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극우 아이콘' 르펜, 운명의 날…대권 걸린 2심 선고 나온다

김규환 기자 (sara0873@dailian.co.kr)

입력 2026.07.07 20:39  수정 2026.07.07 20:40

프랑스 극우 정치인 마린 르펜 국민연합(RN) 의원이 지난 4일 북프랑스 리에뱅에서 열린 지역당 행사에서 지지자들 환호에 답하고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프랑스 유력 극우 정치인 마린 르펜 국민연합(RN) 의원의 내년 대선 출마 여부가 7일(현지시간) 판가름난다. 르펜 의원의 유럽의회 자금 유용 혐의 항소심 선고가 이날 나오는 만큼 이번 판결은 르펜 의원의 차기 대선 출마 여부뿐 아니라 프랑스 극우 세력의 향방을 가를 중대 분수령으로 평가된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프랑스 파리 항소법원은 이날 오후 르펜 의원 등에 대한 ‘유럽의회 공금 횡령’ 사건의 항소심 판결을 내린다. 르펜 의원은 2004년부터 10여년 간 정당 고위 간부를 의원 보좌진으로 고용한 뒤 유럽의회 보조금을 보좌진 급여 명목으로 간부들에게 지급한 혐의를 받고 있다.


7년여 간의 조사 끝에 르펜 의원 등 국민연합 전신인 국민전선(FN) 당직자 25명은 2004년부터 2016년까지 유럽의회 자금 430만유로(약 75억원)를 빼돌린 혐의로 2023년 재판에 넘겨졌다. 특히 검찰은 르펜 의원이 “가짜 보좌관 일자리”를 만들어 지원금을 타내는 “불법 시스템”을 주도했다고 판단했다.


법원도 이를 인정해 지난해 3월 1심에서 르펜 의원에게 징역 4년(2년은 가택연금), 피선거권 박탈 5년형 등을 선고한 바 있다. 르펜 의원은 1심 판결에 대해 “정치적 마녀사냥”이라고 반발하며 국민연합과 함께 즉각 항소했다. 검찰은 항소심에서도 가택연금 1년을 포함한 징역 4년, 피선거권 박탈 5년형을 구형한 상태다.


프랑스의 대표적인 극우 인사 장마리 르펜의 딸인 그는 내년 5월 대선의 국민연합 후보다. 앞서 2012년과 2017년, 2022년 대선에도 내리 극우 정당 후보로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그러나 이날 2심 재판부가 원심을 유지하면 르펜 의원은 다음 대선에 입후보할 수 없게 된다. 형이 줄더라도 피선거권 박탈이 2년 이상이면 대선에 못 나간다.


피선거권은 유지한 채 가택연금형만 나오는 경우에도 르펜 의원은 출마하지 않을 방침이다. 가택연금 중에는 위치 추적기가 달린 전자발찌를 착용해야 하며, 집 밖에 나갈 때 판사 허락을 받아야 하는 까닭이다. 그는 지난 1일 프랑스 LCI 방송 인터뷰에서 “대선 후보라면 완전히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어야 하는데, 전자발찌를 차고 있다면 그렇지 않다”고 밝혔다.


르펜 의원이 항소심의 유죄 판결에 불복해 상고하는 경우 역시 대선 출마는 물 건너간다. 항소심의 판결 집행은 중지되지만, 최종심 판결이 나올 때까지 1심 재판부가 재량으로 선고한 5년 피선거권 박탈 등이 다시 적용되기 때문이다. 프랑스 다음 대선 1차 투표가 내년 4월18일로 정해진 가운데 르펜 의원의 최종심 판결은 올해 연말에서 내년 초에야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르펜 의원도 재판이 3심까지 가게 되면 대선 출마를 포기하겠다고 했다.



프랑스 극우 정치인 마린 르펜 국민연합 하원의원이 지난해 3월31일 프랑스 파리 형사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 AP/뉴시스

1심보다 형이 크게 줄거나 무죄가 나와야만 출마 길이 열리는 셈이다. 그렇지만 프랑스 법조계에서는 원심이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현지 방송 프랑스24는 법조계 여론을 인용해 무죄 가능성은 작다며 재판부가 1심과 유사한 형을 선고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르펜 의원이 낙마하면 국민연합에서는 바르델라 대표가 대선 후보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그는 여론조사에서 대선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달 말 르피가로가 여론조사기관 퐁다폴에 의뢰한 조사에서 ‘바르델라에게 투표할 의향이 있다’고 답한 유권자는 37%(복수응답 가능)로 모든 후보 중 가장 많았다. 중도보수 성향 에두아르 필리프 전 총리(31%)나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19%)은 물론 르펜 의원(33%)도 제쳤다.


르펜 의원은 출마 길이 막히면 바르델라 대표에게 후보 자격을 넘기고 유세를 지원할 방침이다. 그는 선고 뒤인 이날 저녁 8시 프랑스 TF1 방송에서 대선 관련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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