골키퍼 티보 쿠르투아가 왼쪽 허벅지 통증을 호소하며 세네 라멘스와 교체된 것.


결국 이 변수가 승부를 갈랐다. 후반 43분 스페인 수비수 파우 쿠바르시가 기습적인 낮고 강한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다. 교체 투입된 라멘스 골키퍼가 방향을 잡았으나 공을 제대로 포획하지 못하고 흘렸고, 불과 2분 전 교체로 들어간 메리노가 이를 낚아채 왼발 슈팅으로 결승골을 터뜨렸다. 포르투갈과의 16강전(1-0 승)에 이어 2경기 연속 교체 출전해 승리를 배달한 메리노의 ‘특급 조커’ 면모가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스페인이 월드컵 4강(8강 통과 기준)에 오른 것은 우승을 차지했던 지난 2010년 남아공 대회 이후 16년 만이다. 반면 벨기에는 경기 전 유리 틸레만스가 햄스트링 부상 조짐으로 이탈한 데 이어 아마두 오나나까지 무릎 인대 부상으로 결장하며 중원의 공백을 메우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특히 벨기에 ‘황금세대’의 주역인 로멜루 루카쿠(33)와 케빈 더브라위너(35)는 사실상 자신들의 마지막 월드컵 무대를 아쉽게 마감하게 됐다.


한편, 통산 3번째 월드컵 정상 도전에 나서는 프랑스와 ‘유럽 챔피언’ 스페인의 운명이 걸린 준결승전은 오는 15일 오전 4시 댈러스 스타디움에서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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